[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블랙팬서>의 인기가 한풀 꺾인 이후인 3월에는 멜로영화들이 화이트데이와 봄 특수를 누릴 것으로 기대됐으나 ‘그저 그런’ 성적을 남겼다. 그나마 소지섭·손예진 주연의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눈물샘을 자극하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200만 관객을 넘겨 체면 치레를 했다. 이런 때에 극강의 공포로 SNS에서 입소문이 난 공포영화 <곤지암>이 갑자기 떠오르며 박스오피스 상위권으로 올라서는 이변을 보여줬다. 정유정 작가의 인기 소설을 영화로 만든 <7년의 밤>은 호평에 비해 관객 수는 많지 많았다. 3월 말에 이르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SF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이 박스오피스 1위 자리에 올랐다. 

4월에는 드디어 전 세계 수많은 마블 팬들이 길게는 10년을 기다려 온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개봉이 예정돼 있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에 ‘사이즈가 큰’ 우리나라 영화들은 개봉 일정을 피하는 영리함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제법 재미있는 영화들이 개봉을 기다라고 있다. 이번 달의 주목할 만한 개봉 영화들을 소개한다. 

 <영화 <바람 바람 바람>에서 '바람'의 전설 석근을 연기한 배우 이성민 ▲ 출처= 네이버 영화

<바람 바람 바람> 이제는 웃음의 소재가 된 ‘불륜’ 
제작: (주)하이브미디어코프
배급: (주)NEW
개봉: 2018.4.5.

“왜 사랑을 해도, 결혼을 해도 외로운 거죠?” 포털 네이버의 영화 섹션에 있는 이 영화 소개의 첫 문장이다. 늘 새로운 사랑을 갈구하는 유부남 유부녀 주인공들이 배우자 몰래 외도를 시도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코믹하게 그려낸 영화다. 진지함과 코믹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배우 이성민(석근)과 신하균(봉수)의 조합은 어쩐지 다른 영화에서 많이 본 것 같은 캐릭터 설정이지만 왠지 더 웃길 것 같은 느낌이다. 웃기려 만든 영화니 그것 말고는 뭐 딱히...   

▲ 손주들을 향한 할아버지의 마지막 사랑의 선물은 무엇일까. 출처= 네이버 영화

<덕구> 손주들을 위한 할아버지의 ‘마지막 선물’  
제작: (주)영화사 두둥, (주)곰픽쳐스
배급: 메가박스(주)플러스엠

개봉: 2018.4.5.

앞으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할아버지가 어린 두 명의 손주를 위해 준비하는 마지막 선물이라는 영화 소개 첫 문장만으로도 이미 슬프다. 할아버지 역할은 ‘무려’ 국민 아버지 이순재다. 미리 공개된 예고편에서 보여준 아역 연기자들의 눈물 연기도 보는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 과연 할아버지는 손주들에게 어떤 선물로 마지막 인사를 전할까. 그리고 남겨진 손주들은 할아버지와 어떻게 이별을 준비할까. 눈물을 흘릴 준비를 하시라.

▲ 가진 것 전부를 빼앗긴 주인공 '민재'를 연기한 배우 김무열. 마치 나라를 잃은 것 같은 표정이다. 배우 출처= 네이버 영화

<머니백> 남자 냄새 가득한 ‘누아르’ 
제작: (주)젠픽쳐스
배급: 리틀빅픽처스
개봉:  2018.4.12.

김무열, 박희순, 전광렬, 오정세, 임원희, 김민교 까지. 주연과 조연 배우들이 모두 ‘선 굵고’ 각자의 캐릭터가 매우 강한 남자 배우들이다. 여기에 한국 영화의 ‘필수요소’로 불릴 정도로 많은 작품에 출연하고 있는 배우 이경영도 나온다. 주인공 민재(김무열)는 양아치(김민교)에게 가진 것의 전부인 소중한 돈가방을 뺏긴다. 이 돈가방은 사채업자 백사장(임원희)에게, 그리고 정치인 문의원(전광렬)에게 돌아가고 여기에 킬러(이경영)와 최형사(박희순), 택배기사(오정세)가 엮이고 민재는 돈가방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주연배우부터 내용까지 남성들의 피와 땀 냄새가 물씬 풍기는 누아르 영화.  

▲ 영화 <300>에서 칼과 창을 잡은 배우 제라드 버틀러가 <크리미널 스쿼드>에서는 총으로 나쁜 놈들을 잡는다. 출처= 네이버 영화

<크리미널 스쿼드>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대결구도
수입: (주)누리픽쳐스
배급: (주)이수C&E
개봉: 2018.4.19.

경찰도 꼼짝 못할 정도로 악랄한 범죄 실패율 0% 은행강도 범죄조직이 나타난다. 그들을 소탕하기 위해 강도들보다 더 악랄한 검거율 100% 특수 경찰들이 나선다. <나쁜녀석들> 같기도 하고, <수어사이드 스쿼드>같기도 하고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대결구도다. 영화 <300>에서 “스파르타!!”를 외친 배우 제라드 버틀러와 래퍼이자 영화배우인 50cent가 나온다. ‘때리고 부수고’ 성조기가 나오는 식의 미국 액션영화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도 익숙함으로 다가온다. 어쨌든 미국에서는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니.  

 갑옷을 벗은 대머리 타노스의 모습을 보니 어벤져스 최강의 적의 포스가 조금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 출처= 네이버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수입/배급: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개봉: 2018.4.25.

수천 만, 아니 과장을 조금 보태서 수억 명에 이르는 전 세계 마블 팬들은 지난 10년 동안 이 영화의 개봉을 기다려왔다. 2008년 <아이언맨 1>로 시작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결착점이 드디어 영화로 나온다. 지난 10년 동안 총 18편의 영화에서 조금씩 나눠서 뿌려온 떡밥들이 모두 해결된다. 마블을 영화를 기다리는 팬들의 기대감을 세 번으로 나눠 공개한 예고편으로 증폭시켰다. 이쯤 되면 거의 ‘조련’ 수준이 아닐까 한다. 과연 ‘어벤져스’는 최강의 악당 ‘타노스’의 강력한 힘에 어떻게 대항할 수 있을까. 케빈 파이기 감독이 말한 영화 시작 5분 이내에 벌어지는 ‘모두가 놀랄만한 사건’은 무엇일까. 

공포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엑스맨 뉴 뮤턴트>의 포스터. ▲ 출처= 네이버 영화

<엑스맨: 뉴 뮤턴트> “어쩌다 개봉 시점이...”
수입/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개봉: 2018.4   

마블코믹스의 만화 <엑스맨> 시리즈는 미국에서 <어벤져스> 만큼 많은 마니아들을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다. 그러나 20세기폭스사가 판권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만든 <엑스맨> 영화들은 단 몇 편을 제외하고는 관객들의 혹평을 받으면서 흑역사로 남았다. 이번 영화는 히어로에 공포, 호러 장르가 결합된 엑스맨 시리즈라고 해서 미국에서는 꽤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그러나 개봉 시점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랑 비슷한 시기에 잡힌 것은 어떻게 생각해도 안타깝다. 혹자는 “이번 영화도 실패하면 20세기폭스는 엑스맨 관련 영화를 그냥 마블에 의뢰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했다. 과연,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