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출처= 위덴+케네디 상하이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달리기 운동 하면 고작 런닝 머신에서 제자리 뛰기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이키의 가상 현실에서는 여러분의 아바타가 중국의 만리장성을 달리고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을 가볍게 뛰어 넘는다.

나이키는 신제품 ‘나이키 리액트 플라이니트’(Nike React Flyknit) 런닝 슈즈를 홍보하기 위해, 회사의 오랜 광고 파트너인 ‘위덴+케네디 상하이’(Wieden+Kennedy Shanghai)와 협력해, 고객들이 운동화를 착용한 후 ‘리액트랜드’(Reactland)라는 가상 세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인터랙티브 비디오 게임을 선보였다. 이 가상 세계에서 고객들은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어 런닝 머신에서 3분 동안 조깅하면서(실제로 조깅을 한다) 게임 속에서 숲과 건물 위를 달린다.

나이키는 이달 초부터 몇 주 동안 이런 경험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면서, 이 가볍고 탄력 있는 디자인의 신발을 신어 본 참가자들에게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회사가 이와 같이 가상 현실을 활용하는 것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를 증진시키기 위한 혁신적인 방법을 모색해 온 소매 사업주들에게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

오레곤 대학교의 런드퀴스트 경영대학에서 스포츠용품 경영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설립한 엘렌 슈미트 데블린은 "매장 내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 디지털 세상과 물리적 세상 사이의 새로운 영역이 지속적으로 융합, 합병될 것"이라며 "이런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이 브랜드에 더 깊이 관여하게 되고 구매 의사결정 과정(purchase funnel)에서 구매 가능성을 더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출처= 위덴+케네디 상하이

나이키의 비디오 게임은 중국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청두의 일부 매장에서 경험할 수 있다. 참가자는 먼저 사진을 스캔하여 자신의 아바타를 만든다. 그런 다음 작은 리모컨을 들고 조깅을 하면서 자신의 아바타가 열차 지붕 위나 이집트 스핑크스와 지중해의 산토리니섬 바닷가를 달리게 하는 것이다. 더 먼 거리를 오래 달릴수록 리더 보드에 더 높은 점수가 표시되며, 3분이 지나면 소셜 미디어에서 자신이 달리는 모습을 공유할 수 있도록 10초짜리 동영상을 받는다.

나이키의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올라나 핀리는 이렇게 말했다.

"기술은 사람들이 스포츠를 다르게 볼 수 있게 해줄 뿐 아니라 다른 접속점(access point)을 제공해 주지요. 자신은 달리기 선수가 아니라서 5km나 10km까지 달릴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마치 현장에서 실제로 달리는 것 같은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으니까요.”

시장조사기관인 NPD 그룹의 부사장이자 스포츠 산업 분석가인 매트 파월은 회사에게 중요한 것은 “고객들로 하여금 직접 제품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이키의 경우는, 고객이 “신발을 직접 신고 거리에 나가 뛰어 보게 하지 않고도 신발의 느낌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파월은, 가구 회사들이 실제로 무거운 가구를 방에 직접 갖다 놓아보지 않고도 어느 소파가 방에 딱 들어맞는지를 보기위해 가상 현실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기술을 신발을 홍보하는 데 사용 된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오레곤 대학교의 슈미트 데블린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가상 현실을 개발하는 데 높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소매업체들에게 가상 현실은 여전히 제한적이긴 하지만, 노스페이스(North Face), NBA, 올림픽스(Olympics) 같은 스포츠용품 업체들은 마케팅 도구로 가상 현실을 사용해 왔다고 말한다.

‘위덴+케네디 상하이’가 만든 비디오에서 한 여성이 새 운동화를 신고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어 중국의 팬더 숲과 이집트 기자의 스핑크스를 달리고 있다. 그녀의 아바타가 뉴욕 타임스퀘어를 지날 때에는 한 팔을 높이 치켜들고 세레모니를 하기도 한다.

그녀의 아바타가 지금 막 결승선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