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우 기자] 김기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임 금융감독원장에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금융권이 바짝 긴장한 모양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후임으로 김기식 전 의원을 청와대에 임명제청했다.

청와대 이날 신임 금감원장 인사 배경에 대해 “금융 분야 전문가로 금융개혁을 늦추지 않겠다는 결단력을 보여온 김 전 의원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인사”라고 평가했다.

김 내정자는 1966년 서울출신으로 경성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했다. 참여연대 창립 멤버로 정책실장과 사무처장 등을 지냈으며 지난 2012년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제19대 국회에 입성에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16년부터는 더미래연구소장으로 있다.

김 내정자는 참여연대와 국회의원 시절 금융업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낸 인물로 잘 알려져있다. 국회 정무위에서도 금융개혁과 재벌개혁 운동의 일선에서 활동해왔다. 

전임자인 최흥식 전 원장이 피감기관의 채용비리에 연루돼 역대 최단기간(6개월)만에 불명예 퇴진하는 사태가 벌어진 만큼 강경파인 김 내정자가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 문제와 채용비리 등 적폐청산에 더욱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이번 정부 들어 금융권 지배구조와 채용비리 문제 등에 대한 감독이 강화됐던 시점에 전임 금감원장이 낙마하면서 새롭게 들어온 김 내정자는 금융개혁관련 당면 과제도 산적해 있다. 

금융당국의 금융지주그룹에 대한 조사가 있을 때마다 금융권에서 맞서 온 '관치금융'이라는 올가미를 어떻게 풀어해치고 나아갈지도 관심사다. 

이와 함께 현재 진행중인 금융권 채용비리의 책임 범위를 시중은행이나 금융지주사 어느 선까지 확대할 것인지도 금융권이 초긴장하고 있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내정자가 지배구조 문제나 채용비리 등에 더 강경한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업계에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며 “이번 인사 자체가 전임자가 마무리하지 못했던 업무를 더욱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국회의원 시절 정무위에서 많은 활약상을 보여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의 금융개혁 추진이 더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문재인 정부 경제컨트롤타워에 친문 핵심 인사들의 목소리가 크게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경제부처에서도 김 내정자에 대한 반대 의견이 있었으나 그를 밀어 붙인 세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전직 고위관료 출신인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정부초기부터 코드가 맞는 김 내정자가 그동안 금융감독원장 자리에  큰 관심을 나타낸 것은 공공연한 사실로 인식돼 왔다"면서 "그동안 김 내정자의 연령과 경력을 볼 때 설마 했었는데 파격적인 인사가 단행된것 만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