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회사를 클라우드 컴퓨팅과 인공지능 중심으로 재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jwired.com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윈도우의 시대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9일, 윈도우 엔지니어링 팀을 분할했으며 윈도우 사업팀을 맡았던 테리 마이어슨 부사장은 회사를 떠난다고 발표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조치가 클라우드 컴퓨팅 및 데이터 기반 인공 지능 사업 등 새롭고 빠르게 성장하는 비즈니스에 집중하기 위한 조직 개편의 일환이라고 분석하면서, 2014년 사티아 나델라가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한 이후 이러한 변화가 진행돼 왔다고 지적했다.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나델라 CEO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핵심적인 역할과 인공 지능의 발전, 그리고 회사 전 제품의 잠재력에 대해 언급했다.

"우리는 이번 조직 개편으로 이런 기회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 조직 개편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및 관련 기기 사업부를 맡아왔던 테리 마이어슨 부사장(45)은 회사를 떠난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21년 동안 잔뼈가 굵은 마이어슨은 직원들에게 보낸 별도의 이메일에서 나델라 CEO의 리더십 하에 이루어지는 회사의 진화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나는 그의 개혁을 신뢰합니다. 이번 조치가 마이크로소프트에게는 매우 큰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개편으로 윈도우 사업부는 작아지고 엔지니어링 업무도 분산될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윈도우 기술이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안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머지 엔지니어들은 스마트폰, 태블릿, 개인용 컴퓨터 및 게임 콘솔의 기본 소프트웨어에 탑재될 사용자 어플리케이션, 즉 마이크로소프트 용어로 ‘윈도우 익스피리언스’(Windows experiences) 개발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오늘날 인터넷 환경에서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이 제공하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개인용 컴퓨터 시대를 지배했던 윈도우 운영체제를 대체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들은 윈도우 운영체제에서 했던 것처럼,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실행할 수 있는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클라우드에서 실행되는 웹 기반 어플리케이션으로 자사의 인기 오피스 제품을 다시 만들어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 마이크로소프트에서 21년 동안 잔뼈가 굵은 테리 마이어슨 부사장은 회사를 떠난다.      출처= networkworld.com

IT 분야 전문 리서치 업체인 가트너(Gartner)의 에드 앤더슨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직 개편으로 클라우드 비즈니스가 마이크로 소프트의 기본 플랫폼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의 성장을 이끄는 것은 클라우드 비즈니스다. 가장 최근 분기에서 기업용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아주어(Azure) 사업이 98% 성장했고, 클라우드 기반의 ‘오피스 365’가 41% 성장한 반면, 윈도우 PC 소프트웨어 사업은 2% 성장에 그쳤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슬로안 경영대학원(Sloan School of Management) 마이클 쿠스마노 교수는 "윈도우 프랜차이즈의 퇴조는 이미 오래 전부터 오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어쩌면 이런 변화는 이 회사의 2대나 3대 지도자에 의해 벌써 이루어졌어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현 CEO인 나델라는 창업자인 빌 게이츠(1975-1999)의 오랜 친구이자 동료인 스티브 발머(2000-2013)를 이어 2014년에 CEO자리에 올랐다.

나델라는 이메일에서 조직 개편 외에, 마이크로 소프트의 연구 책임자 해리 슘과 대표이사 브래드 스미스와 함께 A.I. 기술이 우리 사회에 보다 더 널리 기여하게 하기 위해 ‘A.I.와 엔지니어링 및 연구 윤리위원회’(A.I. and Ethics in Engineering and Research Committee)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독립 애널리스트인 패트릭 무어헤드는 “이런 움직임은, A.I. 기술이 사람들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과 일자리 위협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회사가 우리 사회에 대한 A.I.의 광범위한 영향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 주려는 MS의 노력"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의 벤처캐피털리스트 브래드 실버버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변화를 주도한 사티야 나델라 CEO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는 회사가 존재해야 할 미래의 세계가 어떤 것인지를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