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훈 강남동약한의원장(www.dongyak.kr)

최근 자살한 어느 신인 여배우의 이야기가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습니다.

자살한 것도 안타깝지만 연예인으로서의 성공을 위하여 술자리 접대 및 성상납이 강요되었고 기획사 사무실에 술접대와 잠자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는 보도는 이 사회에 상당한 충격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술은 사람을 희망으로 인도하기도 하지만 파멸로 몰아가기도 합니다. 힘든 하루 일과를 마치고 가볍게 마시는 한잔의 술은 다음날 활기차게 일할 수 있는 활력소가 되지만, 너무 심하게 마시면 다음날 업무에 지장을 주고 심할 경우 술자리에서 실수를 하게 되어 직장 생활의 앞날에 먹구름이 끼게 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술을 마시는 사람은 항상 과음해서 실수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자들에게 있어서 술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이 바로 여자입니다. 술김에 저지른 실수(?)로 덜컥 임신이 되어 책임져야 할 일이 생기는 경우도 있고, 유흥업소에서 술에 취한 후에 흔히 말하는 ‘2차’를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후자의 경우는 이제 법적으로 금지되어 상대적으로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아직도 음성적인 ‘2차’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100% 없어졌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남자에게 술과 여자는 뗄 수 없는 관계가 되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술과 여자는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떨어지는 것이 훨씬 더 좋습니다. 술을 마시게 되면 대부분 일시적인 양기(陽氣)의 증가로 성욕이 증가하게 되는데 그때 성관계를 갖게 되면 일시적인 성욕의 해소에는 좋을지 모르지만 건강을 많이 해칠 수 있습니다.

술에 취하면 몸이 따뜻해지고 활동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즉, 한의학적으로 보면 일시적으로 양기가 많은 상태로 변합니다.

그래서 평상시 수줍어하던 사람들도 술에 취하면 말이 많아지거나 용기 있는 행동을 하게 되고, 활동적으로 변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술에서 깨면 몸이 추워지면서 한기(寒氣)를 느끼는데 그 이유는 술이 깨면서 몸속의 양기가 빠져나가기 때문입니다.

성관계는 아주 격렬한 행위이므로 자신의 몸속에 있는 양기를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그런데 술기운에 성관계를 하면 성관계할 때 양기가 빠져나가고 술이 깰 때 양기가 또 빠져나가게 됩니다.

이렇게 양기가 한꺼번에 빠져나가게 되면 몸이 나른해지고 추위를 느끼면서 설사를 하는 경우도 생기게 됩니다. 그러므로 성관계를 해야 할 경우는 술을 마시지 않거나 가급적 적은 양의 술만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영웅호색(英雄好色)’이라 하여 남자들이 색을 밝히는 것은 어쩌면 본능적인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진정한 ‘영웅’이라면 ‘호색’하더라도 술을 마신 상태에서는 ‘호색’하지 않은 것이 장수를 위해서 더 좋은 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