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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내부고발자’]⑥내부고발자 보호,실효성있는 대책마련돼야<칼럼>조태진변호사"사익추구 아니라면...허위라도 유죄판단해선 안돼"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8.04.05  10:40:45
   
▲ 그래픽=조치범 기자.
   
 

[이코노믹리뷰=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정도로 ‘튀는 언행’에 대한 우리 사회의 금기는 여전하다.

특히 그것이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외부에 노출될 경우 집단의 명예를 조금이라도 실추시킬 우려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그 집단은 ‘대를 위해 소를 희생시킨다’는 논리로써 ‘반역자’에 대한 다수의 응징을 정당화한다.

지금껏 집단 내 부조리를 세상에 알려 바로잡고자 한 정의로운 소수자들의 목소리는 세상의 무관심 속에 회유와 강압에 못 이겨 그렇게 묻혀갔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해서라도 진실을 밝히고자 한 사람들은 어김없이 ‘조직 부적응자’로 낙인찍혀 따돌림을 당해야만 했다.

세상이 달라졌다. 최근 '#미투' 현상으로 대표되는 용기 있는 내부고발은 난공불락의 권위와 아성을 무너뜨리기도 하고, 우리 사회 위선자들의 민낯을 드러내게 하는 계기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 변화와 더불어 우리 사회를 바꾸는 내부고발자에 대한 사회적 대우도 달라졌을까.

우선 공공기관의 부패행위를 신고한 내부고발자는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부패방지권익위법)’을 통해 보호받는다. 이 법률에 따르면, 부패행위에 대한 신고자는 신고나 이와 관련한 진술 그밖에 자료 제출 등의 이유로 공공기관으로부터 징계조치 등 어떠한 신분상 불이익이나 근무조건상의 차별을 받지 않는다. 더러는 신고자를 위한 포상, 보상도 가능하다.

안타깝게도 현실은 법이 규정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경북대 신평 교수의 사례를 보자. 신평 교수는 1심에서 명예훼손과 관련해 무죄를 받았음에도,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혔다는 이유만으로 경북대학교는 3개월 정직처분을 내렸다. 상고심에서 신 교수가 무죄 선고를 받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고, 신 교수의 진술이 허위라는 확실한 증거도 없는 상태에서 경북대가 불이익 처분을 내렸다는 것은 명백히 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에 해당하는 것이다.

2011년 국민권익위원회는 민간분야의 내부고발자를 보호하기 위한 ‘공익신고자 보호법’도 세상에 내어놓았다. 이 법률은 공익신고를 한 내부고발자에 대한 단체의 불이익한 조치, 가령 파면, 해임 등 신분·인사상의 불이익 조치, 집단 따돌림, 폭행 및 폭언 등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단체에 대해 일정한 형벌과 과태료를 부과한다. 또한 내부고발을 한 당사자와 친족, 동거인 등에게는 보상금과 포상금, 구조금 등을 지급하기도 한다.

내부고발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배려는 이게 전부다. 특히 ‘공익신고자 보호법’이 신고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공익침해행위’에는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상법, 형법 등 기업의 불법비리 행위와 관련 있는 법률들은 포함되어 있지 않아 이 같은 내용에 대한 내부고발은 보호조차 받지 못한다. 우리 사회는 말로는 내부고발자를 보호한다고 하면서도, 내부고발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내부고발자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내부고발에 대한 집단의 ‘보복’과 관련해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내부고발자에 대한 집단의 명예훼손 고소남발이다.

혹자는 내부고발자가 진술하는 사실이 진실하고 공익적 목적에 부합하기만 하면 어차피 처벌대상이 되지 않으니 문제가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형법 제307조 제1항 및 제310조). 그러나 관련한 모든 자료가 집단 내에 남아 있고, 관련자들이 집단의 요구에 따라 입을 맞춰 허위 진술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진실한 사실이 증거 오염으로 허위의 사실로 변질될 위험은 언제나 있다.

내부고발의 내용이 진실에 부합한다면 더 말할 나위도 없겠지만, 설사 그것이 허위의 사실이라 하더라도 내부고발자 진술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수사기관과 법원 역시 다른 사건에 비해서는 보다 관대한 관점에서 내부고발자의 진위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

즉 그것이 악의적이거나 사익추구를 위한 것이라는 명백한 정황이 없어 내부고발의 순수성을 의심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면, 결과론적으로 그것이 허위의 사실이라고 해서 함부로 유죄 판단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건전한 내부고발은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앞당기고, 부당한 권위주의를 무너뜨리는 첩경이기도 하다. 내부고발자를 위한 실효성 있는 사회풍토를 만들어가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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