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진종식 기자] 모든 투자상품의 운용 성적은 수익률이 말해준다.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최근 3~4년간 일반 투자상품과 뚜렷하게 비교 될 정도로 저조한 실적을 보여왔다. 1년 단기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함에 따라 장기 누적수익률이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과거 금융시장이 호황일 때와 투자환경이 좋았을 때 쌓아놓은 수익률마저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와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말 기준 퇴직연금 수익률 TOP5의 수익률 추세를 보면 DB형 은행 1년 수익률은 1.30~1.46%, 증권사 수익률은 1.85~2.99%를 기록하고 있다. DC형 은행 1년 수익률은 2.04~2.22%이고 증권사 수익률은 4.45~6.12%를 기록했다.

▲ (출처: Pixabay)

♦누적수익률 하향 추세, 장기일수록 하락 심화

DB형 최고 3년 2.01%, 5년 2.55% / DC형 최고 3년 3.48%, 5년 3.77%

퇴직연금의 수익성 부진은 기본적으로 운용수익이 낮은 이유도 있지만 모든 상품이 적잖은 수수료를 부담하기 때문에 장기간으로 갈수록 누적수익률은 낮아지고 수수료 수익을 커지는 역전현상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어떤 상품은 5%대 수익을 올리면서도 0.50% 수수료를 받는데 다른 상품은 1%대 수익을 내면서 동일한 0.50% 수수료를 받는다면 2년차에도 동일한 수익률과 수수료율을 적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전자의 수익률은 동일하고 누적수수료율은 1%로 증가한다.후자는 수익률은 동일하지만 누적수수료율은 1%가 되어 수익성이 제로가 된다. 따라서 5%대 수익률 투자자는 수수료 부담을 덜 느끼지만, 1%대 수익률 투자자는 수수료로 인한 수익률 감소가 갈수록 부담이 되고 불만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결국 투자기간이 길어질수록 수익률 5%대 투자자도 누적수익률은 감소하고 누적수수료 수익만 증가하게 된다.

또 같은 원리금보장형 DB상품에 투자해도 자산운용사를 은행으로 선택하느냐 증권사로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1%포인트 이상의 수익률 격차가 발생할 때는 운용사를 변경하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긴다면 퇴직연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에서 오는 행동일 것이다.

지난 2017년말 기준으로 자산운용사별(은행,증권사), 유형별 퇴직연금 수익률 TOP5의 실적을 살펴보면 DB형의 경우 1년 최고 수익률은 신영증권이 2.99%로 1위, KB증권 1.91%, 삼성증권,대신증권 공히 1.90%로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3년 누적수익률 1위는 대신증권이 2.08%, 2,3위는 KB증권 2.07%, 신영증권 2.01%를 기록했다. 5년 누적수익률 1위는 신영증권이 2.55%, 2,3위는 대신증권 2.53%, KB증권, 현대차증권이 공히 2.51%를 기록했다.

DC형의 경우는 1년 최고 수익률은 신영증권이 6.12%를 기록했다. 삼성증권 5.19%, 미래에셋대우 4.93%로 2,3위를 차지했다. 3년 누적수익률 1위는 신영증권 3.48%, 2,3위는 미래에셋대우 2.56%, 삼성증권 2.47%를 기록했다. 5년 누적수익률 1위는 신영증권 3.77%, 2위는 대신증권 2.99%, 3위는 한국투자증권 2.87%를 각각 기록했다.

DB형 은행권 수익률의 투자기간별 수익률 간격(스프레드)는 1년 수익률이 1.30~1.46%, 3년 수익률은 1.54~1.61%, 5년 수익률은 2.01~2.13%를 기록했다. 증권사의 1년 수익률 간격은 1.85~2.99%, 3년은 1.98~2.08%, 5년은 2.35~2.55%였다.

DC형 은행권의 수익률 간격은 1년 수익률은 2.04~2.22%, 3년 수익률은 1.94~2.38%, 5년 수익률은 2.47~2.81%를 기록했다.증권사의 수익률 간격은 1년 4.45~6.12%, 3년은 2.39~3.48%, 5년은 2.51~3.77%를 기록했다. 

동일한 유형, 동일한 투자기간임에도 DB-DC형 모두 은행권의 수익률은 증권사 수익률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심각한 문제는 퇴직연금은 장기 투자상품인데 단기 1년의 운용수익률이 떨어짐에 따라 장기 투자할수록 누적수익률이 깎이고 있는 점이다. 5년 누적수익률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DB형 최고는 2.55%이고, 최저는 2.01%를 기록하고 DC형의 누적수익률도 최고 3.77%, 최저 2.47%를 기록함에 따라 투자기간은 더 늘어도 반대로 수익률이 개선되기보다 계속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신영증권의 퇴직연금 운용관계자는 “은행·증권 업권별, DB·DC형 등 유형별 수익률에서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원인은 신영증권이 운용하는 주요 상품의 포트폴리오를 수익성이 높은 가치주와 배당익으로 장기 안정수익이 확보되는 배당주 펀드 등 주식형 위주로 운용한 결과 수익성과 안정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면서 “DB형도 원리금비보장형은 신영마라톤펀드 편입 비중을 높여 밸류형으로 운용하면서 위험을 줄였고, DC형은 80% 비중을 고수익 추구 주식형 펀드로 운용한 결과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하고 그는“수수료율이 타 운용사 대비 높은 수준이지만 전략적으로 고수익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비용 대비 수익률을 높이는 방향에 역점을 두고 운용하여 DB-DC형 모두 장단기 누적수익률에서 높은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비용 대비 수익률, 투자기간 길수록 수익률 갉아먹어

DB형 수수료율 0.25~0.61%, DC형 수수료율 0.48~1.00%

DB형의 기간별 비용 대비 수익률을 살펴보면 은행 TOP5의 평균수수료율은 0.40%이고 평균수익률은 1.35%이다, 반면에 증권사의 평균수수료율은 0.36%이고 평균수익률은 2.11%을 기록하고 있다. 따라사 은행과 증권사의 비용 대비 수익률을 비교하면 은행 수수료율이 증권사보다 0.04포인트 높은 수준이고, 수익률은 증권사 수익률이 0.76%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DC형의 기간별 비용 대비 수익률을 살펴보면 은행 TOP5의 평균수수료율은 0.57%이고 평균수익률은 2.12%이다. 증권사의 평균수수료율은 0.72%를 기록했고 평균수익률은 5.03%를 기록했다. 은행과 증권사의 비용 대비 수익률을 비교하면 증권사의 수수료율이 0.15%포인트 높은 수준이고 수익률면에서도 증권사의 수익률이 2.9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DB형은 은행의 비용이 높은 반면 수익률은 낮고, DC형은 비용과 수익률 모두 증권사가 은행보다 높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5년 장기비용과 수익률을 비교하면 DB형의 경우 은행의 총비용부담률은 0.40% 곱하기 5년이면 2.00%이고, 평균수익률은 2.08%이다. 수익률에서 수수료율을 공제하면 5년 순수익률은 0.08%이다. 증권사의 DB형 총비용부담률을 현재 기준으로 적용하면 0.36% 곱하기 5년이면 1.80%이고, 5년 평균수익률은 2.49%이다. 따라서 5년 순수익률은 0.69%이다.

DC형의 경우 은행의 총비용부담률은 0.57%이고 평균수익률은 2.56%이다. 수익률에서 수수료율을 공제하면 5년 순수익률은 1.99%이다. 증권사의 총비용부담률은 0.72%이고 평균수익률은 2.99%이다. 수익률에서 수수료율을 공제하면 5년 순수익률은 2.27%가 된다.

수수료는 매년 정기적으로 지급되므로 투자기간을 5년으로 할 경우 평균수수료율에 투자기간 5년을 곱해서 누적수수료율을 계산하고 수익률도 평균누적수익률에서 순수익률을 계산하면 DB형의 경우 은행·증권사 순수익률은 각각 0.08%, 0.69%이고, DC형의 경우 은행·증권사의 순수익률은 각각 1.99%, 2.27%이다.

결과적으로 퇴직연금의 5년간 비용 대비 순수익률은 DB형은 1% 미만이고, DC형은 2%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2017년 기준 물가상승률 1.91%를 감안하면 표면상으로도 마이너스 수익성을 기록한 매우 부진한 성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