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칼럼에서는 도시에서 교육의 터가 되는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풍수적으로 좋은 교육의 터란 안정감이다. 학업의 성취를 이루는 터로 다소 고립되고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선호했다. 그래서 과거 학교들이 생기거나 터를 잡는 위치로 산자락도 많았다. 물론 고도성장기 시대에 토지가격이 인상되니 보다 저렴한 토지를 찾아 학교를 설립한 것도 있다.

이 칼럼에서 중요한 이론이 하나 있는데 천인지(天人地) 이론이다. 기존 풍수학에서는 설명되지 않는 것인데, 동양철학에서 만물을 구성하는 요소인 하늘과 땅 사람이라는 개념을 적용해 필자가 직접 개발했다.

이 이론을 설명하자면 어떤 시기나 때에 어떤 운명을 부여받아, 예를 들면 어떤 국가에서 출생(天)한 어떤 사람이나 사람들이(人) 어느 특정 지역에서 벌어지는 사건(地)의 결과라는 것이다.

도시풍수는 기존 풍수와 달리 그 변화가 매우 역동적이고 심하다. 풍수란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의 지혜인데, 도시풍수란 개발을 그 중심에 두고 있어 지역의 변화가 시간에 따라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때문에 필자가 개발한 이 천인지(天人地) 이론은 도시풍수에서 매우 중요한 이론이므로 앞으로도 자주 언급될 것이다.

당시에 천(天) 즉 시대가 원하는 시간에는 사교육 열풍이라는 시기가 있었다. 6.25 이후 경제발전의 고도성장기에, 공부만 잘해도 출세해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그 결과 아이들에게 공부를 강요했던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386세대인데, 이들은 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세대를 말한다. 이들로 인해 주류였던 시대는 종로와 노량진이었다.

1970년대 후반 강북인구 감소정책 과정에서, 인구밀집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강남개발정책을 실시했다. 이에 따라 명문학교를 이전시키고 대규모 아파트를 짓게 된다. 이때 아파트와 상가가 집중되면서 투기과열도 일어났고, 이 중심에 강남 8학군이라는 말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제 본격적으로 도시풍수에 입각한 교육의 터 중 사교육 열풍의 진원지들을 주제로 삼아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먼저 이야기할 곳은 대치동이다.

대치동은 대형아파트가 많이 생기고 상가가 형성되는 시점에, 이곳에 학원이 만들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생겼다. 특징은 강남이 개발되면서 종로나 노량진이 멀어 갈 수 없는 이 지역 사람들로 인해 형성된 학원가였다. 이 지역은 신흥부자가 많아지다 보니 경제적으로 넉넉한 이들이 많았다.

한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데 학력고사에서 수능으로 입시제도가 바뀌던 시절(天), 수능 1세대 사교육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만한 사건이 일어난다. 내신문제로 불리한 외고 학생들이(人) 집단자퇴를 해 재수종합반을 등록하려 했다. 당시 종로에 있는 모 학원에 특별반을 꾸려주면 종로에 있는 학원으로 가겠다고 했는데(地), 학원은 이 제안을 거절했다. 이미 학력고사시절부터 줄곧 학원가 최강자라 불렸기에 이들만을 위한 제안을 받아들일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이에 외고 학생들은 다른 학원으로 옮겨 특별반을 통해 최고의 대학에 입학했고, 대학입학률을 뒤집었다. 이를 계기로 해당 학원은 강남에서 더욱 번성하게 된다.

대치동이 학원가로 올라서게 된 것은 좋은 대학을 가야 한다는 시대적인 기운과 부자들이 많이 거주하던 강남이라는 지역 그리고 안정감 있는 터라는 점이었다. 이는 천인지(天人地) 이론에 부합한다.

그리고 대치동은 당시 종합교육을 주장하던 학원 분위기에서 내신향상과 특정 과목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행태로 발전하게 된다.

대치동은 고급 주거지역이었으며 인근에 명문 고등학교가 있었고 낮은 건물의 상가들이 많았는데, 여기서 또 중요한 도시풍수 개념은 안정감에 고층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필자의 의견이지만 대치동이 유독 더 잘나갔던 이유는 좋은 장소에 안정감 있는 기운인 낮은 건물 덕분이다. 모여 사는 사람이 만든 장소는 특정한 기운을 만든다. 이것은 도시풍수의 중요한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