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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몰리는 우버, 자연스럽게 소프트뱅크 품으로?전략 지역에서 모두 철수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차량공유 플랫폼 우버가 연이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성추문 여파로 트래비스 칼라닉 창업주가 물러난 가운데 각지에서 여전히 우버택시 불법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해킹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이 폭로되며 도덕성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구글 알파벳과 협력한 웨이모와 자율주행차 기술 탈취 여부를 두고 법적 소송을 거쳤으며 미국 시장 2위 사업자 리프트의 비상도 부담스럽다. 최근에는 우버의 희망인 자율주행차가 시험운행 중 보행자를 충격해 사망하게 만드는 일도 벌어졌다.

그러나 우버의 가장 큰 문제는 시장 철수에 있다. 기업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그랩이 우버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밀어냈다. 출처=그랩

중국, 동남아도 철수

우버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철수했다. 현지 차량공유 플랫폼 그랩은 26일(현지시간) 우버의 동남아시아 사업부문을 인수한다고 발표했으며, 우버는 그랩이 새롭게 만드는 신설법인의 지분 27.5%를 보유하게 됐다. 인수합병 규모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외신은 약 60억달러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랩은 최근 동남아시아 차량공유 시장의 맹주로 활동했다. 지난해 11월 누적 승차건수 10억건을 기록한 가운데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7개 시장에서 ‘1초 66건 호출’ 기록도 세웠다.

앤소니 탄(Anthony Tan) 그랩 공동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그랩은 지속적인 사업 혁신을 통해 서비스 개선을 이룰 뿐 아니라 기술을 통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그 동안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 준 그랩을 이용하는 모든 드라이버 파트너, 승객, 투자자 및 파트너들과 그랩 팀의 노고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랩은 테오 바실라키스(Theo Vassilakis)를 최고 기술책임자(CTO)로 임명하는 한편 연구개발 센터를 각지에 설립해 온디맨드 차량 플랫폼 기술력을 키우고 있다. 동남아시아 전역의 7개 국가, 142개 도시에서 개인 차량, 오토바이, 택시 및 카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매일 350만건 이상의 승차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의 협력도 있다. 지난 2월 삼성전자는 그랩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으며 그랩에 등록된 운전자들은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을 더욱 쉽게 구매해 사용할 수 있도록 파이낸싱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있다. 그랩이 설치를 확장해 나가고 있는 그랩 키오스크와(GrabKiosks)와 그랩 부스(GrabBooths)에도 삼성전자의 제품을 공급된다. 삼성전자는 그랩 택시에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급하며 차량에 보안 솔루션 녹스가 탑재된 태블릿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지원된다.

   
▲ 삼성전자와 그랩이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출처=삼성전자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몸집을 키운 그랩은 철저한 현지화 정책으로 승부를 봤다. 신용카드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우버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신용카드 결제를 의무화했으나, 그랩은 현금도 지불할 수 있는 서비스를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우버가 글로벌 서비스의 강점을 내세워 사용자 경험의 일관성을 기계적으로 추구했다면, 그랩은 현지화 정책으로 야금야금 시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그랩의 행보는 중국 디디추싱과 비슷하다. 디디콰이디와 콰이디다처가 연합해 만들어진 디디추싱이 2016년 우버 차이나를 밀어내고 대륙의 맹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디디추싱도 알리바바와 바이두로 대표되는 O2O 플랫폼, 전자상거래 경쟁력을 우군으로 삼아 기계적인 글로벌 전략을 구사하는 우버를 밀어내는데 성공했다. 우버의 '단순한' 글로벌 전략이 큰 힘을 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다음 격전장은 인도가 될 전망이지만, 우버의 미래는 밝지않다. CNN은 26일(현지시간) "우버가 승부를 봐야할 곳은 인도 시장"이라면서도 "인도는 올라택시가 우버를 압도하기 때문에, 우버도 장담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 소프트뱅크가 우버의 대주주가 됐다. 출처=뉴시스

소프트뱅크 품으로?

AP통신은 1월19일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포함된 투자 컨소시엄이 우버 주식 17.5%를 확보했으며, 두 달동안 계속된 투자 절차도 마무리됐다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의 우버 지분은 15% 수준이다. 트래비스 칼리닉 우버 창업주는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모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우버에 관심이 많다"던 소프트뱅크가 기어이 우버의 운전수로 전면에 등장하는 셈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소프트뱅크가 중국의 디디추싱, 동남아시아의 그랩, 인도의 올라 모두에 투자했다는 점이다. 소프트뱅크가 디지털 지도 스타트업에 투자한 대목과 오버랩시킬 필요가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 10월 소프트뱅크가 디지털 지도 스타트업인 맵박스에 1억6400만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맵박스는 디지털 지도 스타트업이다.  소프트뱅크는 자율주행차 시장 진출을 준비하기 위해 맵박스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비전펀드를 이끌고 있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차량공유 시장에서 한때 반(反) 우버 전선을 이끌다가 기어이 우버의 대주주가 됐고, 자율주행기술을 포함한 다양한 ICT 기술에 집중하고 있는 대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다. 소프트뱅크의 손 안에서 우버도 '하나의 부품'이 될 수 밖에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8.03.27  22: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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