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미국으로 수출되는 국내 철강제품에 대해 25%일괄 관세부과는 면제됐지만 일정량만 수출할 수 있는 쿼터제(물량할당)가 부과됨에 따라 철강업체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대미 수출 철강 제품 중 강관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들은 철강 관세가 면제돼도 수출 물량이 줄어들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대미 철강제품 수출 쿼터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평균 수출량 383만t의 70%인 268만t이다. 이 중 철강 수출 품목 중 하나인 판재류의 경우 지난해 대비 111%로 늘어난 쿼터를 확보했다. 하지만 유정용 강관 등 강관류 쿼터는 지난해 수출량 203만t에 비해 50%이상 줄어든 104만t이 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은 이번 관세면제로 인해 안도한 반면 세아제강, 넥스틸, 휴스틸과 같이 주력 품목이 강관인 철강업체들은 쿼터가 줄어 대응책을 찾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업계와 협의해 쿼터제를 철저히 준수할 예정이고, 기존 계약된 고객사 물량에 대해서는 그대로 진행하고 추가 계약은 할당량 안에서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 관계자도 “관세 면제국가에 지정된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강관이 대미 주요 수출제품인 업체들은 쿼터가 줄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세아제강 관계자는 “25%의 관세부과국에서 면제된 것은 희망적인 상황이라고 판단한다”면서도 “현지 생산법인인 SSUSA 등을 활용하고 수출 국가 다변화 전략으로 줄어든 쿼터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세아제강은 지난해 50만t의 강관을 미국에 수출했다. SSUSA의 생산량은 연간 15만t이다. 넥스틸과 휴스틸도 주력 대미 수출 품목이 강관인 만큼 대응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세아제강 강관. 출처=세아제강

강관 수출 물량 감소...정부·업계 공동 대응한다
쿼터 분배는 업계 협의 후 결정할 것

정부도 26일 미국과 철강 관련 협상 내용을 전하면서 대응책을 내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강관 업체에 대해 수출선 다변화, 내수진작 등 피해 최소화 대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해 나갈 예정이다. 또 미국 현지 투자기업등과 함께 진행하는 품목 예외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며 철강재 고부가가치화 등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방안도 마련 중이다.

윤성혁 산업통상자원부 철강화학과 과장은 “수출선 다변화, 내수진작, 고부가가치화 등 지난 9일에 내놓은 철강업계 피해 대응 방안을 착실하게 추진해 업체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차원에서 공동 노력도 진행중이다. 한국철강협회는 “세부적인 대미 철강수출 관리방안을 수립하고, 이를 통해 철강수출 제한이 완화될 수 있는 기반 조성에 노력할 것”이라며 “대미 수출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는 강관 업종의 피해가 완화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요청한다”고 입장자료를 통해 밝혔다.

쿼터 분배는 현재 정부와 업계가 의견을 모으고 있다. 어느 업체가 얼마만큼의 물량을 미국에 수출할 수 있을지 결정되는 것인 만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윤성혁 산업통상자원부 과장은 “쿼터 배분은 업계의 의견을 다 모아 봐야 한다”며 “강관 뿐만 아니라 전체 철강 제품에 해당되는 일인 만큼 철강협회와 정부에서 고민을 더 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철강협회 관계자도 “현재는 업계의 의견을 모으는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