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는 음악 산업 전체 매출의 65% 이상을 차지한다.    출처= Lifewire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디지털 다운로드는 짧은 기간 내에 음악 산업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포맷이 되었다. 아이팟(iPod)이 출시된 후 불과 10년 만인 2011년에 디지털 다운로드의 판매 금액은 CD·레코드 판매를 능가했다. 그러나 디지털 다운로드는 불과 몇 년 후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 의해 추월 당하는 처지가 되더니, 이제 전통적인 음반 판매에도 뒤쳐지는 상황이 됐다.  

미국 음반산업협회(Recording Industry Association of America, RIAA)에 따르면 미국 디지털 다운로드의 판매가 다시 CD·레코드 판매에도 뒤지게 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보도했다.

RIAA는 지난 주 2017년 미국 연말 수입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디지털 음악 다운로드 매출이 전년도보다 25%나 급감한 13억 달러(1조 4천억원)를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4% 감소해 15억 달러(1조 6천억원)의 판매액을 기록한 전통적 음반 매출에도 뒤졌다고 발표했다.

음악 산업은 전체적으로 2년 연속 성장했다. RIAA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총 수입은 87억 달러(9조 4천억원)로 2008년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성장의 대부분은 스포티파이(Spotify)나 애플 뮤직(Apple Music) 같은 유료 음악 구독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성장한 결과다. 유료 음악 구독 서비스는 작년에 전년에 비해 50% 이상 증가한 57억 달러를 기록해 음악 산업 전체 매출의 거의 3 분의 2를 차지했다. 전통적 음반이 17%를 차지했고 디지털 다운로드는 15%를 차지했다.

RIAA의 캐리 셔먼 회장은 지난 주 미디엄(Medium)에 올린 글에서 업계의 회복이 "미약하다"고 말했다.

"우리는 지금까지의 성장이 기쁘기는 하지만, 지난 2년 간의 성장은 10년 전에 기록했던 최고치의 60~70%에 불과합니다. 그것도 인플레이션을 무시한 수치지요. 그나마 이 정도의 성장을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많은 숙제들이 남아있습니다. 어떤 실수도 해서는 안되지요.”

디지털 다운로드에 대한 전망은 어둡다. RIAA에 따르면 이 부문은 지난 3년 연속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했다. 이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전통적안 음반 판매에도 뒤진 것이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1980년대 초 저렴하고 컴팩트한 카세트 테이프의 출현으로 자취를 감추게 된 8트랙 녹음 테이프의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른다.

전통적 LP 레코드판 판매는 10% 증가했다.       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스

물론 전통적 음반도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다. CD 출하량은 2017년에 6% 하락해 11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RIAA에 따르면, 전통적 LP 레코드판 판매가 오히려 10% 증가한 3억 9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업계 전체 판매액의 5%도 되지 않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소니가 지난 해 28년 만에 LP판을 다시 찍어내도록 설득하기에는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