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미 대학농구 NCAA(National 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 토너먼트가 지난 3월 16일 시작됐다. 대학농구 토너먼트는 미국에서 중요한 스포츠 경기 중 하나다. 매년 봄 무렵인 3월에 열리면서, 전국을 대학농구의 열기 속으로 몰아넣는다고 해서 ‘3월의 광란(March Madness)’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미국인들을 열광하게 만든다.

NCAA 토너먼트는 1939년 시작됐는데, 수백 곳이 넘는 미국 대학들이 68강 체제인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어렵다.

더구나 68팀 가운데 우승을 차지하려면 6번을 이겨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각종 이변과 예기치 않은 승부가 나타나기 때문에 광란이라는 별칭이 더욱 들어맞는다.

프로농구도 아닌 아마추어 경기인 대학농구 토너먼트에 이렇게 열광하는 이유가 궁금할 수 있다. 미국프로농구(NBA)가 한창인 3월에 한 단계 아래인 대학농구에 열광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 대학 농구팀이 나오기 때문에 해당 지역 출신 사람들이 열정적으로 이들을 응원하기 때문이다.

3월의 광란에서는 16강에 진출할 경우 스위트 식스틴(Sweet Sixteen), 8강은 엘리트 에이트(Elite Eight), 4강은 파이널 포(Final Four), 결승은 챔피언십(Championship)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미국인들이 3월의 광란 기간에 어찌나 열중하는지, 1년 중에서 생산성이 제일 낮아진다고 한다. 대학농구 토너먼트 대진표를 놓고 각자 어느 팀이 16강에 진출하고 8강에 진출해서 우승할지를 게임처럼 예측하는 놀이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전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도 대학농구 팬으로 알려졌다. 그가 NCAA 토너먼트를 놓고 팀들의 승패를 예측한 대진표가 온라인에 공개될 정도로, 미국인들은 3월의 광란을 마치 축제처럼 즐긴다.

해마다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이 백악관을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의 우승 팀 전망을 녹화하기도 했다.

대학농구 토너먼트가 NBA 프로농구보다 인기를 얻는 또 하나의 이유는 어느 정도 승패를 가늠할 수 있는 프로농구와 달리, 아마추어 게임인 대학농구는 기적과 같은 이변이 속출하는 통에 매년 ‘신데렐라’ 스토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마치 동화 신데렐라처럼 기적이 일어난다는 이야기인데, 주로 약체로 여겨졌던 팀이 강팀을 이길 때 언급된다.

올해도 이런 신데렐라 스토리는 예외가 아니다. 64강 토너먼트 1회전에서 남부지구 16개 팀 가운데 최하위 순번으로 토너먼트에 턱걸이한 유니버시티 오브 메릴랜드 볼티모어 카운티(UMBC)가 시드 1번이자 전체 랭킹 1위인 버지니아대학을 74대 54로 크게 이겼다.

NCAA 토너먼트 역사상 16번 시드팀이 1번 시드팀을 이긴 것은 처음이다. 버지니아 대학은 정규리그에서 31승 2패를 기록한 최강팀의 하나였으며 UMBC는 과거 7년간 41승 173패를 기록한 무명의 팀이었다.

새로운 신데렐라 스토리의 탄생에 NCAA 농구팬들은 UMBC가 ‘너는 신데렐라임에 틀림없다(U Must Be Cinderella)의 약자라면서 흥분했다.

UMBC가 새로운 신데렐라로 탄생하던 순간, 농구경기가 벌어지는 노스캐롤라이나 외에도 라스베이거스에서 세상을 집어삼킬 듯한 함성 소리가 들렸다. 대학농구 토너먼트에서 우승팀을 맞추기 위한 베팅이 라스베이거스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우승팀은 물론이고 4강에 진출하는 파이널 포 등에 대한 베팅에 열을 올리는데, 미국인들이 대학농구 토너먼트에 베팅하는 액수만 무려 10억달러(1조645억원)에 이른다.

특히 이 시기에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함께 모여서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해서 농구경기를 대형 화면을 통해 보면서 베팅을 하는 합법적인 도박이 인기다. 지난해 3월 라스베이거스에서 NCAA 대학농구와 NBA에 베팅한 금액이 4억2904만달러에 달했다.

라스베이거스가 처음부터 3월의 광란의 중심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1980년대 중반부터 대학생들 특히 남학생들이 3월의 봄방학 기간을 맞아서 라스베이거스로 친구들과 여행을 오고 농구경기를 함께 즐기면서, 이것이 점차 확대돼 지금과 같은 한 달간의 광란으로 자리 잡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