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허지은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개시로 원∙달러 환율이 1080원대로 올라섰다. 글로벌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자 원∙엔 환율도 하루새 20원 이상 크게 올랐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82.2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종가(1072.7원) 기준 9.5원이나 급등했다. 밤사이 뉴욕 증시가 급락하며 1081.5원에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마감 직전 1083.7원까지 오르다가 1082.2원에 안착했다.

▲ 글로벌 무역전쟁 여파에 원·달러 환율이 전일보다 9.5원 오른 1082.2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오후 4시 8분 현재 원·달러 환율. 출처=네이버 환율

이날 환율 급등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려가 커지면서 불거졌다. 22일(워싱턴 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25%의 관세 폭탄을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무역전쟁의 서막을 알렸다. 이에 중국 상무부도 미국산 철강과 돈육 등에 30억달러 규모의 보복관세 부과를 예고하며 맞불을 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 수입품에 대해 연 500억달러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G2의 무역전쟁 우려가 커지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도 불똥이 튀었다.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커지며 이날 코스피는 전일보다 79.26포인트(3.18%) 내린 2416.76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1781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환율 상승을 이끌었다. 통상 주식시장에서 매도가 늘어나면 원화 공급이 늘며(원화약세∙달러강세) 환율이 오른다.

▲ 글로벌 변동성이 커지며 주요국 통화 대비 환율이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출처=네이버 환율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G2의 고래 싸움에 한국이라는 새우 등이 터졌다”면서 “중국에 중간재수출이 많은 한국 수출과 기업 실적이 악화될 거란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 연구원은“(미중 갈등이 커질 경우) 무역전쟁 우려가 추가적으로 높아지며 환율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엔화 가치도 크게 상승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전일 종가(1013.13원)보다 20.29원 급등한 1033.42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3주만의 최고치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엔화 가치는 상승하고 원화 가치는 하락하면서 원∙엔 재정환율이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