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가 23일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주주총회를 열면서 LG전자를 포함,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간판 전자기업의 주총이 끝났다.

삼성전자는 23일 주총에서 창립 80주년을 맞이한 올해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사회 의장인 권오현 회장은 “지난해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주주 여러분의 성원과 임직원의 헌신으로 매출 239조5800억원, 영업이익 53조6500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 삼성전자 주총이 열리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주주들의 최대관심사는 액면분할이다.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이 신속하게 통과된 가운데 50대 1 액면분할 및 액면분할을 위한 정관변경의 건에 큰 관심을 보였다.

보통주와 우선주의 1주당 액면가액 5000원을 100원으로 분할하면 자연스럽게 주주가치 제고와 유통주식 수가 늘어날 전망이다. 소액주주도 이른바 황제주로 인식된 삼성전자 주식을 큰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번 삼성전자 주총에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젊은층이 대거 몰리며 400명이 북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성전자 주총이 젊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 회장은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2017년 총 9조2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매입해 소각하고 기존에 보유하던 자사주의 절반도 소각했으며, 2017년 총 배당은 5조8000억원이 지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주주중시 정책을 공고히 하기 위해 거버넌스 위원회를 신설하는 한편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영사항은 심의를 거쳐 주주 여러분들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이사회 중심 경영을 펼치는 한편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주주총회를 열어 조성진 부회장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조 부회장은 2021년까지 임기를 보장받으며 LG전자를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인다. 주주들의 합격점을 받았다는 평가다.

▲ 조성진 부회장 체제가 3년 더 지속된다. 출처=LG전자

LG전자는 주총을 통해 조성진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최준근 전 한국휴렛팩커드 대표의 사외이사 재선임안도 통과시켰다. 최준근 감사위원의 재선임도 통과됐다.

LG전자는 2015년 3개 주요 사업부문장을 중심으로 당시 대표이사인 정도현 사장과 더불어 조성진, 조준호 사장을 전면에 세웠다. 삼각체제를 가동해 각 사업부문의 전략을 가다듬는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2016년 조성진 당시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1인 체제로 전환했다. 조직개편을 통해 신속한 의사결정과 강한 추진력 발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1976년 입사한 조성진 부회장은 고졸 출신의 세탁기 박사로 업계는 물론 일반 대중에도 인지도가 높다.

조 부회장은 향후 3년간 LG전자 전면에서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가전의 연결을 중심으로 하는 전략을 구사할 전망이다. 주력인 가전제품은 물론 스마트폰과 부품, 세트 사업까지 총괄하며 새로운 신화를 쓴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