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삼성전자는 23일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주주, 기관투자자, 권오현 대표이사 회장, 신종균 대표이사 부회장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 49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발행주식 액면분할과 정관변경이 다뤄졌다.

▲ 23일 삼성전자 4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권오현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주주환원 배당 대폭 늘린다

이사회 의장인 권오현 회장은  “지난 한 해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주주 여러분의 성원과 임직원의 헌신으로 매출 239조 5800억원, 영업이익 53조 6500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보고했다. 

권 회장은 이어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15위, 보스턴 컨설팅 그룹 선정 최고혁신기업 5위, 인터브랜드사 발표 브랜드가치 6위를 달성하며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면서 “이러한 성과에 자만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새롭게 변화하고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회장은 주주환원 정책과 관련, “지난해 총 9조 2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매입해 소각하고 기존에 보유한 자사주의 절반도 소각했다”면서 “2017년도 총 배당은 5조 8000억원이 지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은 “올해부터 2020년까지 주주환원 정책은 배당에 중점을 둬 배당이 대폭 증가할 예정이며 50대 1의 액면분할을 승인받아 시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권 회장은 “주주중시 정책을 공고히 하기 위해 거버넌스 위원회를 신설했고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영사항은 심의를 거쳐 주주 여러분들과 소통하겠다”면서 “이사회 중심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이사회의 독립성을 제고하기 위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은 이번 주주총회를 마지막으로 등기이사직을 내려놨다.

 

사내외 이사 각 1명 추가 선임

이날 주총에서 삼성전자의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각각 1명씩 더 늘어났다. 사내이사에는 김기남 디바이스 솔루션(DS)부문장 사장,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장 사장, 이상훈 전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사장이 선임됐다. 이상훈 사장은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된다.

사외이사에는 김한중 전 연세대 총장,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 김선욱 이화여대 교수, 박병국 서울대 교수가 선임됐다.

또 주주가치 제고 방안으로 50대 1의 주식 액면분할이 확정됐다. 액면분할을 위한 정관변경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됨에 따라 삼성전자의 보통주와 우선주 1주당 액면가격은 5000원에서 100원으로 변경이 가능해졌다. 23일 오전 기준 250만원대의 삼성전자 주식 1주가 5만원대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액면분할되는 신주권 상장 예정일은 5월 4일이다.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한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주총회를 통해 각 부문별 사업현황에 대해서도 밝혔다. DS부문에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의 호황이 언급됐고, IM부문에서는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 방안이 발표됐다. CE부문에서도 경쟁력 강화가 강조됐다.

우선 DS부문에서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포함,  매출 108조원, 영업이익 40조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D램, 낸드플래시, DDI, OLED 분야에서는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시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는 메모리 사업은 2세대 10나노급 D램, 5세대 V낸드 등 고부가 제품을 안정적으로 확대하고 차별화 제품으로 경쟁사와 기술격차도 확대해 나가며, 파운드리 사업은 내년 세계 최초로 7나노 EUV 적용 제품 양산을 위해 공정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고, 파운드리 에코시스템 구축과 고객 다변화로 경쟁력 있는 사업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OLED의 경우 스마트폰 업체들의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기술 차별화와 신규 응용처에 대한 기술 역량도 강화할 예정이다. LCD는 고부가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판매 비중도 확대해 사업 경쟁력을 높여 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IM 부문은 매출 107조원, 영업이익 11조 8000억원을 달성했다. 스마트폰은 갤럭시 S8과 노트8에서 의미있는 혁신을 지속하며 1위 기업의 위상을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시장 성장 둔화에 따른 업체간 경쟁이 심화돼 시장 환경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나, 삼성전자는 끊임없는 혁신을 이어나가 경쟁에 대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첫째, 주력 사업의 시장 내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출시한 갤럭시 S9과 S9+가 견조한 판매 성과를 거둬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라인업을 활용해성장시장 대응력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둘째, 육성 사업 성과를 가시화할 예정이다. B2B와 온라인 시장 대응력을 강화해 매출을 확대하고, 태블릿과 웨어러블, 액세사리 등은 제품 차별화로 실적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셋째, 미래를 선도할 신사업과 서비스 사업의 기반 구축에 힘쓰기로 했다. 빅스비는 개방형 에코시스템을 지향하고, IoT 시대에 대응해 타사 기기와 서비스까지 연결하는 지능화 서비스를 구현할 계획이며,  넷째, 제품 경쟁력의 기본인 품질 혁신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CE부문은 지난해 매출 45조원, 영업이익 1조 7000억원을 기록했고 업계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 속에서도 TV·냉장고 등 대표 제품들은 시장점유율 1위를 공고히 했다고 삼성전자는 자평했다. 

올해 CE부문은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더욱 세밀하게 연구하고 유망 기술을 선제적으로 준비해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12년 연속 글로벌 1위를 기록한 TV 사업의 경우, QLED TV를 중심으로 75형 이상 초대형 시장과 8K 프리미엄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기로 하는 한편,  마이크로 LED 기술을 적용, 세계 최초로 원하는 크기의 TV를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는 모듈형 TV ‘더 월(The Wall)을 하반기에 출시하는 등 차세대 TV 기술 개발에도 매진할 계획이라고 삼성전자는 덧붙였다.

지속 성장하고 있는 B2B 디스플레이 사업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사업들을 더욱 강화하고 냉장고 6년 연속 세계 시장점유율 1위, 미국 가전 2년 연속 1위 차지 등을 통해 업계 리더십을 입증한 생활가전은 새로운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공해 프리미엄 브랜드의 위상을 지속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