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설명: MIT 과학자들이 진짜 물고기 같은 로봇 물고기를 개발했다. 이 로봇 물고기들은 원격 조종으로 대양을 누빌 수 있다.    출처= MIT CSA/WSJ 캡처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과학자들이 진짜 물고기와 매우 흡사하게 보이는 유연한 로봇을 개발했다. 이 로봇 물고기는 해양 생물과 함께 눈에 띄지 않게 물 속을 유영하면서 정지 영상 및 비디오 이미지를 찍을 수 있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이 제작한 이 로봇에는 다이빙을 할 수 있는 지느러미와 진짜 물고기처럼 움직이는 실리콘 고무 꼬리가 달려있다.

이들이 개발한 유연한 로봇 물고기 ‘소피’(SoFi)가 21일(현지시간)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과학자들은 ‘소피’가 바닷 속 우주를 보다 더 잘 관찰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수중 로봇이 개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대부분 몸체가 크고 배에 묶거나 커다란 프로펠러로 작동돼 주변 환경에 방해를 주는 형태였다. 반면 ‘소피’는 길이가 18.5 인치(47cm)로 크기가 작고 유연할 뿐 아니라 다른 물고기나 산호초 등 주위 환경에 소란을 피지 않고 쏜살같이 유영한다.

‘소피’는 저주파 음파를 발산하는 리모컨으로 제어된다. 소피의 실리콘 고무 꼬리는 물고기의 움직임과 똑같다. 모터가 꼬리에 달린 두 개의 풍선형 챔버로 물을 뿜어 내면서 두 챔버 사이를 왕복하며 진짜 물고기의 꼬리 동작을 구현한다. 한쪽 챔버가 팽창하면 꼬리가 한쪽으로 휘어지고 다른 쪽이 팽창하면 다른 쪽으로 휘어진다. 이 동작이 파동을 일으켜 소피를 부드럽게 앞으로 전진시키는 것이다.

이번 논문 저자 중 한 사람인 MIT의 컴퓨터과학 및 인공지능연구소 다니엘라 러스 박사는 "이 로봇의 핵심은 로봇이 물 속에서 매우 조용히 움직이기때문에 꼬리가 물을 크게 요동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3D 프린트로 만든 ‘소피’의 머리에는 사진이나 비디오를 찍을 수 있는 물고기 눈(fisheye) 카메라를 비롯하여 모든 전자 부품들이 들어 있다.

♦ 과학자들은 ‘소피’가 바닷 속 우주를 보다 더 잘 관찰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출처= MIT CSAIL

수중 로봇 전문가인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 비터비 공과대학(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s Viterbi School of Engineering)의 가우라브 수크하트메 부학장은 기존의 수중 로봇은 수중 생물들의 동작을 따라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대개 단단하고 유연성이 없으며 주위 환경과도 잘 어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해 4월, 중국 과학자들이 배에 묶지 않고 실험실 환경에서 수영할 수 있는 유연한 만타 가오리(Manta Ray)같이 생긴 로봇을 처음 소개했다. ‘소피’를 만들던 연구원들은 이 중 네 가지 프로토 타입을 피지섬의 레인보우 리프(Rainbow Reef)로 가져와 실험실 밖에서의 성능을 테스트했다. ‘소피’는 그 동안 다른 로봇처럼 기존의 해양 생물을 방해하지 않았다. 주위의 물고기를 그대로 지나치며 유유히 나갔고 어떤 물고기들은 ‘소피’와 나란히 짧은 거리를 이동하기까지 했다.

이 논문의 대표 저자인 로버트 카츠슈먼은 “다음 단계는 다양한 크기로 로봇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생물학자와 협력해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 행동을 모방 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원들은 또 수영 속도를 더 높이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현재 ‘소피’는 초당 신체 길이의 절반에 해당하는 거리를 움직이지만, 실제 물고기는 초당 속도가 자신의 몸의 2 ~ 10배에 달한다.

‘소피’는 또 아직 실시간 촬영을 할 수 없다. MIT의 러스 박사는 곧 그 기능을 이 로봇에 추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의 큰 꿈은 이 물고기가 모바일 웹캠 같은 수중 관측소 역할을 하게 해서 여러분을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세계로 안내해 바다 생물의 비밀스런 삶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