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김윤선 기자]소고기는 피 없이 잘 익힌 웰던(Well-done)보다 피가 좀 보이더라도 덜 익힌 '레어(Rare)'가 부드럽고 맛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건강을 생각해 웰던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해외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잘 익힌 고기가 덜 익힌 고기보다 혈압을 더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가 최근 미국 성인 10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화염을 사용한 고온의 구이 요리법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고혈압을 앓을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더 높았다고 21일(현지시각) 미국 UPI,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보도했다.

연구팀은 규칙적으로 소고기, 닭, 생선 등을 먹은 사람들의 요리법과 고혈압 발생률을 분석했다. 총 3만2925명의 여성이 1차 연구에 참여했고 이후 5만3852명의 여성과 1만7104명의 남성이 참가했다.

연구 초반에는 고혈압, 당뇨병, 암을 앓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연구 추적 12년~16년 동안 3만7123명의 참가자가 고혈압 환자가 됐다.

참가자 중 일주일에 적어도 두 번의 소고기, 닭, 생선을 먹는 사람은 고혈압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한 달에 적어도 15번 이상 고온 조리한 고기를 먹는 사람은 한 달에 4번 이하로 먹는 사람에 비해 고혈압에 걸릴 확률이 17% 높았으며 ▲웰던을 선호하는 사람은 레어를 선호하는 사람보다 고혈압에 걸릴 확률이 15% 높았다.

연구팀의 강 리우 박사는 “고온에서 육류를 조리할 때 생기는 화학물질은 동물 연구에서 산화 스트레스, 염증과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기 때문에 고혈압 발생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화 스트레스, 염증, 인슐린 저항성은 혈관의 내벽에 영향을 미쳐 심장 질환의 근원이 되며 혈관이 좁아지는 질환인 죽상경화증의 발병과 관련이 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조리법과 고혈압 발생률이 연관이 있다는 것만 보여줄 뿐 원인을 밝히진 못했다. 또 돼지고기나 양고기를 먹은 사람은 조사하지 않았고 볶음과 같은 요리법도 설문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연구의 한계가 있다.

리우 박사는 “고혈압 발병 위험을 줄이려면 그릴 요리나 바베큐 등 직화로 완벽하게 굽는 조리법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미국 국립 심장·폐·혈액 연구소(NHLBI)의 지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