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달사순 아카데미가 있는 상하이 레드타운의 전경.


경제 발전에만 집착하고 돈만 아는 중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천만의 말씀이다. 경제 대국 중국이 빠른 성장과 함께 더불어 급속 성장을 이어가는 분야가 바로 문화·예술 분야다.

중국 정부는 예산 집행과 적극적인 젊은 예술가 지원을 통해 중국의 예술과 문화 수준도 세계 경제대국으로서 걸맞는 위상을 갖도록 힘쓰고 있다. 특히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지속적인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무한성장이 가능한 문화산업을 향후 주요 성장산업으로 삼아 2015년까지 전체 GDP의 5% 이상을 문화산업에서 거둔다는 야심찬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5일 열린 중국공산당 17기 6중앙전체회의(17기 6중전회)의 주제를 ‘문화체제 개혁 심화 및 사회주의 문화 발전 대번영 추진’으로 잡을 정도로 문화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상하이시는 문화산업 육성의 일환으로 젊은 예술가들이 맘껏 개성을 뽐낼 수 있는 독특한 문화공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과거에는 공장으로 이용되던 장소를 개조해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복합 예술단지로 탈바꿈시키는 등 신선한 이미지를 선사하고 있다.

상하이시 정부는 이를 ‘문화&창의 단지’로 명명해 젊은 예술가뿐 아니라 패션, 정보통신, 금융 등 창작 및 첨단 관련 기업들의 입주를 독려하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상하이 창닝 창더루 800번지에 위치한 ‘800쇼(Show)’ 복합예술단지는 과거에는 전동기 공장 부지였다. 2008년 파산한 공장을 2009년 들어 네덜란드 건축 디자이너가 새롭게 탈바꿈시킨 3만㎡ 규모의 이 터는 이제 패션쇼나 연극이 가능한 공연장으로 변신했다. 아울러 창작 관련산업 오피스들이 입주한 오피스 빌딩과 각국의 음식점들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800쇼의 장허밍 총경리는 “상하이의 여타 복합예술단지와 비교해 800쇼는 공연장을 함께 갖춘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차세대 예술가를 육성하기 위해 대학생들의 공연이나 패션쇼 등도 적극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에 진출한 미국 캐주얼 브랜드 갭(GAP)의 오피스도 이곳 800쇼에 자리잡고 있다. 갭의 중국 총괄 레드먼드 영 대표는 “일반 사무실과 달리 예술작품을 볼 수 있고, 젊은 예술가들이 같은 공간에 있다는 매력 때문에 이곳을 선택했다”면서 넓은 창을 통해 하루종일 환한 햇빛을 받을 수 있는 점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온라인게임업체 CCP의 존 호달 아시아 총괄 디렉터 역시 CCP의 상하이 오피스를 800쇼에 오픈한 것에 대해 “창의적인 환경에서는 사람들이 좀 더 영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위치한 CCP도 대부분 옛 공장 터나 창고 등의 독특한 장소에 위치해 있다”고 밝혔다.

상하이시에는 이 같은 복합예술단지 80여 곳이 존재하고 있으며, 예술단지는 각기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다. 1930년 봉제 공장이던 곳을 2004년 예술 중심 개발지역으로 지정, 새롭게 탄생한 M50은 크고 작은 갤러리들과 화가들의 작업실이 한자리에 모여 있어 중국 현대미술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화가들이 직접 작업하는 작업실과 갤러리 등을 볼 수 있는 점이 강점이다.

철강 생산 공장 터를 개조한 레드타운(홍방)은 M50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일부 예술가들이 옮겨와 형성된 곳이다. 과거 공장의 철골 구조와 붉은 벽돌을 그대로 남겨둬 삭막한 느낌과 함께 공장 터 잔디밭의 조각품이 묘한 조화를 이뤄내고 있다. 특히 철강 공장 터의 특성을 살려 철골 구조물로 만들어진 조각작품이 눈에 많이 띈다.

예술단지 안에는 갤러리를 비롯해 인테리어나 예술관련 오피스 등이 입주해 있고, 예술서적 전문 서점, 미술학원 등을 비롯해 카페, 바, 비달사순 아카데미, 이태리 가구점 등도 함께 모여 있다.

통러팡은 철강, 제과, 방직, 인쇄공장 등 소규모 공장들이 모여 있던 공장 터를 2005년부터 오락 및 문화산업 공간으로 바꾼 곳이다. 통러팡에는 다양한 스타일의 레스토랑과 바, 갤러리, 소극장 등이 모여 있어 상하이의 문화를 한 눈에 즐길 수 있다.

상하이시 문화&창의산업 허슈창 부국장은 “상하이시의 노동 인구는 1000만명이며, 이 가운데 약 10%가 문화·예술산업에 종사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를 대폭 늘릴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문화·예술산업의 육성을 통해 고용을 확대할 수 있는 데다 공업과 달리 공해를 유발하지 않는 친환경산업이라는 점에서 육성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버핏도 홀딱 반한 ‘BYD’ 전기차 기술

중국의 전기자동차 생산업체인 BYD(비야디)는 전설적인 투자가인 워런 버핏이 투자했다는 이유로 더욱 주목을 받은 기업이다. 중국 최대 배터리·전기자동차업체인 BYD의 지분을 워렌 버핏이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해서웨이의 자회사인 미드아메리칸에너지홀딩스가 현재 10%를 보유하고 있다.

덕택에 주가가 폭등하면서 1995년에 BYD를 창업한 왕촨푸 회장은 지난 2009년에는 중국 내 부호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금도 여전히 중국의 50대 브랜드 중에 꼽힐 정도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한데다 GM, 닛산 등 타사와의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실적이 저조해졌고 주가가 폭락하면서 위기를 맞은 것이다. 또 실적 악화로 인해 대대적인 감원에 나서 판매직원을 70%가량 감원한다는 소식이 지난 9월 알려지기도 했다.

BYD는 이달 24일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 지사를 열고 미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는데 이 계획도 사실은 지난해에 예정됐던 것이 늦춰진 것이다. BYD는 지난 2010년 4월 2010년 말까지 150명 규모로 LA 지사를 오픈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1년 후인 올해 20여명 규모로 출발했다.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이 이번에는 실수한 것인지 BYD의 향후 행보가 더욱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다

한민정 상하이 통신원 mchan@naver.com
지난해 9월부터 중국 상하이 동화대학교 래플즈 칼리지 경영학과에서 국제경영, 기업커뮤니케이션 등을 가르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에서 10여년간 기자로 근무했다. 이화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