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미국정부가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고 공언한 날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미국 정부와 물밑 접촉을, 업계는 나름대로 자구책을 마련하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렇지만 지나친 낙관론을 앞세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현대제철이 생산중인 강관. 출처=현대제철

 

한국 관세면제국 여부 글로벌 초미의 관심사

20일 정부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부과가 임박한 가운데 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는 한국이 과연 최종으로 철강 관세 면제국가가 될 수 있느냐에 집중되고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 호주 등 경쟁국이 철강제품 관세 면제국이 되면서, 6.25전쟁에서 수만 명의 미군이 목숨을 잃고 현재도 2만8500여명의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는 등 미국의 혈맹의 지위가 확고한 한국도 면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현재 한미자유무역협정(FTA)재협상이 진행중인데 이 협상에서 일부 품목에서 한국이 미국에 양보를 하고 철강 관세 면제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물론 정부는 이에 대해 말을 아끼는 등 신중한 모습이다.

정부는 현재 미국 정부에 꾸준히 철강관세 면제 요청을 하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 앞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철강 관세 면제를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므누신 장관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 19일 김동연 부총리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G20재무장관 회의에서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기획재정부

 

미국에서 15일부터 16일까지 열린 열린 제3차 한미FTA개정협상과 한미통상장관회담에서도 철강 관련 논의가 양국간 오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협상을 통해 지난 두 차례 협상에서 각각의 관심사항으로 제기한 사항에 대해 분야별 기술협의를 포함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며 “미국이 발표한 철강 232조 조치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도 철강제품에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하는 23일까지 미국에 남아서 미국 인사들을 만나면서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상무부는 철강관세에 대한 품목별 적용 제외 요청을 19일부터 받는다고 밝혔다. 국가 면제와는 달리 품목별로 관세 부과 제외 물품을 선정하겠다는 것이다. 신청을 할 수 있는 기업은 미국 내 이해 당사자로써 철강을 사용하는 미국 현지 기업이어야 한다.

업계 “수출선 다변화 등으로 대응” 동국제강은 미국 수출 잠정 보류

철강업계는 수출선 다변화 등으로 미국으로부터의 손해를 완충하겠다면서도 관세 면세국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23일부터 25%의 관세가 부과된다면 수출 보류 등의 방식을 써야 하는 상황에는 놓이게 된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지난 16일 “관세가 확정될때까지 미국 수출 선적을 잠정 보류하고 철강 수출국을 다변화시키는 것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동국제강은 미국으로 수출되는 철강재의 4월 선적분부터 보류할 계획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모든 철강회사가 마찬가지겠지만 가장 좋은 것은 철강 면세국에 지정되는 것”이라며 “23일 최종 리스트가 나올때까지 기다리면서 추후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 관계자도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정부의 노력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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