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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김윤정 기자] '성폭력 의혹'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20시간 20분에 걸친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안희정 전 지사는 20일 오전 6시 20분께 서울서부지검을 나서며 "성실히 조사에 응했다"는 짧은 답만 내놨다.

앞서 전날 오전 10시 두 번째 검찰에 출석한 바 있다.

당시 안희정 전 지사는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고소인들께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사과한다"면서 "검찰 조사를 충실히 받겠다. 그에 따른 사법처리도 달게 받겠다. 사랑하고 격려해주신 많은 분들께 그리고 제 아내와 가족에게 죄송하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검찰 조사 후에는 "성실히 응했다"는 짧은 답변 외에 추가 질문에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서부지검 관계자는 "구속영장 청구 여부는 현재 정해진 바 없다"며 "아직 신병처리를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구속 여부는 추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안희정 전 지사의 혐의를 뒷받침 할 만한 제반 증거들을 어느 정도 확보했다면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내다봤다. 검찰은 성폭행 장소로 의심되는 서울 마포구 오피스텔과 충남도청 집무실·비서실, 도지사 관사, 안 전 지사 자택 등을 압수수색 했다.

앞서 안희정 정무비서 김지은 씨는 안 전 지사로부터 지난해 6월부터 8개월에 걸쳐 4차례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 지난 6일 서부지검에 고소했다. 두 번째 피해자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직원 A씨 역시 2015년 10월부터 3차례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냈다.

한편 안희정 전 지사의 두 번째 검찰 출석과 관련해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생각했다"는 발언 직후 홍준표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의미심장한 글을 게재했다.

안희정 전 지사의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으면서도 "남녀 간의 애정 행위라면 미투 운동의 대상은 안 되겠지만, 그 남녀가 지휘·복종 관계라면 애정 행위라고 하기에는 억지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며 "마치 왕과 후궁의 관계로 착각하고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부하를 성적대상으로 삼았다는 것 자체가 위력에 의한 간음이 된다는 것은 법학 통론을 처음 읽는 법과대학 1학년생도 아는 상식"이라고 일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