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72초TV(칠십이초TV)와 케미캐스트 콘텐츠 표절 논란이 한때 일단락되는 분위기였으나, 16일 재점화했다. 콘텐츠 표절 논란을 두고 두 회사가 나름의 소통을 통해 화해를 하는듯 했으나 상황이 다시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첫 논란은 케미캐스트가 제작하고 배급한 웹드라마 <대학일기>가 72초TV의 <이너뷰>와 상당부분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오며 시작됐다. 성지환 72초TV 대표가 직접 자신의 SNS를 통해 문제제기했다.

<대학일기>가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부산영상위원회, 부산콘텐츠코리아랩 등 공공기관이 지원한 콘텐츠라는 말이 나오며 문제가 증폭됐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영상위원회 배주형 팀장은 "케미캐스트에 제작비 지원을 하지 않았다"면서 "예비 영상인을 발굴하기 위한 좋은취지로 일종의 오디션을 열었고, 여기에 케미캐스트가 응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미캐스트의 <대학일기>는 학생 신분인 예비 영상인이 제작했고, 현재 출장 상태라 연락이 되지 않는다. 조만간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 논란에 휘말린 대학일기 일부. 출처=갈무리

논란이 불거지자 72초TV와 케미캐스트는 콘텐츠 표절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72초TV는 "콘텐츠의 유사성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주장했다. 두 콘텐츠의 영상문법이 상당부분 겹치는 등 의심할만한 구석이 많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는 표절 여부의 경우 법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예단할 수 없다는 전제가 깔렸다. 최초 표절에 무게를 둔 주장에서 다소 유보적이다.

김효정 케미캐스트 대표는 "표절 여부를 가리기 위해 콘텐츠진흥원에 법률자문을 요청한 상태"라면서 "문제가 있다면 바로잡는 것이 맞지만, <이너뷰>의 영상 문법은 기존 개그 프로그램에서도 많이 쓰이던 것이고 독창적인 포맷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 침해가 사실이 아니라면 72초TV가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평행선을 달리던 두 회사는 15일 오후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며 접점을 찾는 듯 했다. MCN(다중네트워크) 시장의 소모적인 논쟁을 피하고 문제를 필요이상으로 확대시킬 필요가 없다는 점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케미캐스트가 문제가 된 <대학일기>를 내리는 한편 다음 에피소드 업로드를 잠정 중단하기도 결정했다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콘텐츠 표절에 대한 각자의 상반된 입장차이가 사태수습의 발목을 잡았다. 72초TV는 "케미캐스트의 대응이 먼저 나오면 우리의 입장을 정할 생각이며, 케미캐스트는 아직 <대학일기>를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먼저 사과를 하라는 뜻이다.

반면 김효정 케미캐스트 대표는 "동영상을 내리는 등의 이야기는 와전된 것"이라면서 표절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김 대표는 "두 작품의 음원이 동일하고 자막의 활용방식이 유사하지만 아직 표절이라고 확정된 상태도 아니다"면서 "72초TV가 표절로 단정하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포함해 사실처럼 발표, 여론을 만드는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잘못이 확인되면 공개적으로 사과하겠지만, 성지환 72초TV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대학일기>가 <이너뷰>의 표절이라고 단정해 주장한 것은 일종의 여론몰이라는 뜻이다.

72초TV는 두 콘텐츠가 비슷하다는 주장을 펼치며 처음 표절로 몰아가는 분위기였으나, 콘텐츠 표절 여부를 가리는 것이 어렵고 법적인 판단이 있어야한다는 점을 고려해 '표절을 의심하는' 수준으로 가닥을 잡는 분위기다.

이렇게 되면 두 회사는 표절 여부를 두고 싸울 필요가 없다. 72초TV는 확실한 표절인지 여부가 법적인 판단이기에 이를 미뤄두고 '건전한 생태계를 위해 고민하자는 취지'라는 입장을 보내왔다. 케미캐스트도 72초TV가 <대학일기>를 두고 표절로 단정하지 않을 경우 대화의 여지를 남겨둔 상태다. 여기서 72초TV는 <대학일기>를 두고 '표절'보다 '콘텐츠의 유사성'에 무게를 두었기 때문에, 두 회사는 건전한 생태계에 대한 논의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