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를 대표하는 IC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각 23일과 16일 정기 주주총회(주총)을 열어 신발끈을 조인다. 경영진의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된 가운데 신성장 먹거리 창출을 위한 다양한 전략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네이버는 23일 판교 네이버 그린팩토리 사옥에서 주총을 연다. 주총을 통해 이해진 창업주가 네이버 사내이사에서 물러나 글로벌 전략에만 집중할 전망이다. 사외이사 이종우 숙명여대 교수도 연임을 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최인혁 네이버 비즈니스위원회 리더, 이인무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가 각각 사내외 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최인혁 비즈니스위원회 리더는 네이버 초창기 멤버로 합류해 이후 개발경영진을 역임했을 뿐 아니라 서비스운영, 비즈니스 등 다방면에 걸쳐 풍부한 경험을 쌓은 인사다. 이인무 교수는 고려대, 싱가폴 국립대, 카이스트에서 재무 분야를 연구해 왔고, 미국 투자회사(Dimensional Fund Advisors) 부사장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금융연구원, 한국은행 외화자산운용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는 등 기업재무, 투자에 대한 전문가다.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으면 네이버 이사회는 변대규 의장을 비롯해 사내이사로 한성숙 대표, 최인혁 리더, 사외이사로 김수욱 교수, 정의종 변호사, 홍준표 교수, 이인무 교수 등 총 7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해진 창업주는 지난해 의장직에서 물러나며 글로벌 사업에 매진하겠다는 각오를 보여왔다. 그 연장선에서 사내이사도 물러나며 행동반경이 더욱 '외부'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졌다. 사내이사에서 내려오는 한편 최근 네이버 지분이 기존 4.21%에서 3.27%로 줄어든 대목이 눈길을 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총수 지정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내는 한편 국내보다 글로벌에서 승부를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인공지능 스피커 웨이브와 프렌즈 등에 통화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 ‘별정통신사업’을 정관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안건도 처리한다. 일각에서 통신사업 진출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지만, 네이버는 ‘인공지능 스피커의 사용자 경험 고도화’를 위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카카오는 제주시에 위치한 스페이스닷원에서 16일 주총을 열어 임지훈 대표 체제가 조수용, 여민수 공동대표 체제로 변한다. 최근 NHN 인사들이 대거 카카오로 영입되며 김범수 의장이 다음 출신 인사들을 밀어내고 친정체제를 굳히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조수용 대표 내정자는 브랜드 디자인 총괄이며 여민수 대표 내정자는 광고 전문가다. 모두 NHN 시절 김 의장과 인연을 맺었고, 이들의 전면등장은 카카오의 수익사업 강화로 해석된다.

송지호 카카오 공동체성장센터장 겸 패스모바일 대표의 사내이사의 1년 연임안과 이사의 수를 기존 7명에서 9명으로 늘리는 방안도 결정된 전망이다.

정관 상 사업목적에 일반 여행업이 추가되는 장면도 눈길을 끈다. 네이버의 별정통신사업을 정관에 포함시키듯 카카오는 일반 여행업에 손을 뻗는 셈이다. 카카오의 주문제조 자회사인 메이커스가 일반 여행업을 담당하기 때문에, 고객을 위한 맞춤형 여행 서비스와 이를 연계한 새로운 O2O 전략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