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1998년 문을 연 맥도날드 신촌점이 20년 만에 문을 닫게 돼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신촌점 폐점이 화제가 된 건 아니다. 맥도날드는 신촌점 외에도 서울대입구역점, 서울 사당역점, 청량리점, 부산 서면점 등 핵심 상권 매장이 줄줄이 문을 닫을 예정이다. 그러자 업계는 2016년 매각이 불발되자 주요 상권 점포를 정리해 수익성을 올려 다시 인수합병을 시도하려는 안간힘을 쓰는게 아니냐는 풀이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이미 2016년 9월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당시 맥도날드의 재정상태는 좋지 않았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 매출은 2013년 4805억원, 2014년 5652억원, 2015년 6033억원이었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은 2013년 309억원 2014년 40억원, 2015년에는 오히려 131억원 적자로 돌아서면서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당시 유통업을 하는 CJ그룹, KG그룹 등 많은 기업들이 인수에 관심을 보였지만 부실한 재정 상태와  5000억원이라는 '높은' 매각금액에다 실사를 하고서 실상을 파악한 기업들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매각이 불발이 된 맥도날드는 바로 다음 달인 2016년 10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정보공개서 등록을 자친 취소했다. 취소의 의미는 더 이상 가맹사업자를 받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정보공개서 등록이 취소된 가맹본부는 가맹사업법에 따라 가맹사업자를 모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맥도날드는 급락한 수익성을 개선하고자 전략을 바꾼 것이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한국맥도날드는 10년, 20년 장기 계약을 맺는데 매장 임대기간이 끝나면 수익성과 계약조건을 판단해 계약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면서 “신촌점이나 폐점을 앞둔 매장들은 계약조건이 과도하다고 판단돼 폐점을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매년 10곳 정도 폐점하고 10곳 정도 개점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 너무 주목을 받아 의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는 다른 시각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롯데리아, 버거킹, KFC 등 프랜차이즈 모두 임대료 부담을 안고 있는데도 출점을 확대하고 있는데 맥도날드만 가맹사업 마저도 접은 상태”라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KFC는 지난해 8월 KG그룹이 인수했다. 이후 211곳인 매장을 2023년까지 500곳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업체 중 1331곳의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리아도 계속해서 출점을 늘리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3월 현재 448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 업계에선 탄탄한 지위를 갖고 있다. 게다가 직영점과 가맹점의 비율이 75대 25로 대규모의 직영점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문제는 직영매장이 많아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용의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고정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올리기 위해 핵심 상권의 매장들의 문을 닫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일례로 맥도날드 강남역점은 계약기간 만료가 아닌 입점 건물의 자체 리모델링 공사로 폐점을 결정했다. 1999년부터 운영해 온 강남역점은 강남역에서도 임대료가 가장 비싼 축에 속하는 금싸라기 땅이었다. 점포 이전이 아닌 폐점을 결정한 건 한국맥도날드 측이 고정비용 줄여 수익성을 올리려는 의도가 담겨있다는 추측이 무성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규모의 직영점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맥도날드를 인수할 수 있는 국내 기업은 많지 않다”면서 “직영점을 정리해 몸집을 줄여 매각에 유리하게 하려는 것 같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2016년에 인수 가능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매각이 불발에 그치고 계속해서 인수 후보자를 물색하고 있지만 마땅한 후보자가 나서지 않은 것 등이 이유로 꼽힌다. 

한국맥도날드는 물론 단호하게 선을 긋는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한국에서 말하는 매각과 우리가 말하는 전략적 파트너는 다른 개념”이라면서  “맥도날드는 회사 자체가 프랜차이징을 하는 회사로 한 나라에 들어가 맥도날드를 키워서 그 나라 사업권자에게 프랜차이징을 하는 것이 사업의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2016년 당시 매각을 추진할 때 한국 기업이 거절해 매각이 성사되지 않은 게 아니라 우리가 해당 기업을 평가하기 때문에 서로 요구조건이 맞지 않아 성사되지 못한 것”이라면서 “우리가 말하는 전략적 파트너는 맥도날드의 브랜드 상표권을 쓰는 대가로 글로벌맥도날드에 로얄티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