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속도를 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SK의 80조 투자계획에도 언급된 만큼 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SK그룹은 14일 5대 신사업 분야에 총 80조원을 향후 3년 내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 중 미래 모빌리티 분야는 5조원 규모인데 주요 투자분야는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전기차 배터리가 언급됐다. 전기차 배터리는 SK그룹에서 SK이노베이션이 담당하고 있다. 5조 중 얼마만큼의 액수가 전기차 배터리에 투자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14일 발표된 투자규모에 따라 분명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은 분명하나 구체적으로 얼마만큼의 액수가 투자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SK그룹 관계자도 “개략적인 투자 분야와 액수가 나온 것이지 구체적인 액수, 사업에 대해서는 추후 언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를 신성장동력으로 정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정유부문뿐만 아니라 비정유부분에서도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 때문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는 지난해 이같은 의지를 천명했다. 

김준 대표이사는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SK그룹이 추진중인 딥체인지 2.0을 시작하면서 차세대 먹을거리로 배터리·화학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을 지속 성장이 가능한 구조로 변화시키겠다고”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비정유부분 사업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배터리를 지난해부터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왔다”면서 “전기차 시장이 커지는 등 사업적으로 적절한 투자 시기가 왔기 때문에 더욱 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은 유럽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기공식을 열어 유럽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했다.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코마롬에 2019년 하반기까지 공장을 준공한 후 2020년 초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2022년에 모든 생산라인이 완공되면 연간 7.5GWh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이 가능해진다. 이는 국내 서산 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인 3.9GWh의 약 2배 수준이다.

헝가리 공장에서 생산될 전기차 배터리는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500km에 이르는 3세대 전기차 배터리다. 1세대 배터리 주행거리 100km보다는 5배, 2세대 배터리 주행거리 300km보다는 1.6배 정도 늘어나는 것이다.

▲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 추이. 출처=유안타증권

점점 늘어나는 전기차 시장

전기차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도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청신호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액이 2018년 20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황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2012년부터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기 시작한 후발주자지만 지난해부터 집중 육성 사업으로 삼아 연구인력 확보, 설비투자 확대, 공격적인 수주 확대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수주 잔고는 지난해 말 10조원에서 올해 20조원으로 급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했다. 황 연구원에 따르면 배터리 생산능력도 올해 4GW내외에서 2020년에 20GW로 확대될 계획이다.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비중도 매년 30~40%대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유진투자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올해 159만대 수준에서 2025년 천만대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 중 전 전기차 판매 비중도 올해 1.7%에서 2025년 1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