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간 경매물건 진행건수 추이(출처=지지옥션)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전국 경매 물건 '씨'가 말랐다.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은 14일 지난달 전국 법원경매 진행건수가 8104건으로 전월 대비 1807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경매 통계가 작성된 2001년 1월 이후 역대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8월 진행건수 8226건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한 뒤 일 년도 채 되지 않아 최저치를 갱신했다.

진행건수 감소와 함께 낙찰건수 역시 최저수준에 그쳤다. 2월 낙찰건수는 3213건으로 전월 대비 625건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12월 3108건 기록 이후 역대 두 번째 최저치이다. 특히 월간 토지 경매 물건은 3310건으로 경매 통계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토지 경매의 경우 진행건수가 4000건 미만을 기록한 경우는 지금껏 11차례로 이 중 2003년 6월(3889건), 2016년 7월(3903건)을 제외한 9차례는 모두 2017년 3월 이후 발생했다.

서울 주거시설 경매 진행건수 역시 지난달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월 서울 주거시설 경매 진행건수는 전월대비 153건이 줄어든 247건으로 2001년 1월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평균 낙찰가율은 전월대비 4.1%포인트 하락한 92.2%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 8월(90.3%)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다만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평균 100.0%로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평균 낙찰가율은 주거시설과 업무상업시설 낙찰가율이 하락하며 전월 대비 5.2%포인트 하락한 70.9%에 그쳤다. 수도권 주거시설 낙찰가율은 전월 대비 7.9%포인트 하락한 81.5%에 머물면서 하락을 이끌었다. 진행건수가 많은 경기도 지역 연립·다세대 낙찰가율이 57.0%로 대폭 하락한 영향이다. 실제 파주시 상지석동 소재 도시농부미니멀하우스 다세대 약 26개 가구 및 도로임야 일괄 물건이 70억4624만 원의 33인 23억2899만 원에 낙찰돼 전체 낙찰가율에 영향을 미쳤다.

지지옥션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그동안 누적된 저금리 여파 및 작년 하반기 거래량 급증, 시기(계절)등의 요인들이 겹치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 하락과 물량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컸으나, 역설적으로 진행건수는 감소하고 낙찰가율도 떨어지면서 시장의 혼란이 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월 전국 최고가 낙찰 물건은 경남 창원시 진해구 장천동에 소재한 잡종지 및 근린시설 일부로 4번의 유찰 끝에 5회차 경매에서 감정가의 53.0%인 270억1300만 원에 낙찰됐다. 해당 물건은 STX마린서비스가 소유가 있었던 진해항 2부두내 토지 7만9895㎡ 규모 약정장 및 소규모 기타 시설이다. STX중공업 대출 당시 담보로 제공됐다가 2016년 10월 경매 개시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

가장 많은 응찰자가 몰린 물건은 서울 강남구 세곡동 세곡푸르지오 아파트 84.9㎡ 형으로 46명의 응찰자가 몰려 감정가의 112.4%인 10억1200만 원에 낙찰됐다. 지난 2016년 7월 동일단지 동일평형 물건의 감정가가 7억7000만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년 만에 2억 원 이상 가격이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