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기자]SK텔레콤의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가 월 사용자 대화량 1억건을 기록했다고 SK텔레콤이 14일 밝혔다.

월간 실사용자가 지난 2월 300만을 넘어서며, 최근 10개월간 누적 대화량도 10억건을 돌파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구글의 구글홈과 아마존의 에코가 경쟁을 거듭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의 누구, KT의 기가지니, 네이버와 협력한 LG유플러스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누구가 월 사용자 대화량 1억건을 기록한 것은 ‘대단한 성과’라는 평가다. 인공지능은 사용하는 사람이 많은수록 빅데이터 확보에 따른 급격한 생태계 팽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실성’이다. 월 사용자 대화량 1억건 중 단순 호출어가 다수 포함돼 있다면 빅데이터 확보는커녕 저조한 음성 인식 기술력만 확인되기 때문이다. SK텔레콤 누구에게 “아리야, 날씨 알려줘”라고 말했을 때 알아듣지 못하면, 이용자는 재차 “아리야, 날씨 알려달라고”라고 다시 물을 수 있다. 이럴 때 사용자 대화량이 2건으로 집계된다면 누구의 1억건 돌파는 자랑이 아닌 숨기고 싶은 치부가 된다.

누구를 비롯해 국내에 출시된 대부분의 인공지능 스피커들이 저조한 음성 인식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가장 많이 사용한 말이 “잘 알아듣지 못했습니다”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 SKT 누구의 선순환 생태계 설명. 출처=SKT

SK텔레콤은 월 사용자 대화량 1억건에 비슷한 내용의 반복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단순히 ‘아리야 날씨를 알려줘’라고 요청한 후 누구가 인식을 잘 못하는 상황이 오고, 재차 ‘아리야, 날씨를 알려달라고’라고 채근한 것은 대화량 2건으로 집계되지 않는다”라면서 “호출어인 ‘아리야’만 부르는 것도 집계되지 않는다. 이번에 공개한 대화량은 말 그대로 서로 대화가 오간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낮은 음성 인식율은 누구를 비롯해 모든 인공지능 스피커 기업의 고민이기 때문에, 월 대화량 1억건 중 낮은 음성 인식율에 따른 사례는 분명 포함돼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고려해도 누구의 인공지능 생태계는 탄탄하다는 평가다. 누구에 이어 누구 미니 파생 플랫폼까지 출시하는 한편, 내비게이션 T맵과 IPTV의 연결을 중심으로 일종의 플랫폼 생태계를 꾸리고 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누구 플랫폼의 월간 실사용자는 지난 2월 설 연휴에 사용자들이 대폭 증가하며 363만을 기록했다. 호출어 인식 기술도 강화하고 있다. 인식 엔진을 개선해 오인식 수준을 기존 대비 1/4 수준으로 줄이고, 호출어 인식율은 97%까지 높였다고 밝혔다.

SK텔레콤 이상호 서비스플랫폼사업부장은 “SK텔레콤 ‘누구’의 월간 인공지능 실사용자가 300만을 넘어서며 급성장 기반 확보와 더불어 향후 대한민국 AI의 고도화를 이끌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인공지능 서비스 영역을 지속적 확대해 국내 대표 AI는 몰론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