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허지은 기자] 시가총액 3위 가상통화인 리플의 브래드 갈링하우스 최고경영자(CEO)가 새롭게 시장에 진출하는 가상통화 대부분의 가치는 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갈링하우스는 "지난해 가상통화공개(ICO)를 통해 시장에 진출한 코인 중 절반 이상은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면서 이에 대한 투자에 우려를 표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상통화공개(ICO)를 통해 시장에 신규 상장되는 가상통화 대부분은 효용성 측면에서 가치를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그는 지난 2월 열린 골드만삭스 테크놀로지&인터넷 컨퍼런스에서도 이 같은 생각을 밝힌 바 있다.

▲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허지은 기자

갈링하우스는 “가상통화는 결국 얼마만큼의 효용을 갖고 어떤 문제를 얼마나 잘 해결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결정된다”면서 “리플(XRP)은 국제 송금을 해결하는 효용을 갖고 있으나 대부분의 가상통화는 어떤 효용을 제공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트코인에 대해선 ‘디지털 골드’로서 예전 금이 했던 가치 저장소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시장에 상장된 가상통화 중 절반은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가상통화 전문매체인 비트코인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된 902개 가상통화 중 46%인 418개 가상통화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난 것으로 나타났다. 142개 코인은 상장 이전 자금을 모으는 과정에서 실패했고 나머지 276개는 자금을 모은 뒤에도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공으로 분류된 484개 중 ‘중간실패’ 단계로 분류된 코인도 113개에 달해 사실상 절반이 넘는 신규 상장 코인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한 자금 손실 규모는 2억 3300만달러(약 2480억원)에 이른다.

갈링하우스는 “나는 ICO 회의론자다. 이미 지난해부터 ICO의 위험성에 대해서 여러차례 말했었다”면서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ICO를 금지하고 있는 것은 사려깊은 규제의 일환”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9월 모든 형태의 ICO를 전면 금지했다.

비트코인 가격에 따라 오르내리는 가상통화 시장의 변동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갈링하우스는 “올해 들어 가상통화 가격 변동이 커진 이유 중 하나는 규제에 대한 우려와 이를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이라며 “그러나 ICO를 금지하는 규제가 생긴다고 해도 이더리움(ETH) 기반의 통화에는 악재지만 리플(XRP)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면서 이에 다같이 동조화돼서 출렁이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