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김동우 기자

[이코노믹리뷰=김동우 기자]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가 김정태 회장의 친동생과 조카의 채용비리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하나금융 공투본은 14일 오전 10시 서울 을지로 하나금융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KEB하나은행의 채용비리와 김정태 회장 가족들이 하나금융 자회사와 관계사에 입사한 과정에 대해 기간의 제한을 두지않고 철저한 수사를 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공투본에 따르면 김정태 회장의 남동생 김모씨는 지난 2006년 두레시닝 부산사업소에 입사했으며 정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두레시닝은 하나금융 행우회 자회사로 은행의 각종 서류나 인쇄물, 판촉물 등의 배송을 담당하는 업체다.

또 김정태 회장 여동생의 딸인 이모씨는 지난 2004년 KEB하나은행에 계약직으로 입사했고 2005년부터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현재는 부산 모지점에서 과장으로 근무 중이다.

공투본은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대학친구 아들의 채용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자 감독원장직에서 물러났다”며 “김정태 회장 가족들이 채용되는 과정에서 비리가 없었는지 여부에 대해 철저히 조사가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측은 이에 대해 동생과 조카의 채용시기에 김 회장은 가계고객사업본부 담당 부행장으로 서울에서 근무하고 있었으며 인사담당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조카인 이모씨가 입사할 당시 면접자와 인사실무자는 김정태 회장이 영남사업본부 대표로 있었던 시절 비서 등으로 절친한 관계에 있었던 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2002년부터 2003년 하반기까지 영남사업본부 대표로 근무한 바 있다.

공투본은 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013년 대학친구의 아들의 채용을 추천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공투본은 “채용관련 자료가 모두 삭제돼 복구가 불가능하다면서 어떻게 최 원장의 2013년 채용청탁 의혹을 알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며 “최 원장 채용비리 관련 의혹의 출처는 하나금융지주나 KEB하나은행 경영진으로 볼 수밖에 없으며, 자료 폐기는 과거 채용비리를 숨기기 위한 새빨간 거짓말이었다”고 지적했다.

KEB하나은행은 최근 금융권 채용비리 조사에서 “기간의 제한없이 자체 전수조사를 해달라”는 금감원 요구에 "채용관련 자료가 모두 삭제돼 복구가 불가능하다"며 최근 1년간 이루어진 채용사례에 대해서만 조사해 결과를 보고했고, 금감원의 현장조사도 2015년~ 2017년 채용에 대해서만 조사가 이뤄졌다.

공투본은 “지난 1월 초부터 KEB하나은행의 고위 임원이 최흥식 원장 역시 (채용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고 옷을 벗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며 “하나금융은 최 원장의 하나금융지주 사장 시절 채용관련 비위사실을 사전에 이미 파악하고 있었고, 김정태 회장의 3연임을 위해 주주총회 직전 전략적인 진흙탕 싸움을 기획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