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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떡' 내 집 마련...누구를 위한 대출규제인가갈수록 오르는 집값에 대출마저 막혀...다운계약서 내몰리기도
정경진 기자  |  jungkj@econovill.com  |  승인 2018.03.14  15:27:34
   
▲ 서울 일대 아파트 모습(사진=이코노믹 리뷰 노연주 기자)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문재인 정부 이후 부동산 옥죄기 정책으로 정작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부자들 배불리기 정책이란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14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가격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수도권 아파트 PIR(가구소득대비 주택가격비율·Price to Income ratio)지수가 국민은행이 통계를 집계한 지난 2008년 1분기 이후 최고치인 것으로 집계됐다. PIR이란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PIR 값이 높을 수록 월급으로 내 집을 마련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서울 PIR은 9.4을 기록했으며 경기와 인천은 각각 7.4, 7.5를 기록했다. 월별로 볼 경우 지난해 12월 중간소득계층의 PIR은 11.5로 2010년 6월 이후로 높은 값을 보였다. 집값이 끝없이 오르면서 서민들이 순수소득으로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의 주택 대출규제까지 더해지면서 내 집 마련 길이 더 좁아지고 있다. 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7억1662만 원이다. 서울 아파트의 절반이 7억 원이 넘는다는 의미다. 특히 강남 11개구 아파트 중위가격은 9억1353만 원인 것을 고려하면 서울 특히 강남지역에서 대출 없이 내 집을 마련할 길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문제는 정부가 주택가격을 기준으로 주택대출을 규제하면서 비싼 집들이 모여 있는 서울권으로의 진입이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가 제공하고 있는 내 집 마련을 위한 디딤돌 대출은 주택가격 5억원 이하인 경우에만 주택담보가치의 최대 70%까지 가능하다. 바꿔 말하자면 아파트값이 7억원이 넘는 서울에서 집을 살 경우 디딤돌대출을 받을 수가 없다. 보금자리론 역시 주택가격 6억원 이하인 주택에 대해서만 보금자리론 대출을 받을 수가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매도자들은 매수자들에게 다운계약서를 요구하는 상황도 더러 발생한다. 다운계약서란 부동산매매계약시 실제 매매대금 보다 금액을 낮춰 관공서 등에 거래신고를 하는 것을 말한다. 다운계약서를 작성하면 매도인 입장에서는 그 만큼 양도세 부담이 줄어들게 되지만 매수인은 장차 자신이 건물을 양도할 경우 ‘다운계약’한 차액만큼이 양도차익으로 잡히기 때문에 결국 양도소득세를 추가로 부담하게 된다.

최근에 성동구 금호동 A아파트 전용면적59㎡를 구매한 직장인 박모씨(33)는 “다운계약서가 결국 매도인이 부담해야 할 양도세를 매수자에게 부담하게 하는 구조라는 것을 알지만 대출을 받으려면 6억원 이하여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운계약을 했다”고 말했다.

신규 아파트를 분양 받을 때에도 대출규제는 서민들의 발목을 잡았다. 정부가 택지지구에는 분양가 상한제, 민간택지에는 정부 산하 기간인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보증’ 등을 내세우며 분양가를 사실상 규제하며 시세보다 저렴한 신규아파트가 공급되고 있다. 그러나 서민 입장에서는 청약조차 할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에서 재건축되는 아파트 값이 대부분 9억 원을 넘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신규분양 아파트의 중도금 대출보증 한도를 1인당 2건 이내, 6억원 이하로 강화했다. 분양가가 9억원이 넘는 주택은 아예 보증대상에서 제외했다. 수요자들의 돈줄이 묶이면서 일부 시공사들은 중도금 대출에 필요한 보증에 대해 시공사 연대보증안을 내놓았지만 이마저 정부의 눈치로 인해 무산됐다.

개포 8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시공사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중도금 대출에 대해 시공사 연대보증으로 40%를 지원할 예정이었지만 분양 직전에 취소가 됐다. 특히 이 단지는 시세와 4억~5억원 가량 차이가 나 일명 ‘로또 단지’로 불리며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최소 7억원을 조달할 수 있는 부자들만이 청약을 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단지 이외에도 강남권에서 분양하는 ‘논현 아이파크’ 도 9억원이 넘는 가구에 대해 시공사 연대보증을 제공하지 않는다. 오는 4월 분양하는 ‘서초우성1차 재건축’ 단지 역시 시공사 연대보증을 제공하지 않는 방침으로 기울여졌다.

국내 대기업 건설 관계자는 “강남권은 분양가격이 시세보다 낮게 책정되면서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굳이 완판을 위해서 건설사가 정부 눈치를 보면서 시공사 연대보증을 제공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설령 강남지역이 아니라고 해도 서울 전 지역, 과천 등 주거 인기지역은 평당가가 높은데다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중도금 대출이 쉽지가 않다. 최근에 분양한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이 총 575가구 중 128가구가 미계약분으로 나온 배경 역시 청약 당첨 이후 중도금을 마련한 여력이 되지 않는 수요자들이 계약을 포기하면서 이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거시적인 경제 관점에서 대출규제를 통해 가계부채를 조절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가계부채를 조절을 할 것인지 미시적인 관점에서 분배정의를 실현을 할 건지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며 “개인입장에서는 내 집 마련이 어렵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가계부채를 조절할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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