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13일 서울 소공동 더 플라자 호텔에서 미디어데이를 열어 스마트모빌리티 전략과 플랫폼 로드맵, 그 외 다양한 생태계 전략을 공개했다. 유료호출 서비스를 공개하는 한편 택시기사들의 반발을 사고있는 카풀 서비스를 합법적인 영역에서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택시업계와 긴밀한 논의를 하고 있다는 점도 밝혔다. 택시기사들도 카카오모빌리티의 설득에 마음을 열고있다는 뜻이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카카오택시부터 시작된 카카오모빌리티의 역사를 간단히 소개했다. 정 대표는 “교통이라는 말은 공급자 마인드”라면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통해 스마트모빌리티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공급의 유연성과 연결을 통한 데이터 확보,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이동경로를 찾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 정주환 대표가 미디어데이에서 전략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의 수요공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준비했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지난 2년 간 택시 호출은 2.5배 늘어난데 반해 활동 기사 수는 1.4배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12월20일 오전 8시부터 1시간 동안 카카오T 택시 호출을 보면 약 23만건에 달한 반면, 당시 배차가 가능한 택시(운행중 택시 제외)는 약 2만6000대 수준이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카카오모빌리티는 국토교통부, 서울시, 택시업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하는 한편 스마트모빌리티 포럼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했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서비스 공급 증대를 유도하기 위해 택시 기사회원을 대상으로 ‘포인트’ 제도를 운영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운행 실적과 운행 평가에 따라 환금 가능한 포인트를 지급하는 개념”이라면서 “적극적인 운행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많은 호출 요청에 응답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포인트 제도가 기사를 대상으로 하는 직접적인 리워드 방식이라면 호출기능의 다변화는 실질적인 변화시도로 볼 수 있다. 택시 호출기능 중 유료 기반의 ‘우선 호출’ 과 ‘즉시 배차’가 그 주인공이다. 금액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우선 호출과 즉시 배차는 유료 기반의 호출 서비스로 사실상 카카오모빌리티의 본격적인 수익화 모델로 보인다. 인공지능이 활용됐다.

정 대표는 “우선 호출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배차 성공 확률이 높은 택시에 우선적으로 호출 요청을 하는 방식이며, 즉시 배차는 인근의 비어 있는 택시를 즉시 배차해준다”면서 “지금과 같은 무료 호출 방식도 그대로 유지되며, 우선 호출이나 즉시 배차 기능을 선택해 배차가 성사되면 비용 결제가 이루어지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비즈니스 모델을 현실로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다”고 강조했다.

즉시 배차는 무료 배차와 비교해 2000원 이상의 요금이 추가된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일부 유료화 정책을 선언하며 국내 온디맨드 플랫폼의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질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상의 요금 인상을 두고 벌어질 수 있는 승객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 킬러 서비스의 등장도 필요해 보인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막기 위해 최근 인수한 카풀 서비스 럭시를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정 대표는 “카풀 서비스는 핵심 플랫폼의 보완재”라면서 “출퇴근 시간 몰리는 택시 호출을 감당할 수 없었지만 카풀이 보완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카풀에 반발하고 있는 택시업계와는 긍정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며, 택시업계가 카풀이 택시의 보완재라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자신감도 보였다. 정 대표는 “합법적인 틀에서 카풀 서비스를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의 말이 사실이라면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 위원회도 잠재우지 못한 택시업계의 카풀 비판을 무마하는 셈이다.

일본 재팬택시와의 협업을 통한 글로벌 전략과 카카오 T for Business 중심의 B2B 전략의 가치도 공개됐다. 지난해 11월 투자한 인공지능 기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마스오토'와의 협업을 통해 자율주행 생태계에 참여할 계획도 세웠다. 다양한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해 자율 주행 영역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자율주행 관련 조직을 구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오토노미스 모빌리티랩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처음으로 20명의 직원으로 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미디어데이를 통해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유료 배차 서비스, 카풀을 포함한 이동의 모빌리티까지 다양한 정책을 발표했다. 핵심은 유료화 정책이다. 일부에서 ‘카카오택시가 제대로 호출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사실상 유료 배차에만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지점을 넘어서는 한편 카풀을 통한 새로운 사용자 경험도 카카오모빌리티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정 대표는 “카카오드라이버 역시 택시와 마찬가지로 종사자와 이용자 양쪽이 느껴온 불편함을 해소하는데 주력해 왔다”고 밝혔다. 또 “대리운전 업계에 존재하던 불합리한 관행과 문제점들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리고, 이를 개선하는데 앞장서는 등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이바지 한 점에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싶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다양한 서비스들로 부터 나오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해 생활 속 연결을 혁신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