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회사 관련 부정 이슈가 발생했습니다. 메이저 언론은 그래도 조금 잠잠한데, 온라인 매체와 마이너 언론에서 연일 비판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틀린 팩트도 많고, 우선 취재를 하지 않고 써서 골치가 아픈데요. 그냥 무시하고 메이저 언론관리에만 집중하는 게 낫겠죠?”

[컨설턴트의 답변]

그 부정 이슈가 어떤 성격의 것인가에 따라서 경중을 둘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메이저’와 ‘마이너’ 언론이라는 분류는 어떤 기준으로 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예전에는 그래도 발행부수와 열독률 등 수치를 기준으로 마케팅 관점에서 메이저와 마이너 간 광고 단가를 달리 하기도 했는데요. 현재와 같은 온오프 통합 환경과 소셜미디어 시대에 과연 언론에 메이저 마이너라는 분류가 무 자르듯 가능한지 의문입니다.

그와 비슷하게 일부에서 ‘신문은 죽었다’는 외침도 나오는데요. 그런 주장도 위기관리 현장에서 보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현재 순수하게 생성되는 뉴스와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등에서 공유되는 뉴스들의 80~90%가 신문(프린트) 기사들입니다. 점차 방송 보도의 가시성이 강화되고는 있지만, 국내 뉴스 생산의 대부분을 신문 매체들이 책임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특히나 위기 시에 매체를 분류해서 영향력 있다와 영향력 없다로 분류한다는 것은 마치 비를 맞고 걸어오는 사람이 빗방울의 출처를 나누는 것과 같다 볼 수 있습니다. 왼쪽 어깨에 떨어진 물방울은 저쪽 큰 구름에서 내려온 것이고, 오른쪽 얼굴에 떨어진 물방울은 이쪽 구석의 작은 구름에서 떨어진 것이다, 이런 해석과 비슷합니다. 의미가 없습니다.

어떤 언론이 어떤 기사를 썼느냐에 있어서 ‘어떤 언론’이라는 기준보다 위기관리 매니저는 ‘어떤 기사’인가에 좀 더 주목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기사들이 원래 주된 타 기사를 복사해서 붙이기하는 형식으로 기사를 재생산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들 중 아주 일부는 새로운 팩트를 첨가하거나, 실제 취재 내용을 포함하거나, 전혀 다른 시각을 중심으로 꾸민 기사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차별적인 기사에는 더욱 주목을 해야 합니다.

그 기사를 다룬 매체가 마이너라 해도, 주목해야 할 기사는 주목해서 집중 관리해야 합니다. 마이너의 취재나 새로운 팩트 제시라고 해서 무시한다면, 자칫 더 큰 부정 이슈로 변질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마이너 매체라고 불리는 곳들도 자신들에 대해 기업에서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부정 이슈와 관련해서는 깊이 있게 다루려 하고, 오랫동안 반복해 다루려고 합니다. 당연히 더 많은 빗방울이 오랫동안 이어진다는 의미입니다. 위기관리 관점에서는 이런 우기가 계속되는 것이 절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지속되는 우기가 새로운 이해관계자들의 개입을 유도하는 결과로 돌아온 예 또한 매우 많습니다.

그래도 회사 차원에서 메이저와 마이너를 나누어 평시나 위기 시 분리 대응하려 한다면, 부정 이슈가 발생하더라도 이른바 마이너 언론에 대해서는 아파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무시하겠다 했다면 무시하면 될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문제입니다.

포탈에 자사의 이름을 쳐 매시간 확인하는 고위경영진들은 그리 관대하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투자자와 사모펀드 등 큰 영향력을 가진 쪽에서는 더욱 더 민감해 합니다. 영업일선에서 이 기사 때문에 영업 못하겠다는 탄원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홍보실에서 ‘이 기사는 마이너라서 가치가 없습니다’라고 주장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매체를 차별해서는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방법과 루트를 찾아서라도 필요한 관리는 해야 문제는 풀립니다. 평시 마케팅 차원에서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최대한 결과를 뽑아내기 위해서 메이저 마이너 놀이가 가능하겠지만. 위기관리 시에는 아주 위험하고, 의미 없는 놀이입니다. 위기관리는 사람이 합니다. 그 의미를 안다면 그런 차별이 위험하다는 생각에 또 다른 공감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