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허지은 기자] 지난 1월 국내은행의 대출 연체율이 소폭 상승했다. 금리 상승기를 맞아 연채채권 정리규모가 크게 감소한 가운데 신규 연체 발생액은 전월보다 큰 폭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 모든 대출 영역에서 연체율이 늘어난 가운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대출 연체율 격차도 전월보다 더 벌어졌다.

1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1월말 기준 원화대출 연체율 잠정치는 전월보다 0.06%포인트 내린 0.42%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로는 0.11%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은행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2월(0.36%) 사상 최저치를 찍은 뒤 1월 소폭 반등했다.

▲ 1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1월말 기준 원화대출 연체율 잠정치는 전월보다 0.06%포인트 내린 0.42%로 집계됐다. 출처=금융감독원

1월 대출 연체율은 신규연체는 늘고 연체채권 정리규모는 크게 줄어들면서 전월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신규연체는 1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6000억원 늘어난 반면 연체채권 정리규모는 5000억원에 그쳐 전월보다 2조4000억원이나 감소했다. 이로 인한 연체채권 잔액은 6조4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원 늘었다.

1월 연체채권 정리규모가 크게 줄어든 데에는 새 분기를 맞아 정리 효과가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12월의 경우 분기말 연체채권 소각의 영향으로 정리 규모가 큰 폭 늘었다”면서 “1월은 그에 따른 기저효과로 연체채권 정리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출 형태별로 보면 모든 대출 영역에서 연체율이 늘어난 가운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대출 연체율 격차는 전월보다 더 벌어졌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56%로 전월대비 0.09%포인트 상승했다. 기업 규모로 보면 중소기업은 0.59%로 전월대비 0.11%포인트 늘어난 반면 대기업은 0.44%로 전월대비 0.01%포인트 오르며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대출 연체율 격차는 0.12%포인트로 전월(0.05%)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25%로 전월대비 0.02%포인트 늘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전월대비 0.01%포인트 늘어난 0.18%를 기록했고 신용대출 등의 연체율은 0.42%로 전월대비 0.04%포인트 늘었다.

곽범준 금감원 은행감독국 팀장은 “1월 연체율은 연말 연체채권 정리효과가 없어지면서 전월대비 올랐으나 예년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곽 팀장은 “다만 향후 시장 금리 상승 등으로 경기민감업종을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