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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인사이드] 트럼프발 보호무역, 블랙스완이 될까?
김주신 한국경제교육원 이사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8.03.12  07:42:37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정책 불확실성이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유럽,일본 등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긴축의 고삐를 더욱 강하게 쥘 것을 예고하고 있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 행정부의 여러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시장 불안심리가 계속되고 있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정책 본격화, 3월 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 앞두고 긴축 속도에 대한 경계감 확대, 글로벌 경기지표 개선세 둔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 부과를 시작으로 보호무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이번 관세가 부과될 경우 1983년 이후 최초로 무역확장법 232조(국가안보 위협에 대응한 수입규제)가 적용되는 것으로 보호무역에 강화에 대한 트럼프의 의지가 재확인되었다. 올 상반기 중에는 지식재산권 침해결과 발표가 예정되어 있으며, 호혜세(reciprocal tax) 및 자동차에 대한 관세부과도 검토 중이다. 환율조작국 지정 이슈도 남아 있어 보호무역 이슈는 금융시장의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본다.

보호무역 정책은 약달러를 지속시키고 물가상승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트럼프가 보호무역에 대해 강한 의지를 표명한 만큼 금융시장의 약달러에 대한 신뢰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관세 부과 등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고, 자국 제조업 보호가 단기적으로는 성장세를 강화시킬 수 있어 보호무역으로 인해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가속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가 진짜로 목표로 하는 바는 무엇일까? 세제개편안 통과로 예산적자 확대가 불가피한 가운데 기축통화로서의 달러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역적자 축소가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무역적자가 축소되지 안는 이유는 내수증가에 따른 수입증가율이 수출증가율 보다 크기 때문이다. 즉 무역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의 인위적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고, 미국 무역적자의 50%의 기여도를 보이는 대중국 무역 적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문제는 보호무역 정책을 통해 트럼프가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지는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중국과 EU는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보복관세를 통해 대응할 수 있음을 시사했는데, 무역전쟁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 수출기업들의 부담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글로벌교역이 위축되면서 세계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리고 실질적인 소비여력 확대가 동반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입물가가 상승해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가속화되거나 비용증가로 자국 제조업 경쟁력이 오히려 약화된다면 미국 경기회복에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트럼프 무역정책은 향후 주식시장에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 미국이 상호 호혜세를 도입한다면 글로벌 교역분쟁으로 격화될 소지도 남아있다. 미국 수입비중이 높은 자동차,의료제품,IT,가전,의류로 무역분쟁의 범위가 확산된다면 무역분쟁이 물가와 글로벌 경제에 미칠 파급력은 커질 것이다. 미국의 수입물가 상승이 소비자물가 상승압력을 높이며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를 가속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당장 글로벌 경제/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지금까지 발표된 무역제재 품목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무역제재의 대상품목이 미국내 수입비중이 낮은 품목들 위주인 점을 감안하면 수입관세가 미국물가상승 압력을 높이는데까지 시차가 존재할 것으로 본다.

1994년 마라케시 협정을 거쳐 WTO가 창설된 이래 지난 30여 년간 글로벌 분업체계는 고도로 심화됐다. 또한 정보 통신의 발달에 힘입어 국제교역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이 빠르게 제거되고 있다. 그 결과 이제는 더 이상 어떤 나라도 세계경제와 괴리된 채로 존립할 수 없게 됐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가 내포하는 심각한 문제는 미국을 세계경제의 일부분이 아니라 독립적인 주체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입 철강제품 유입을 무차별 규제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미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보호주의는 역사를 되돌리지 못할 것이다.

미국경제는 통상정책에 대한 찬반 양론이 맞서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하게 될 것이다. 가장 큰 부작용은 경제전반의 후생이 저하되게 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손실을 대규모의 감세와 인프라투자로 만회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그러나 저축률이 극히 낮은 미국 경제의 특성상 여기에 필요한 자금의 상당 부분은 미국 외부에서 조달할 수 밖에 없다. 그 최종 결과물은 인플레이션과 정부 조달금리의 상승일 것이다.

향후 보호무역의 전개는 중국 및 독일 등 유럽국가의 반응과 대응이 보호무역의 흐름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이다. 중국은 미국에게 다시 세계 1위 수출국의 타이틀을 내주었고,위안화는 1년 반 동안 10% 절상시켰다. 지금까지는 미국이 원하는 리듬에 발을 맞춰준 셈이다. 보호부역 기조가 당장의 경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되나,주변국들의 대응을 계속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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