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를 대표하는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9일 나란히 갤럭시S9과 LG V30S를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MWC 2018을 통해 갤럭시S8 언팩을 기점으로 바람몰이에 나섰으며,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프리미엄 라인업 LG V30의 업그레이드 모델인 LG V30S로 방어전에 나서는 분위기다.

애플의 아이폰이 하반기에 출시되고 아직 샤오미와 화웨이의 프리미엄 라인업이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반기와 비교해 올해 상반기 스마트폰 시장은 갤럭시S9 초강세 분위기에서 물밑전쟁만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9의 가격이다. 공개된 국내 출고가가 해외와 비교해 다소 비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의 LG V30S도 비슷한 지적에 시달리고 있다.

▲ 갤럭시 스튜디오에 갤럭시S9을 체험하기 위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국내 소비자 11만원 더 비싸...LG V30과 달라진 것 무엇?

갤럭시S9의 가격은 64GB만 지원하며 출고가는 95만7000원이다. 갤럭시S9 플러스는 64GB 모델이 105만6000원, 256GB는 115만5000원이다. 이 자체로 교묘한 요금의 함정이 엿보인다. 모바일 기술이 발전하며 앱 용량이 증가하고 멀티 미디어 콘텐츠 트렌드에 따른 내부 용량을 고려해보면 64GB는 다소 부족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갤럭시S9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주로 구입하며, 많은 모바일 사용자 경험을 원하는 이들이다. 이들에게 64GB만 제공하는 갤럭시S9은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진다. 갤럭시S9 플러스도 마찬가지다. 64GB와 256GB만 있기 때문에 사실상 256GB를 원하는 사람들은 115만5000원을 지불하고 갤럭시S9 플러스로 몰릴 수 밖에 없다. 사라진 128GB 모델에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 갤럭시S9이 구동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다만 128GB를 제외하고 모델 라인업을 꾸리는 것은 최근 제조사들의 대세다. 그런 이유로 갤럭시S9에 128GB나 256GB를 지원하지 않고 갤럭시S9 플러스에 128GB 모델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비판의 날을 세우기는 무리가 따른다.

최근 문제가 되는 것은 국내 고객 역차별이다. 갤럭시S9 가격이 미국과 비교해 최대 11만원 이상 비싸게 책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갤럭시S9 기준으로 살펴보면 국내는 95만7000원이지만 미국은 84만6000원에 불과하다. 갤럭시S9은 국내에서 최초로 자급제 폰으로도 풀린다. 언락폰 기준으로 갤럭시S9 가격을 비교하면 국내 고객들은 미국 고객에 비교해 역차별을 받는 것이 맞다.

국내 고객 역차별 문제는 꽤 오래된 문제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갤럭시S9이 출시되는 2018년 현재도 이 문제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전자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각 나라별로 환율을 고려하는 한편 마케팅 전략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016년 출시된 갤럭시S7은 미국에서 '원 플러스 원'으로 풀렸다.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이 갤럭시S7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갤럭시S7 하나를 추가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벌이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 버라이즌의 갤럭시S7 원 플러스 원 행사 포스터. 출처=버라이즌

다만 삼성전자는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며 가격을 국가별로 다르게 책정하고 있으며, 이는 현지 사정을 고려한 특화 전략"이라고 설명하며 "단말기 공급가는 세계적으로 동일하지만 통신사들의 프로모션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고 해명했다.

삼성전자의 해명에도 갤럭시S9 출시와 동시에 국내 고객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설명대로 전 세계에 제공되는 단말기 공급가가 통신사들의 손을 거치며 프로모션이 더해지는 순간 가격 차이가 발생하나, 최종 출고가는 제조사가 정하기 때문이다.
일부 통신사 프로모션에 따른 가격 변동은 삼성전자의 설명이 맞지만 출고가 자체가 차이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갤럭시S9을 구입할 예정인 자영업자 원한주 씨는 "국내와 미국의 갤럭시S9이 동일한 스펙인데 자급제로 적용된다면서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갤럭시S9 국내 출시 당시 대부분의 언론에서 '갤럭시S9 국내 상륙'이라는 표현을 써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9은 국내 기업이 많은 제품인데 왜 상륙했다는 표현을 쓸까 의아했는데 이제 알 것 같다"면서 "삼성전자의 갤럭시S9은 국내 시장을 안마당이 아닌, 외부에서 상륙해야할 곳으로 이해하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 갤럭시S9이 구동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LG V30S를 둘러싼 가격 논란은 더 심각하다. 전작인 LG V30과 비교해 하드웨어의 변화가 거의 없음에도 가격이 껑충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업그레이드를 통해 다양한 소프트웨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는 설명이지만 실제 스펙이 달라지지 않았는데 가격 뻥튀기가 심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LG V30S의 출고가는 128GB 모델이 104만8300원이며 LG V30S 플러스 256GB 모델은 109만7800원이다. LG V30이 90만원대 가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이 상당히 비싸졌다. 스마트폰의 두뇌인 모바일 AP를 비롯해 대부분의 스펙이 LG V30과 비슷한데 가격은 10만원 이상 올랐다. 일각에서는 '갤럭시S9과의 경쟁을 포기했나'라는 지적도 나온다. 갤럭시S9 64GB 모델은 95만7000원이며 갤럭시S9 플러스 258GB는 115만5000원이다. LG V30S가 128GB를 지원한다지만 64GB의 갤럭시S9보다 더 비싸다.

▲ 모델들이 LG V30S 출시를 알리고 있다. 출처=LG전자

물론 LG V30S가 전작과 비교해 스펙이 다소 올라간것은 가실이다. 램이 2GB 더 늘어나 6GB가 되었으며 LG V30보다 저장공간이 모두 2배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 가격을 104만원부터 109만원까지 올린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LG전자는 하드웨어 스펙이 더 올라갔고, 인공지능 씽큐 도입이 있었기 때문에 LG V30S의 가격이 올라갔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LG전자는 상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 전략을 원점에서 고민하는 한편 LG V30S를 통해 허를 찌르는 전략을 준비했다. 그 중심에 공감형 인공지능이 있다.

LG전자는 LG V30S를 통해 소프트웨어 인공지능에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1년여 간 스마트폰 사용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을 분석한 결과 누구나 편리하게 쓰고 싶어하는 기능들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했다는 뜻이다. 특히 카메라 편의성을 높이는 ‘비전 AI’와 음성 인식 기능의 범위를 넓힌 ‘음성 AI’가 강화됐다.

▲ LG V30S의 공감형 인공지능 기술이 구동되고 있다. 출처=LG전자

비전 AI는 듀얼 카메라, 저왜곡 광각, 글래스 소재의 크리스탈 클리어 렌즈(Crystal Clear Lens) 등 기존 카메라 기술에 대폭 적용된다. 카메라로 사물을 비추면 자동으로 인식해 최적의 촬영 모드를 추천해주는 기능을 새롭게 선보이며 이미지 분석 전문 업체와 손잡고 사진 데이터를 1억 장 이상 분석해 1000여 개의 분석 알고리즘도 개발했다.

카메라로 촬영하면 피사체의 정보 검색, QR 코드 분석, 관련 제품 쇼핑까지 가능한 사물 인식 기능도 적용된다. 어두운 곳에서 기존보다 최대 2배까지 밝게 촬영할 수 있는 저조도 촬영 모드도 처음 선보이며 외부 환경의 밝기를 분석하는 조도센서를 사용할 때보다 실제 촬영했을 때 볼 수 있는 화면을 분석하기 때문에 훨씬 세밀하게 밝기를 조절할 수 있다.

음성 AI 기술은 음성 인터페이스 기술 강화에 방점이 찍혔다. 구글 어시스턴트에서 LG만의 편의 기능을 음성으로 명령하면 실행해주는 음성 명령어를 23개에서 32개로 크게 늘린다.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는 LG전자의 카메라 기능을 음성으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소프트웨어 기술 발전과 더불어, LG V30S가 LG V30 모델의 최상위 라인업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약간의 하드웨어 폼팩터 업그레이드와 인공지능 기술 탑재, LG V30 라인업의 확장 등을 고려해 LG V30S의 올라간 가격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LG전자 주장이다.

문제는 이러한 주장의 현실성이다. LG전자가 인공지능 씽큐를 탑재한 LG V30S를 출시하면서 기존 LG V30에도 동일한 인공지능 업데이트를 단행하는 장면이 묘하다. LG V30에서 인공지능 씽큐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으면 LG V30과 LG V30S의 차이는 더욱 좁아지며 그와 비례해 가격 차이에 대한 비판을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현재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LG V30은 약 4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10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LG V30S를 구입하는 것 보다 '굳이 V 시리즈를 원한다면' 중고로 LG V30을 구입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받는 것이 유리하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기기에 약간의 스크래치가 있고 램과 저장용량에 대한 호불호만 감내한다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 LG V30S를 구입하면 제공되는 많은 사은품들. 출처=LG전자

쏟아지는 프로모션...차라리 출고가 내려라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이 100만원을 넘기는 시대다.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통신사를 압박할 것이 아니라 통신비와 합산되어 나오는 단말기 출고가를 잡아야 한다는 말도 나오는 가운데, 갤럭시S9과 LG V30S의 사전구매 혜택에 따른 사은품과 할인이 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일반적으로 상당한 금액의 사은품과 할인이 진행되고 있으며, 차라리 호불호가 갈리는 사은품과 할인 대신 출고가를 내려야 한다는 비판이다.

갤럭시S9 플러스를 보면 덱스패드, 화면 수리비 50% 지원, 티빙과 엠넷 6개월 이용권, 왓챠플레이 3개월 이용권 등 사전구매 혜택으로 엄청난 서비스가 제공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9에서 중고폰 매입 우대 서비스도 준비했다. 갤럭시S9을 구입하려는 사람이 구형 단말기를 반납할 경우, 중고가 대비 최대 10만원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삼성 디지털 프라자, 하이마트, 전자랜드 등의 대형 유통 매장에서 갤럭시S9을 구입할 경우 현장에서 중고 단말기를 반납해 바로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온라인에서는 웹사이트를 통해 구매 인증과 개인 인증을 거친 뒤, 택배를 통해 단말기를 반납하면 된다. 이 모든 혜택을 더하면 최소 40만원이다.

LG V30S도 만만치않다. 선착순 3000명에게 구글 VR 기기를 제공하며 음원 서비스, 게임 아이템 등 풍성한 혜택을 준비했다. 심지어 LG 프라엘 듀얼 모션 클렌저와 무선 이어폰 LG 톤플러스 중 하나를 받을 수 있다. LG 프라엘 듀얼 모션 클렌저는 손보다 최대 10배 더 깨끗하게 세정할 수 있는 클렌징 기기다. 새로운 LG 톤플러스는 이어폰 후면부의 휠을 돌려 베이스 기능을 켜면 파워풀한 저음을 구현한다. 메탈 소재 진동판으로 왜곡 없이 깨끗하고 자연스러운 고음도 강점이다. 이 모든 혜택을 더하면 최소 50만원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제공하는 사은품과 할인을 출고가 하락에 사용하면 약 50%의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물론 사전구매 혜택이기 때문에 반짝 프로모션의 일환이지만, 너무 과하다는 비판이다.

여기에 각 통신사들의 혜택을 더하면 가격은 더 내려간다. SK텔레콤은 갤럭시S9 구매 고객이 향후 신규 갤럭시S와 노트 시리즈로 교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T갤럭시클럽S9 2종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KT는 단말기에 대한 고객 부담을 낮추기 위해 갤럭시S9 출시와 함께 할인 프로그램인 ‘카드 더블할인 플랜’을 선보였다. 프리미엄 슈퍼할부 현대카드와 프리미엄 슈퍼DC KB카드로 갤럭시S9을 구매하면 이용 실적에 따라 2년간 최대 96만원의 통신비 할인(통신비 자동이체 시)을 받을 수 있다.

갤럭시S9에 최적화된 데이터 선택 87.8 요금제를 최대 반값인 4만원대에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지원되며 갤럭시S9 체인지업도 출시됐다. 갤럭시S9 체인지업은 12개월 후 사용 중인 갤럭시S9 반납하고 최신 갤럭시로 기기 변경 시 출고가의 최대 50% 보상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4월 출시된 갤럭시S8 체인지업에 가입한 고객도 갤럭시S8 출고가의 최대 50%를 보상 받아 갤럭시S9으로 기기변경이 가능하도록 돕기도 한다.

LG유플러스는 갤럭시S9 구매고객이 12개월 또는 18개월 이후 사용하던 기기를 반납하고 신규 출시하는 갤럭시 시리즈로 기기 변경하면 출고가의 최대 50%, 40%를 보장받을 수 있는 ‘S9 중고폰 가격 보장 프로그램 12개월형’과 ‘S9 중고폰 가격 보장 프로그램 18개월형’도 출시한다. 제휴카드 혜택도 풍성하다. 통신사 중 유일하게 제공하는 NH올원 LG U+카드를 통해서는 고객이 전월 실적 70만원 이상 사용 시 24개월 간 최대 55만 2000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LG U+빅팟 PLUS 하나카드는 자동이체 등록만으로 전월 실적 30만원 이상 사용 시 24개월 간 최대 40만 8000원을 지원 받는다. 이들을 모두 기계적으로 더하기는 어려워도, 제조사와 통신사의 혜택을 잘 활용하면 초저가에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통신사는 프로모션의 단계이기 때문에 차치한다고 해도, 제조사가 제공하는 혜택을 줄여 단말기 가격을 내리는 일은 불가능할까? 사전구매 혜택에 해당되는 이들만 한정해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각 제조사의 높은 출고가, 풍성한 사은품 전략은 철저한 마케팅 로드맵이다. 출고가를 올려 프리미엄의 가치를 더하는 소위 베블렌 효과를 노리는 한편, 사전판매 후 일반판매로 돌아선 후 그 자체로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은품도 대부분 '재고'용이며, 재고용이라도 마케팅이 풍성해지면 '이슈몰이'에도 좋다.

▲ KT 갤럭시S9 1호 개통자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KT

가격 논란을 떠나..당신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
갤럭시S9과 LG V30S를 둘러싼 가격 논란이 벌어지는 가운데, 가장 합리적인 구매를 위한 확실한 팁은 역시 지원금이다. 어떤 지원금이 유리할까? 이제는 전국민 상식이 된, 일괄지급되는 보조금보다 무조건 25% 약정할인으로 가야 한다.

갤럭시S9의 통신사 최대 공시지원금은 LG유플러스의 6만원대 요금제 기준 18만1700원이다. SK텔레콤이 13만5000원이고 KT는 12만5000원이다. 출고가에 25% 약정할인을 적용한 결과와 비교하면 할인되는 금액이 약 20만원 차이가 난다. LG V30S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공시지원금이 10만원 대 중반에 머물러있기 때문에 약정할인을 받는 것이 100% 유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신사의 공시지원금은 다른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출시되기 전까지 대동소이하다.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것. 무조건 약정할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