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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앤북] “일본 학자가 본 한국 사회… 오로지 ‘도덕성’”
최혜빈 기자  |  choi0309@econovill.com  |  승인 2018.03.10  09:00:00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 오구라 기조 지음, 조성환 옮김, 모시는사람들 펴냄

[이코노믹리뷰=최혜빈 기자] 저자 오구라 기조 교토대 인간·환경학연구과 교수는 지난 1988년부터 8년간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한국철학을 공부했다. 대표 지한파(知韓派)로서 한국을 잘 아는  그는 이 책에서 한국 사회와 문화를 외부인의 눈으로 설명한다.

조선시대의 통치 이념인 성리학(性理學)은 유학의 한 종류로, ‘리(理)’와 ‘기(氣)’라는 두 개념으로 인간과 사회와 우주를 설명하는 게 특징이다. ‘리’가 도덕과 이념을 의미한다면, ‘기’는 욕망과 현실을 의미한다. 성리학에서는 현실이 이념에 따르고 욕망이 도덕의 인도를 받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리와 기의 기준으로 한국 사회를 분석한다. 처음부터 ‘한국은 도덕 지향적인 나라’라고 공언하는데, 여기서 ‘도덕 지향적’과 ‘도덕적’인 것은 다르다고 선을 긋는다. 즉 도덕 지향성이란 사람의 말과 행동을 도덕 개념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저자의 시각에서 한국 사회는 '화려한 도덕 쟁탈전을 벌이는데, 한국 특유의 역동성·스릴·흥분이 여기서 유래한다고 말한다.

그는  “운동선수도 연예인도 심지어 범죄자까지도, 하나같이 공적인 자리에서 도덕을 외치면서 자신이 얼마나 도덕적인지를 납득시켜야 스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책에는 한국인의 ‘도덕 지향성=리 지향성’에 기초한 흥미로운 인간관계도가 제시돼 있다. ‘나’를 중심으로 ‘님’과 ‘놈’이 배치돼 있고, ‘나’와 대등한 사람으로 ‘너’가 있다. 이 관계도에 따라 한국인이 사고한다는 것이다. ‘나’에게 ‘님’은 존경하는 윗사람, 존중하는 대상이고 ‘놈’은 그 반대 개념, 경멸할 상대를 뜻한다. 놈이란 ‘탁한 기’에 의해 리, 즉 도덕성이 흐려진 사람인 것이다.

한국 일상 회화에서 흔히 ‘우리’라는 표현이 쓰인다. 나와 무관하지 않은, 나와 관계 있는 범주에 속하는 우리라는 개념은 격언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에 잘 드러나 있는데, 이를 다른 말로 하자면 ‘기가 응집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가 된다.

따라서 우리 공동체에서는 예의가 중시된다. 한국인은 공동체 안에서는 상하 관계를 따져 예의를 지키지만, 우리가 아닌 남에게는 이 개념이 해당되지 않는다. 저자는 이를 다음과 같은 예로 설명한다.

“어떤 한국인이 길이나 전철 안에서 다른 사람의 발을 밟아도 모른 척했다면 다른 사람은 ‘남’이기 때문에 예의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예의를 적용하는 순간 ‘남’은 ‘우리’의 일원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우리가 해외에 나갔을 때, 한국에서 통용되는 문화와 다름을 느끼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정확히 어떤 점이 다른지 생각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나와 남, 우리를 중심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이유를 성리학으로 풀어 설명한다. 부제는 ‘리(理)와 기(氣)로 해석한 한국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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