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미국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에게 26억 달러(약 2조7000억원) 규모의 보상금을 주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9일 전했다.

블룸버그는 테슬라의 주요 주주들이 오는 21일 열리는 특별회의에서 머스크에게 26억 달러 보상금을 주는 이사회의 지급안을 지지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사회가 제시할 보상 조건은 머스크가 앞으로 10년 더 회사를 맡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가 성장목표 달성에 성공하면 파격적 스톡옵션을 지급하고, 그렇지 못하면 한 푼도 주지 않는 식의 보상 체계를 마련했다.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가 590억달러(63조원) 수준인 테슬라의 시가총액을 10년 동안 10배가 넘는 6500억달러 수준에 도달하면 주식 1%에 해당하는 168만 주를 스톡옵션으로 지급하는 보상 패키지를 내걸었다.

테슬라의 주요 주주인 베일리 기퍼드(Baillie Gifford) 투자편드는 블룸버그를 통해 “머스크 체제하에 테슬라는 뛰어난 성장을 거듭해왔다”면서 “에너지 시장 발전에 따라 앞으로 더 많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로우 프라이스그룹(T. Rowe Price)은 성명을 통해 “테슬라 사업 구조가 장기적인 성격을 띠고 항상 독특한 도전을 제시하지만, 이사회 결정은 올바른 방향”이라고 말했다.

베일리 기퍼드는 테슬라 지분 7.6%, T.로우 프라이스그룹은 지분 6.4%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머스크는 테슬라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테슬라 주식 160만주를 보유한 론 배런(Ron Baron) 배런캐피탈 CEO는 블룸버그와 통화에서 “테슬라 협력 업체들은 그를 반대하고 있으며, 딜러부터 노조까지 모두가 그를 맞서고 있다”면서 “그러나 테슬라가 성공하는 유일한 이유는 일론 머스크 때문”이라며 보상안에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테슬라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 루이스(Glass Lewis)는 “보상안이 너무 파격적이다”라면서 주주들에게 이사회의 제안을 거부하라고 공식 권고했다.

한편 테슬라 이사회의 보상금 방안이 발표 전날 테슬라 최고회계책임자(CAO)인 에릭 브랜더리즈가 회사를 떠났다. 브랜더리즈는 2016년 10월 테슬라에 합류했다. 테슬라에 있기 전에는 선파워에서 6년간 근무했다. 브랜더리즈 사퇴 이전 제이슨 존(Jason John) 재무책임자(CFO)도 퇴진했다.

앞서서는 글로벌 판매 및 서비스 부문 대표 존 맥닐(Jon McNeill)과 사업개발 부사장 디아르무이드 오코넬(Diarmuid O'Connell), 배터리기술 부문 이사 커트 켈티(Kurt Kelty) 등 이들은 모두 지난해 테슬라를 떠났다

테슬라의 2017년 4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4% 늘어난 32억9000만달러(3조6000억원)로 집계됐다. 그러나 분기 순손실은 6억7540만달러(7338억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16년 같은 기간 순손실은 1억2130만달러(1318억원)였던 것을 고려하면 5억달러 이상 손실이 늘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