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집값은 노선 따라 간다는 말이 있다. 교통여건이 좋아질수록 집값 역시 같이 상승한다는 의미다. 지하철 노선 확충 및 도로 신설이 집값에 대형 호재로 작용하는 까닭에 동네마다 노선 유치에 열을 올린다.

실제 역세권 아파트와 그렇지 않은 아파트만을 비교해 봐도 알 수가 있다. 부동산114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역세권 아파트는 비역세권보다 5800만원이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도심과 여의도 및 강남 업무지역을 연결하는 지하철 노선일수록 역세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분당선의 경우 역세권 아파트 가구당 평균 매매가격은 9억9958만원으로 나타났다. 가장 비싼 노선은 최근에 개통한 경강선이다. 경강선 역세권 아파트의 경우 매매가격이 평균 10억170만원으로 21개 지하철 노선 중 가장 비싼 값을 기록했다.

이처럼 최근 동계올림픽을 기준으로 경강선이 연결되고 GTX(광역급행철도)의 노선 확정 소식과 SRT(민간고속철도) 등이 이슈화되면서 부동산 시장 역시 꿈틀거리고 있다. SRT는 ㈜SR이 운영하는 수서발 민간 고속열차다. 지난 2016년 12월 개통해 수서~부산, 수서~목포까지 운행되고 있다. GTX의 경우 수도권 전역을 1시간 내에 연결할 수 있는 수도권광역 급행철도다. 고양 킨텍스~동탄신도시, 인천 송도~청량리, 의정부~군포·금정 총 3개 노선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최근에 포스코건설을 사업자로 선정한 신안산선의 경우 여의도역에서 송산역을 이을 예정인 광역철도 노선이다. 올해에는 상반기 내 소사원시선이 개통한다. 대표 수혜지로는 시흥시 대야동이 꼽히고 있다. 이외에도 ‘포항-영덕-울진-삼척’을 연결하는 동해선이 개통하며 옥산오창고속도로와 부산외곽순환도로 등도 개통된다.

이 중 GTX A노선이 3개 노선 중 처음으로 본격적인 사업 착수에 들어가면서 인근 아파트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분당의 경우 1년 동안 집값 상승률은 줄곧 1%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3.3㎡당 평균매매가격이 1795만원에서 1864만원으로 3.84% 증가했다. 파주는 그동안 교통 불모지라고 불렸던 만큼 새 아파트 분양권에 프리미엄이 붙었다. 오는 4월 입주 예정인 ‘운정신도시 롯데캐슬 파크타운2차’ 전용면적84㎡는 지난해 말 4억1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 2월 4억500만원에 거래됐다. SRT가 지나가는 단지 아파트값 역시 가격이 올랐다. SRT가 개통된 지난 2016년 SRT 수서역과 가까운 서울 강남구 수서동 일대 아파트 가격은 일제히 높아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수서동 삼익아파트 전용면적 60㎡는 개통 이전 5억7500만원에 거래됐지만 개통 이후 6억8000만원으로 1억원 이상 뛰었다.

지난 2013년 한국지역개발학회지에 게재된 ‘지역과 개별 교통환경 요인의 상호작용 효과가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연구’에 따르면 지하철 교통은 주택가격을 높게 형성시키는 역할이 더 크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정부의 규제가 심해지면서 주택시장에 대해 불안감이 있지만 규제 시행 이후에도 이들 개통지역 주택가격의 하락 가능성은 낮고 하락 이후 회복기에는 수요가 빨리 증가해 다른 지역들에 비해 두드러진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강남에 맞서 교통과 최첨단 시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청량리와 신림·봉천 일대에 들어선다. 천지가 개벽하는 이 일대를 집중 조망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