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황진중 기자] 삼성SDS가 강력한 IT 기술을 바탕으로 물류에 블록체인을 더하는 실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나아가 이커머스 물류 사업 확대에 나서는 한편,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적극 동원해 스마트 물류 사업을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삼성SDS는 8일 스마트 물류 데이를 열어 사물인터넷과 블록체인, 이커머스와의 연결을 선언했다.

홍원표 삼성SDS 대표는 이날 스마트 물류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해외 물류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삼성SDS는 각 지역마다 포인트를 구축해 적극 대응하고 있으며 첼로를 중심에 둔 물류 서비스를 중심으로 빠르게 플랫폼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면서 “삼성SDS의 경쟁력을 확실히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 홍원표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출처=삼성SDS

임익순 전략사업팀 부장은 삼성SDS의 인공지능 기반 풀필먼트 센터(Fulfillment Cente) 운영을 설명했다. 임 부장은 “유럽은 소규모 매장들이 연합해 산재해있는 분산유통 구조가 많다”면서 “매장별로 창고가 산재되어 있어 재고나 효율적인 관리가 어렵다”고 말했다.

임 부장은 “유럽에 제안한 것이 인공지능 기반 풀필먼트 센터”라면서 “3년의 현장 데이터를 모아 날씨와 마케팅 등 30개의 영향인자를 도출한 후 9개 판촉방식을 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삼성 SDS는 인공지능 브라이틱스가 내장된 첼로 디멘드 센싱을 사용해 독일의 500개 매장에 적용 중이다.

이를 통해 재고 수요예측이 어려운 유럽에 인공지능 기반의 풀필먼트 센터를 도입해 판매수요를 예상하고, 이에 맞는 재고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다. 머신러닝과 빅데이터 등 초연결 ICT 기술이 없으면 구현될 수 없는 솔루션이다.

임 부장은 “독일에서 숙련된 영업사원이 TV 판매를 예측하며 9만8000대를 말했으나 첼로 디멘드 센싱은 12만6000대를 예측했다. 결과는 12만4000대”라면서 “높은 수치의 정확도를 자랑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삼성SDS 물류 커버리지가 보이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첼로 플랫폼을 총괄하는 장인수 상무는 블록체인과 물류의 변화를 설명했다. 장 상무는 “지난해 해외물류블록체인 컨소시엄을 주도했으며, 총 38개 회사가 참여하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면서 “올해는 블록체인 기술을 전면에 내세워 물류 비즈니스에 접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상무는 삼성SDS의 물류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삼진어묵의 사례를 들어 새로운 물류 비즈니스 가능성을 공개했다. 장 상무는 “원산지 조업과 연육 가공, 수출입, 어묵 생산, 유통, 판매의 전 과정을 블록체인으로 투명화했다”면서 “소비자들은 삼진어묵의 제조부터 유통, 라스트 마일을 아우르는 전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 이력관리가 중앙집중화 방식으로 국가명이나 단순한 이력관리 공개에 머물렀다면, 삼성SDS와 협력한 삼진어묵은 제품의 입출고 현황과 창고 온도, 심지어 원재료 투입량까지 세세하게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 삼진어묵의 제품을 블록체인으로 확인하는 장면.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 삼진어묵의 제품을 블록체인으로 확인하는 장면.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실제로 삼진어묵 상품에 찍힌 QR코드를 별도의 앱으로 구동하자 제품의 이력이 자세하게 나오는 것이 확인됐다.

삼성SDS가 마련한 별도의 쇼룸에서도 블록체인을 도입한 새로운 물류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에어카고트래킹, 데이터로거 등 다양한 기술을 바탕으로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이력관리 시스템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저녁식탁에 올라온 고등어 구이의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고등어가 어디에서 잡혀 어떻게 이동했으며, 창고의 온도보관상태와 유통 플랫폼 이동 궤적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삼성SDS는 판교 본사에서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GCC(글로벌 콘트롤 센서)를 통해 모든 과정을 조율한다.

다양한 장치도 마련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한 장치다. 삼성SDS는 쇼룸을 통해 컨테이너에 부착하는 사물인터넷 기기를 공개했으며, 이를 통해 제품의 생산과 이동을 자세하게 기록했다. 삼성SDS는 “물류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면서 보험사들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SDS의 물류 사업은 블록체인보다 사물인터넷 기술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초연결 인프라를 통해 제품의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기술이 핵심이며, 블록체인은 이를 위한 일종의 보조재로 작동하는 분위기다. 삼성SDS는 “아직 사물인터넷 기술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맞다”면서도 “이미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물류의 변화는 입증되었기 때문에, 올해는 블록체인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겠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원산지 확인에 따른 소비자 안심에 방점을 찍은 대목도 의미심장하다. 분산형 장부기술을 기본으로 하는 블록체인이 지나치게 제한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김형태 삼성SDS 부사장은 “세계적인 해운사인 머스크도 IBM과 협약을 맺고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하지만, 실제 상용화에는 3년을 예상하고 있다”면서 “블록체인의 다양한 활용을 고민하고 있으며, 조만간 중국 보아오 포럼에 참석해 물류 블록체인 기술의 다양한 활용방안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이앤 상무는 이커머스와 물류의 만남을 강조했다. 김 상무는 “셀러가 있는 이커머스 업체와의 협력, 그리고 이커머스에 특화된 통합 물류 아웃소싱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이커머스에 블록체인 물류를 도입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IT에 기반을 둔 회사라는 말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정의했다. 다만 물류의 영역에 진출하며 ‘IT로 물류를 변화시킨다’는 점도 명확하게 했다. 사물인터넷 기술을 통해 물류의 실시간 추적과 개방성을 꾀하는 한편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통한 수요예측, 창고 관리와 라스트마일 전반에 인프라를 확장시키겠다는 뜻도 밝혔다.

▲ 3D 스캔으로 화물을 측정하는 장면이 구동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큰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놓치기 쉬운 디테일도 잡아내는 장면도 보여줬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마트 창고 관리 솔루션이다. 지게차가 화물을 옮길 때 사용하는 발판, 즉 팔레트 작업이 어렵다는 것에 착안해 3D 스캐너로 화물을 측정한 후 데이터베이스로 넘겨 분석한 다음 최적의 효율로 지게차의 운행과 화물차 수요를 예측하는 솔루션이다. IT에 기반을 둔 삼성SDS의 실험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