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WorldPost illustration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최근 스페이스X의 팔콘 헤비(Falcon Heavy) 로켓 발사 성공은, 오랫동안 국가 정부 영역으로 간주되어 왔던 무대에 효율적이고 혁신적인 민간 플레이어들이 제대로 진입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우주 공간에서의 국가간 경쟁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에서는 오히려 그 경쟁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중국이 우주 개발 역량을 과시하며 앞서가는 가운데 인도와 일본이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보도했다.

인도와 일본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지난 10년 동안 크게 성장했다. 지난 9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양국간 관계에서 우주 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구 관측, 위성 탐사, 우주 과학 및 달 탐사 등의 분야에서 양국의 우주기구 간의 협력이 돈독해지고 있음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두 달 후 일본 우주항공개발 연구소(JAXA)는 "인도와 일본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우주 개발 분야를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 월에는 JAXA와 인도 우주연구소(ISRO)는 올 3월에 시행하는 ‘달 극지 탐사’(lunar polar exploration) 임무를 공동 연구하기로 합의했다. 이 연구는 달의 표면에 원격 조종 차량을 착륙 시켜 샘플을 수집해 지구로 다시 가져 오는 공동 탐사로 이어질 것이다.

인도와 일본은 모두 과거에 성공적인 달 탐사 임무를 수행했지만, 궤도에 진입한 인공위성을 통해 달을 연구했을 뿐, 아직 우주선을 보내 달 표면에 착륙 시키지는 못했다. 또 양국 모두 지난 10년 동안 달 탐사를 거의 하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중국이 2007년과 2014년 사이에만 네 차례나 달 탐사 임무를 수행하면서 중국의 기술적 우위가 아시아의 전략적 균형에 큰 영향을 미침에 따라 인도와 일본이 압박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중국을 따라 잡기위해 두 나라는 총 상금 3천만 달러(320억원)가 걸린 구글이 주관하는 달 탐사 경진대회인 구글 루나 엑스 프라이즈(Google Lunar X Prize)에 인도-일본 공동 달 탐사 미션으로 참가해 최종 결선에까지 올랐다. 인도의 민간 우주항공사 ‘팀인더스’(TeamIndus)는 일본의 ‘팀 하쿠토’(Team Hakuto)가 개발한 탐사선을 자신의 우주선에 탑재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구글 루나 엑스 프라이즈는 우승자 없이 끝나게 됐다. 어느 참가팀도 2018년 3월 31일까지인 발사 기한을 지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 출처= lunar.xprize.org

인도에서도 민간 우주연구기관이 출현한 것은 이 분야가 매우 활발하고 흥미진진하게 발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팀인더스의 달 탐사 임무는 취소되었지만, 여전히 가까운 미래에 상업화를 목표로 위성 버스와 태양광 드론이라는 두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팀인더스의 설립자 라훌 나라얀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투자 관점에서 본다면, 홀로 설 수 있을 만큼 안정화될 때까지 3년에서 5년 정도의 걸릴 것입니다. 현재 우리가 제품을 만들도록 돕는 리스크를 감수할 만한 투자자들을 찾고 있습니다. 올 연말까지는 우리가 하는 일에서 수익을 창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시아에서 우주 경쟁이 점차 커져가는 것은 지역의 지정학적 경쟁이 확대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중국의 부상과 이로 인한 전략적 불확실성이 특히 인도와 일본을 자극함에 인도-일본간 전략적 협력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인도와 일본 두 나라 사이에는 직접적인 갈등의 역사는 없었지만, 두 나라는 전 세계가 양분되었던 냉전 시대에 서로 반대편에 있었다. 일본과 미국이 공식적으로 동맹 관계에 있었던 반면, 인도는 소련 측에 크게 기울어져 있어 두 나라는 수십 년 동안 우호적이긴 했지만 냉담한 관계였다. 그러나 중국의 부상은 두 나라에 영향을 미쳤고, 이것이 해양 안보와 해상 통신라인의 보호 같은 많은 글로벌 이슈에서 인도-일본 연합을 이끌어 낸 것이다.

우주 개발에서의 경쟁 강도가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은 한편으로는, 미국의 스페이스X, 아마존, 보잉, 시에라네바다 같은 기술 및 군수 회사들,  구글 루나 엑스 프라이즈에 참여한 미국의 '문 익스프레스'(Moon Express), 이스라엘의 '스페이스 IL' 같은  16개 민간 회사를 포함한 민간 플레이어의 수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한 것이다. 오늘날 우주 공간은 냉전 시대처럼, 지구상에서 전략적 경쟁의 또 하나의 영역이 되었다. 이것은 냉전 시대 이후 다시 달에 가려는 경쟁과 광물 탐사 및 자원 추출을 위해 달과 소행성을 탐험하기 위한 경쟁이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임을 의미한다.

아직 미국이 이 영역에서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중국이 빠른 속도로 따라 잡고 있다. 새로운 전략적 협약으로서 러시아와 중국 간의 활발한 전략적 파트너십이 더욱 힘을 받으며 가속화 될 것이다. 민간 플레이어들이 우주 경쟁에 새로운 차원을 가져오고는 있지만, 국가 프로그램은 여전히 오래 전부터 지속되어온 강력한 중요성을 띠고 추진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지정학적 경쟁이 격렬해짐에 따라 아직까지는 우주 공간에서 정부 주도의 노력이 민간 탐사 원정을 압도하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