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양인정 기자]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의 품질 조작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고베제강이 최고경영진을 경질하고 관련자 징계에 들어갔다.

고베제강은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알루미늄 제품의 데이터 변조 문제에 대한 책임으로 가와사키 히로야(川崎博也) 회장겸 사장과 알루미늄 구리영업부 부문장인 가네코 아키라(金子明副)사장이 내달 1일부로 사임한다고 발표했다고 니혼게이자 등 복수의 일본 언론이 일제 보도했다.

또 불량제품을 납품한 회사 163곳이 추가로 드러나, 고베제강이 불량제품을 납품한 곳은 총 688곳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가와사키 사장은 이날 "고객 등 많은 분에게 폐를 끼친 책임이 무겁고, 사임은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가와사키 사장과 가네코 부문장은 6월 주주 총회에서 이사직도 사임할 예정이다. 회사는 후임 사장을 가까운 시일에 이사회를 열고 결정할 예정이다.

고베 제강은 이날 외부 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고베제강은 제품의 시험 데이터가 납품회사가 요구하는 사양에 못 미치는 경우에 이 데이터를 변조했고 시험을 실시하지 않은채 데이터를 날조했다. 이 같은 부정은 1970년대부터 이뤄졌다.

조사과정에서 잘못된 메뉴얼이 있었던 것도 밝혀졌다. 회사는 알루미늄 구리 사업 부문에서 3명의 임원이 비리를 미리 알고 있었으며, 2명의 전직 임원은 임원 취임 이전에 부정행위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정행위를 미리 알고 있었던 3명의 임원 중 2명은 6일 자로 퇴임하고 1명은 3월부터 4개월 동안 임금의 80%를 감봉 처분했다. 회사는 이 밖에 외부 및 감사 등 위원을 제외한 모든 이사에 대해 3월부터 4개월간 기본 보수의 10%에서 50%를 반납하도록 처분했다. 또한 부정에 관여한 전직 임원 2명에 대해 행위 당시 급여의 일부를 자진 반납하도록 요구했다.

아울러 조사 결과, 고베 제강의 기계 사업 부문 외에도 신코모카(神鋼真岡)종합서비스, 신코조우키(神鋼造機)등 그룹 5개사에 강도 시험 데이터를 변조해 납품하는 등의 부정이 새롭게 밝혀졌다. 다른 그룹 회사에서 추가로 밝혀진 비리를 포함하면 불량 제품을 받은 회사는 163개에 이른다.

보고서는 수익 편중의 경영과 낮은 준법 의식 등을 부정의 원인으로 꼽았다. 

1905년에 설립한 고베제강은 1911년 주식회사로 전환한 일본의 철강회사다. 고베 제강은 지난해 자사가 제조한 알루미늄과 구리제품의 품질 데이터와 필수 검사과정을 생략하는 등 10년 이상 조작과 부실 테스트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파문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