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매 중단이 예상되는 토요타 '아벤시스' 2017년형. 사진=토요타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일본 토요타 자동차가 5일(현지시각) 유럽에서 디젤차량 판매를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요한 반 질(Johan van Zyl) 도요타 유럽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개막한 ‘2018 제네바 모터쇼’에 앞서 “토요타 디젤차는올해부터 단계적으로 판매 중단에 나설 것”이라면서 “새로운 디젤 기술개발을 중단하고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토요타의 디젤 판매 중단 방침은 서유럽뿐만 아니라 러시아, 터키 등 유럽 전역에 실행된다.

도요타는 그러나 ‘랜드크루저(Land Cruiser)’와 ‘하이럭스(Hilux)’ 등 대형 4형 상용차는 판매를 지속할 계획이다. 토요타는 이날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하는 신형 ‘오리스’에도 디젤을 빼고 하이브리드는 기존형과 고출력형의 2종류를 추가했다.

토요타는 유럽에서 디젤 승용차로 아벤시스(Avensis), 코롤라(Corolla), 라브4(RAV4) 등을 판매하고 있다. 

토요타가 디젤차 판매 종료를 선언한 것은 유럽 각 도시의 디젤차 운행 금지 영향이 컸다. 독일 연방행정법원은 지난달 27일  노후 디젤자동차의 운행을 지방자치단체가 임의로 중지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판결은 대기오염이 심할 경우 지자체가 특정 기간을 정하고 자체적으로 디젤 차량의 운행 금지를 결정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독일 연방정부는 2030년 화석연료차를 퇴출시킨다는 방침이다.

이탈리아 로마와 프랑스 파리는 2024년부터 디젤차의 도심 진입을 금지한다고 공표했다.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디젤뿐 아니라 휘발유차 등 모든 화석연료차의 판매를 금지할 방침이다.

유럽에서는 유해물질 배출규제를 충족하기 위한 배기가스 정화장치 등의 설치로 디젤차 가격이 계속 오르는 추세다. 또 유럽 각 도시가 검토 중인 디젤차 시내진입 금지조치로 디젤차 판매가 하락하고 있다. 

토요타의 판매도 타격을 받았다. 도요타의 지난해 유럽 판매는 디젤차가 15% 줄었다. 반면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지난 2년 동안 41% 늘었다.

문제는 유럽의  환경규제가 더 강화된다는 점이다. 유럽 국가들은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확인하는 ‘탄소발자국’(CFP) 인증 등 친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의 현행 규제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2021년 기업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주행거리 1㎞당 95g 이하로 낮춰야 한다. 이를 위해 토요타는 규제를 충족시키기 위해 하이브리드차 판매비중을 50% 이상으로 높힐 계획을 세웠다.

토요타는 유럽 환경규제가 더욱 엄격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2020년대에 첫 전기자동차(EV) 판매를 준비하는 동시에 연료전지차인 ‘미라이’ 2세대도 투입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편 피아트크라이슬러(FCA)도 2022년까지 모든 디젤 승용차 생산을 중단한다고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FCA는 디젤차 생산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내용의 4년 계획을 준비 중이다. FCA는 디젤차 생산을 중단한 것은 최근 디젤차 수요가 급감한 데다 배기가스 규제 강화로 생산 비용은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