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2018 제네바 모터쇼’가 5일(현지시각) 언론 공개를 시작으로 18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다. 매년 열리는 제네바 모터쇼는 세계 4대 모터쇼 중 하나다. 올해에는 180개 자동차 업체와 900여종의 차량이 전시된다. 세계 최초 공개(월드 프리미어)되는 신차도 110여종 이다.

올해 제네바 모터쇼는 고성능차와 친환경차, 첨단기술 등 3가지가 특징이다.  이는 자율주행기술을 비롯한 첨단 기술들이 대거 적용된 공통점을 보인다. 성능 또한 크게 향상됐다. ‘제네바 모터쇼=수퍼카 향연’이라는 공식은 올해에도 성립한다.

고성능 수퍼카 향연

제네바 모터쇼 하면 고성능 수퍼카의 향연을 빼놓을 수 없다. 이름만 들으면 입이 쩍 벌어지는 초호화 자동차들이 이 자리에 모인다. 제네바는 위치상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수퍼카 업체들이 모여있는 곳이라 자존심을 걸고 맞붙는 격전지로도 불린다.

지난해 제네바 모터쇼는 다양한 미래지향적 디자인을 중시한 수퍼카가 등장했다면, 올해에는 이른바 ‘마력 시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수퍼카의 운동 능력이 강조된 모습이다. 이를 위해 대부분 차가 V8 트윈터보 엔진을 장착했다. 이 엔진은 2016년과 지난해 2년 연속으로 ‘올해의 엔진상’ 대상을 받았다. 자동차 마력은 300마력만 넘어도 일반인이 운전하기 버거운 수준으로 평가된다. 쏘나타2.0 가솔린 터보의 경우 245마력이다.

올해 가장 주목할 만한 제네바 모터쇼 수퍼카는 람보르기니의 ‘테르조 밀레니오’다. 미국 MIT 공과대학과 협업해 제작한 테르조 밀레니오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강조한 차다. 전기차로 제작됐다. 배터리는 ‘수퍼커패시터(Super Capacitor)’를 장착했다. 이는 차량 수명을 단축하지 않으면서도 전기 에너지의 방출, 흡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또 네 바퀴 모두 전기모터가 달려있다. 이들은 각 바퀴에 하나의 통합 전기 엔진을 장착해 사륜구동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높은 토크와 가역성을 지녔다.

▲ 페라리 '페라리 488피에스타'. 사진=페라리

페라리의 신차 ‘페라리 488피스타’도 제네바에서 정식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신형 V8 스페셜 시리즈 모델인 페라리 488피스타는 페라리 역사상 가장 강력한 720마력의 V8 3.9ℓ 트윈터보를 장착했다. 488피스타는 정지상태에서 100㎞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이 겨우 2.85초다. 최고 속도는 시속 340㎞에 이른다. 무게는 1280kg으로 488피스타에 기반이 되는 488 GTB 대비 90kg 줄었다. 488 GTB의 출력은 670마력이며, 제로백은 3.3초, 최고속도는 시속 330㎞다.

▲ 맥라렌 '세나'. 사진=맥라렌 서울

수퍼카를 넘어 하이퍼카(Hyper car)로 불리는 맥라렌 ‘세나’도 이날 대중에 모습을 드러낸다. 맥라렌 세나는 차체 전체가 비주얼 카본 파이퍼로 제작됐다. 총 67개의 파트로 구성된 바디를 제작하는 데는 약 1000시간이 걸리는 수제 차다. 500대만 한정 생산됐으며, 500대 모두 판매 완료됐다. 맥라렌 세나 엔진은 V8 4.0ℓ 트윈 터보차저가 탑재돼 최고 출력 800마력과 최대 토크 81.6kg·m를 자랑한다. 제로백은 2.8초다. 시속 200㎞까지 도달하는데 6.8초에 불과하다. 최대 속도는 시속 340㎞다.

▲ 포르쉐 '911 GT3 RS'. 사진=포르쉐

포르셰는 4ℓ 6기통 엔진을 장착한 신형 ‘911 GT3 RS’를 세계 시장에 처음 내놓는다. 911 GT3 RS는 최대 출력 520마력이다. 제로백은 3.2초이며 시속 312㎞의 최고 속도를 자랑한다. 신형 911 GT3 RS는 불과 1년 사이에 911 GT3, 911 GT2 RS에 이어 포르쉐가 세 번째로 선보이는 일반도로 주행이 가능한 GT 스포츠카다.

▲ 벤츠 고성능 브랜드인 AMG의 '메르세데스-AMG GT 4 쿠페'. 사진=AMG

메르세데스-벤츠는 고성능 브랜드 AMG의 ‘GT 4 쿠페’를 올해 제네바 모터쇼에서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 메르세데스-AMG GT 4 쿠페의 제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카스쿱과 오토에볼루션 등 외신은 AMG E63 S와 같은 V8 4.0ℓ 트윈터보 엔진이 장착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최대 800마력까지 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는 올해 말에 글로벌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 벤틀리 '벤테이가 V8'. 사진=벤틀리코리아

벤틀리는 제네바에서 ‘벤테이가 V8’의 첫선을 보인다. 벤테이가 V8은 벤틀리 최초 SUV ‘벤테이가’에 새로 추가된 세부 모델이다. 4ℓ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이 실렸다. SUV임에 불구하고 최고 속도는 시속 290㎞다. 제로백은 4.5초다.

아울러 애스턴 마틴은 ‘V8 밴티지’를 최초 공개한다. 11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로 출시한다. 신형 밴티지는 애스턴 마틴의 순종 혈통 V8 트윈 터보 차저 엔진을 탑재했다. 롤스로이스의 첫 SUV ‘컬리넌’도 제네바 모터쇼에 등장할 예정이다. 컬리넌은 롤스로이스 최초로 ‘뷰잉 스위트’ 기술이 장착됐다. 이는 시트가 트렁크에서 솟아올라 차량 후면부에서 바깥쪽을 볼 수 있는 장치다. 절경을 즐기거나 스포츠 경기 관람 등에 사용된다.
 

‘친환경차·첨단기술·고성능’ 3박자

제네바 모터쇼의 최대 이슈는 세계 자동차 산업 트렌드와 마찬 가지로 친환경 차다. 올해에는 과거와 달리 다양한 첨단기술을 장착하거나 성능 향상에 주력한 모습이 눈에 띈다.

▲ 벤츠 'EQ' 컨셉트 카. 사진=메르세데스 벤츠

메르세데스-벤츠는 자사 전기차 브랜드인 ‘EQ’의 첫번째 양산 모델 ‘EQ C’를 공개한다. EQ C는 2016년 가을 프랑스에서 개최된 파리 모터쇼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컨셉카 ‘제너레이션 EQ’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2개의 전기모터를 탑재해 최고 출력 408마력, 최대토크 71.4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0~100km/h 가속 성능은 5초 미만이며, 축전 용량 70kWh의 대용량 리튬 이온 배터리를 통해 1회 충전으로 최장 500km 주행할 수 있다.

벤츠는 ‘EQ’의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도 첫선을 보인다. 이 차는 E클래스 220d에 탑재된 V4 2.2ℓ 디젤 엔진에 하이브리드 기술이 결합한 엔진이 탑재됐다. 벤츠는 새로운 엔진과 최신 반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C클래스’ 부분변경 모델도 공개한다.

▲ BMW '뉴 i8'. 사진=BMW코리아

BMW는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을 마친 ‘뉴 i8’을 모터쇼에 공개한다. 최고 출력 369마력, 최대 토크는 25.4kg·m이다. 제로백은 4.2초다. 최고 속도는 시속 249㎞다. 차량의 하부 중앙에 위치한 리튬이온 배터리는 기존 i8의 용량인 20Ah에서 34Ah로 늘어났으며 총 에너지 용량도 7.1kWh에서 11.6kWh로 증가했다.

▲ 폭스바겐 'i.D. 비전(I.D VIZZION)'. 사진=폭스바겐

폭스바겐은 순수 전기콘셉트카 ‘I.D. 비전(I.D VIZZION)’을 준비했다. 완전자율주행기능이 탑재돼 운전석에 운전대가 없다. 이 모델은 111㎾ 리튬 이온 배터리가 장착돼 1회 충전으로 최장 665㎞를 주행할 수 있다. 225㎾급 전기 모터는 최고 속도 시속 180㎞를 낸다. 

▲ 아우디 'A6' 8세대. 사진=아우디코리아

아우디는 자사 베스트셀링 모델 ‘A6’의 8세대 모델을 출품한다. A6는 전면 디지털화된 MMI 터치 리스폰스 시스템을 갖췄다. 연비 효율을 돕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방식의 전동화 파워트레인도 탑재됐다. 아우디는 또 SUV 전기차 ‘e-트론’도 준비했다. e-트론은 320kW의 힘을 내는 파워트레인을 장착했고 1회 충전으로 500㎞ 주행할 수 있다.

▲ 벤틀리 '벤테이가 PHEV'. 사진=벤틀리

벤틀리는 ‘벤테이가 PHEV’을 통해 친환경차 기술을 선보였다. 이 차는 V6 2.9ℓ 엔진에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추가한 친환경 럭셔리 SUV다. 최고출력은 462마력이나 된다. 순수 전기모터만으로 48㎞를 달린다. 차체 양쪽에 전기차 충전 플러그가 달린 게 특징이다. 올해 2분기 중 글로벌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 재규어 'I-PACE'. 사진=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

재규어는 자사 최초 전기차 'i-페이스' 실물을 제네바에서 공개했다. i-페이스는 크로스오버 스타일의 차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돼 운전자에 따라 차량의 세부 설정을 변경하는 것이 가능하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알렉사를 구동, 차량의 잠금, 충전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90kWh 배터리팩이 적용돼 1회 충전시 475km 주행이 가능하다. 100kW 급속 충전기 이용시 40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i-페이스는 오는 4월 국내에 공개할 계획이며, 판매는 9월부터다. 국내에 배정된 물량은 100대다. 가격은 1억원~1억20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