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포털 플랫폼 사업자 구글과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신경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구글이 아마존 인공지능 스피커인 에코쇼와 스마트폰 파이어에 유튜브 지원을 차단한 후 아마존이 자기들의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구글의 스마트홈 브랜드 네스트의 추가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초연결 시대가 도래하며 ICT 플랫폼과 전자상거래 업체가 비슷한 경쟁을 펼치며 서로를 향한 본격적인 견제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주요 외신은 5일(현지시간) 아마존이 구글의 스마트홈 브랜드인 네스트의 추가 판매를 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최고경영진이 결정했으며,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최고경영자)도 동의했다는 설명이다.

네스트는 온도조절기와 보안시스템 브랜드며 최근 구글의 하드웨어 팀에 통합되며 스마트홈 시장 공략의 첨병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가 강연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DB

아마존의 네스트 추가 판매 중단은 두 회사의 신경전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구글은 지난해 말 아마존의 인공지능 스피커인 에코쇼에 유튜브 지원을 중단했다. 자기들과 협의도 없이 유튜브 서비스를 특정 단말기에 선탑재할 수 없다는 논리다.

에코쇼는 알렉사가 탑재된 에코의 파생 플랫폼이며 상단에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있다. 당연히 동영상 콘텐츠를 보유한 유튜브와의 공존이 예상됐으나 구글의 선택은 ‘서비스 중단’으로 수렴됐다. 음성은 물론 시청각 사용자 경험을 통해 에코 생태계를 창출하려는 아마존의 계획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이후 구글은 아마존의 스마트폰인 아마존 파이어에도 유튜브 지원을 중단했다. 아마존이 구글의 네스트 판매를 중단한 이유도 최근 구글의 '압박'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2월 스마트홈 업체 링을 인수하며 네스트의 라이벌이 됐다.

앞으로 구글과 아마존의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ICT 플랫폼 업체와 전자상거래 업체가 초연결 시대를 맞이해 사업영역이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마존 AWS가 장악한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 구글은 최근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심지어 구글은 아마존의 '안마당'인 온라인 광고시장 직접진출까지 선언하며 선명한 대립구도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유럽연합의 역사적인 구글 과징금 부과도 내막을 살펴보면 포털인 구글에 자사 검색결과과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아마존의 문제제기가 있다.

스마트홈과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전략이 충돌하는 스마트 스피커 시장에서도 두 회사는 숙명의 라이벌이다. 구글이 알렉사를 내세운 애코를 통해 시장 장악력을 넓히는 상황에서 구글은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구글홈으로 끈질기게 대항하고 있다. 알렉사와 구글 어스시턴트는 글로벌 제조사들을 공격적으로 포섭해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확충하기 위한 노력에도 나서는 중이다.

애플이 인공지능 비서 시리의 웹 검색 서비스 기본 사업자를 마이크로소프트의 빙에서 구글 검색으로 전환시켰고, 아마존과 MS의 합종연횡이 빨라지는 대목도 의미심장하다. 구글과 시스코의 크라우드 연맹에 비견될 수 있는 파격적인 합종연횡이라는 설명이다. 두 회사의 경쟁은 '영역이 사라진 초연결 시대'를 잘 보여준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