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옐로모바일이 오는 30일 주주총회를 열어 옐로모바일에서 (주)옐로로 사명을 변경한다고 밝혔습니다. 옐로모바일에서 모바일을 떼어내고 사업영역을 넓히는 과정에서 신사업 진출에 나서는 행보를 적극 강조하겠다는 설명입니다.

옐로모바일 이상혁 대표이사는 “사명 변경과 브랜드 통합은 옐로모바일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혁신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계열사들과 새 도약을 다짐하고 유기적으로 협력하며 새로운 시대를 주도하는 기업이 되겠다"면서 "사명 변경 이후 신사업 방향과 전략을 단계적으로 발표할 것” 말했습니다.

옐로모바일은 2012년에 설립된 종합 디지털 플랫폼 기업입니다. 2018년 현재 그들의 전략을 조명하는 한편, 각 키워드별로 의미를 짚어보겠습니다.

 

#모바일 떼어내다
옐로모바일의 색, 정체성을 보여주는 컬러는 당연히 옐로(노란색)입니다. 2012년 스타트업 연합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했을 때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옐로모바일과 옐로라는 컬러가 주는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을 인상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일각에서는 정치적인 느낌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으나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특유의 컬러인 옐로에 모바일 시대의 생태계 구축을 내걸어 만들어진 옐로모바일이라는 사명은 그들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국내 ICT 스타트업 업계에서 일종의 '새로운 가능성과 불안'으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가능성은 알겠는데 왜 불안도 거론될까요? 주식 스압 방식으로 몸집을 불린 옐로모바일이 불행한 결말을 보여준 벤처 연합군 리타워텍을 연상시키며 '비즈니스 모델이 불안하다'는 비판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이 만나 시너지를 일으켜야 하는데, 단순히 결집만 했을 뿐 그 이상의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최근 옐로모바일 핵심 계열사 대표를 만나 이 부분에 대한 질문을 하자 그는 "지금은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경험을 축적했다고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역으로 말하면 '지금까지는 외부의 비판대로 시너지를 제대로 일으키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옐로모바일은 포털 플랫폼을 벗어나 앱 생태계로 포털 이상의 시장 장악력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움직였습니다. 수익은 올리지 못해도, 제대로 된 시너지를 일으키지 못해도 옐로모바일은 척박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기대와 불안이 공존하는 다소 '기이한 모델'이었던 셈입니다.

여기서 옐로모바일에서 모바일을 떼어낸다는 것은, 이제 모바일에만 집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앱 생태계 중심의 시장 장악력에 천착하지 않고 새로운 산업에 눈을 돌리겠다는 뜻입니다.

사실 옐로모바일의 이러한 행보는 예고된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옐로모바일은 지난해 6월 동양네트웍스 유상증자에 참여해 500억원을 출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습니다. 금융당국의 제지와 기존 경영진과의 대립으로 결국 무위로 끝났으나, 당시 옐로모바일은 동양네트웍스의 대주주가 되어 헬스케어 산업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새로운 시장 도전에 대한 가능성 타진인 셈입니다. 옐로모바일 스스로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출사표를 던지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8월 데일리금융그룹 지분 52.39%를 1126억원으로 확보해 대주주로 올라선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데일리금융그룹은 최초 옐로금융그룹으로 출범했던 곳입니다. 옐로모바일과 상관이 없는 회사지만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가 개인투자자 자격으로 데일리금융그룹 설립에 힘을 보탰고, 출범 초기 핀테크 스타트업 연합을 표방하던 데일리금융그룹은 부족한 인지도를 옐로모바일의 옐로를 차용하는 방식으로 활용했습니다.

집중해야할 대목은 데일리금융그룹이 핀테크 스타트업 연합이며, 가상통화 거래소 코인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해석의 차이는 있지만 이 순간부터 옐로모바일이 헬스 케어 시장 진출을 위한 동양 네트웍스 대주주 자격 취득을 포기한 후 블록체인과 가상통화 산업으로 선회했을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옐로모바일이 블록체인과 가상통화로 선회한 것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단서도 있습니다. 지난 1월17일 옐로모바일은 코스닥 상장사 모닥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공시에 따르면 옐로모바일은 유상증자 참여로 749억999만원으로 모다의 주식 1047만4860주를 확보, 35.4%의 지분을 매입한 후 최대주주에 오르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모다의 자회사 비앤엠홀딩스는 아이템거래 중개업체 아이템매니아, 아이템베이의 지주회사며 모다는 파티게임즈와 비앤엠홀딩스의 지분 93%를 확보한 상태입니다.

결국 옐로모바일은 모바일에 국한된 비즈니스 모델로는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던 중 블록체인과 가상통화 시장에 집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옐로모바일과 데일리금융그룹 모두에 투자한 일본의 SBI가 SBI스크립트라는 회사를 설립해 전기료가 저렴한 해외에서 채굴 작업을 시작한다고 밝히는 등 '주변인'들의 행보도 딱 맞아 떨어집니다. 여기서 옐로모바일은 "가상통화가 아닌, 블록체인 기술 시장 진출로 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다는 점, 독자들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 옐로모바일이 사명을 옐로로 변경한다. 출처=옐로모바일

#브랜드 통합과 상장
옐로모바일이 옐로, 즉 O2O 산업 일변도를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기 위해 동양 네트웍스 대주주 자격 취득까지 타진한 후 최종적으로 블록체인에 안착한 장면을 살펴봤습니다. 여기서 '왜 블록체인인가?'를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동양네트웍스도 블록체인 기술 개발 계획을 밝히는 등, 블록체인 기술은 소위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폐막한 통신 모바일의 축제 MWC 2018에서도 블록체인이 각광을 받았으며 정부에서는 가상통화 시장 규제는 나서면서도 블록체인은 극적으로 키우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블록체인은 ICT 업계의 '워너비'가 됐습니다. 옐로모바일이 모바일 집중 일변도를 벗어나 블록체인에 뛰어드는 것도 당연해 보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이 장부를 연결해 연속으로 기록을 남겨 이를 분산시키는 작업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옐로모바일의 핵심 사업군과 절묘하게 궁합이 맞는 대목도 보입니다. 현재 옐로모바일은 에드테크와 O2O, 핀테크, 미디어커머스를 중심으로 삼아 다양한 생활밀착형 산업에 파고들고 있습니다. 옐로모바일이 원천 블록체인 기술 확보에도 나서겠지만, 그 보다는 기술을 통해 자신들이 가진 광범위한 생활밀착형 서비스의 질적인 제고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옵니다. 블록체인이 목표보다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사명 변경은 브랜드 통합, 즉 직관성 측면의 포석이기도 합니다. 옐로모바일은 "사업영역을 넓히는 한편 계열회사들도 모회사와 공동체적 가치 공유, 사업 연계성 강화, 유기적인 협력 체계 구축을 위해 옐로모바일과 브랜드를 통합하고 자사 사업을 직관적으로 표현한 위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옐로모바일의 옐로디지털마케팅그룹 산하 퓨처스트림네트웍스(FSN)는 지난해 9월 에드테크 기업 레코벨을 인수했습니다. 당시 신창균 FSN 대표는 “이번 레코벨 인수로 글로벌 애드테크 기업 도약을 위한 핵심자산을 확보했다”면서 “FSN의 애드 네트워크 기술력과 레코벨의 인공지능 기반 빅데이터 분석 역량으로 해외시장 공략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애드쿠아 인터랙티브 인수에 이어 큰 틀에서 옐로모바일의 브랜드 통합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최근에는 온라인 쇼핑 자회사인 쿠차를 물적분할하기도 했습니다.

▲ 레코벨이 FSN에 합류했다. 출처=옐로모바일

몸집을 '슬림'하게 만들어 브랜드를 통합하는 수순에 나서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풀이됩니다. 표면적으로는 고객들에게 직관적인 브랜드 가치를 제공하기 위함입니다. 계열사 통합이 주는 핵심 가치이기도 합니다.

다음으로는 상장을 위한 정지작업입니다. 옐로모바일은 계열사 별 상장을 추진하며 기업공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그 시기는 아직 불투명합니다. 결국 사명을 변경하고 브랜드 가치를 통합하는 일련의 행보가 옐로모바일 상장을 위한 정지작업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전열을 재정비해 상장에 적극 도전하겠다는 뜻입니다.

지난해 포메이션8이 보유하고 있던 데일리금융그룹 지분 52%가 옐로모바일로 넘어갈 당시, 포메이션8은 옐로오투오 주식 12만2903주 29.2%를 받았습니다. 알짜배기 사업부를 중심으로 지분 이동도 활발하게 벌어지는 한편, 계열사 상장을 바탕으로 올해 옐로모바일이 '전격적인 선택'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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