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요타 등 3사가 설립하는 TRI-AD는 사진에서 보는 자동차를 실제로 소비자의 손에 넘겨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캡처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도요타자동차가 약 30억 달러를 들여 자율주행차량 소프트웨어를 전담하는 회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 최대 자동차 회사가 그림같은 자동차를 소비자의 손에 넘겨주기 위해 또 한 발 내딛은 신호라고 보도했다.

도요타와 자동차 부품 회사인 덴소, 아이신 세이키 3사는 3000억엔(3조원)을 투자해 도요타 리서치 인스티튜트 어드밴스드 디벨로프먼트(Toyota Research Institute-Advanced Development, TRI-AD)라는 새 회사를 도쿄 에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요타가 “단독 개발을 계속 진행하다가는 미국 구글 등 정보기술(IT) 거인과의 경쟁에 이기지 못한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고 분석하며, 이 회사가 약 300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약 1000명 규모로 성장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회사는 30억 달러의 투자가 얼마 동안 이루어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도요타는 2020년까지 고속도로를 스스로 주행할 수 있는 자동차를 판매하고 그 이후 몇 년 내에는 일반 도심에서도 운행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량을 판매하겠다는 자체 설정 목표 데드라인을 이제 불과 몇 년 앞두고 있다. 도요타의 진이브스 졸트 대변인은 새 회사가 캘리포니아의 도요타 연구소 연구원과 일본에서 자동차를 설계하는 엔지니어와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AI를 사용해 화상인식이나 운전 시 상황 판단, 고해상도 지도 자동생성 기술 등을 집중 개발할 방침이며, 전 구글 엔지니어 출신이자 현재 도요타의 캘리포니아 연구소에서 최고기술 책임자 (CTO)로 있는 제임스 커프너가 이끌게 된다.

그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면서 광범위한 소프트웨어들이 중구난방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면서 새 회사는 도요타의 소프트웨어가 고객에게 판매되는 자동차에 들어가기에 충분히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을 고객들에게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자율주행사업부를 분리해, 과거에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근무한 경력이 없는 탑 클라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유치하고 있다.

도요타는 그동안 도쿄의 사무실에 근무할 인재를 스카우트해 왔으며, 구직자 풀을 넓히기 위한 또 다른 조치로 회사 직원들은 영어만 사용하도록 했다.

"이런 아이디어는 채용에 제한을 받지 않는 회사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졸트 대변인은 말했다.

"글로벌 팀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도요타 자동차와는 별도의 회사를 설립해 스타트업처럼 완전히 다른 규칙을 가진 회사를 만드는 것이었지요.”

지난 해 혼다 자동차도 도쿄 도심에 인공지능 연구에 중점을 둔 회사의 문을 열었다. 이 회사도 인재를 유치하기 스타트업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자동차 회사와 그들에게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은 제한된 인재 풀에서 코더, 데이터 과학자, 인공지능 전문가를 채용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일본의 자동차 제조업체는 종종 언어 장벽과 일본에서 소프트웨어 전문가의 낮은 급여 때문에 그들이 불리한 상황에 처한다는 점을 발견하고 미국에 별도의 연구 센터를 열었다.

글로벌 투자은행 CLSA의 도쿄 자동차 분석가 크리스토퍼 리히터는 "일본의 제조업체들은 도쿄에 회사가 있는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들은 자율주행기술의 중심이 되어온 미국과, 도요타 자동차, 학계 및 일본에서 인공지능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어떤 형태로든 통합하기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도요타자동차의 도요타 아키오 CEO는 지난 1년 동안 회사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량에 대해 보다 진지하게 생각하도록 회사 경영진에 주문했다. 도요타는 지난 2일,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 (International Paralympic Committee)의 전 회장이었던 필립 크레이븐을 이사로 지명했다. 아키오 CEO는 장애인 운동 선수들과의 만남 때문에 자율주행차량의 필요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었다.

도요타는 GM의 이사를 지냈던 마크 호간 이사가 이사회를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