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여러 해 동안 대량 판매된 저희 제품에 심각한 논란이 발생했습니다. 구매 고객 대부분이 환불을 원하고 있습니다. 사실 문제가 없는데도 환불을 거부하면 부정 여론이 식지 않겠고요. 수년 전 판매분까지 전량 리콜하려면 너무 부담이 되고요. 어쩌죠?”

[컨설턴트의 답변]

논란이 발생했을 때는 먼저 그 논란의 결과에 일정 수준 이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핵심 이해관계자를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누가 이번 논란을 둘러싼 핵심 이해관계자인지 정리 해보죠.

논란의 원점으로 최초 문제를 제기한 고객이 있을 수도 있겠고요. 그 문제를 논란으로 승화한 언론이나 온라인 커뮤니티, 소셜미디어 공중들도 있을 것입니다. 일부 케이스에서는 정부 규제기관이나 시민단체나 노조 같은 그룹도 핵심 이해관계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현재 논란에 영향을 받아 자신이 구매한 제품에 대한 환불이나 배상까지를 원하는 여러 고객들도 이해관계자가 되겠지요. 그렇다고 모든 이해관계자가 전부 같은 중요도나 우선순위를 점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그들 중 우선순위를 정교하게 따져보아야 합니다.

그 다음은 그들의 입장과 요구사항들을 더욱 더 면밀히 이해해 보는 노력입니다. 질문과 같이 환불 대상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를 두고 봐도 그렇습니다. 고객들이 수년간 판매된 제품 전량 환불과 배상까지 원하고 있다고 해도 그렇습니다.

사실 해당 제품에 문제가 없다면 기본적으로 환불이나 배상 책임은 없습니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해당 논란으로 아주 곤란한 처지에 처해 있고, 제품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불만족 고객들에게 성의(?)를 보여야 하는 처지에 처한 것이죠.

그렇다면 일단 해당 논란을 확산하고, 불만고객들을 지속 자극하고 있는 언론이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먼저 집중해 보십시오. 먼저 그들에게 논란의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집중 진행해야 합니다.

그리고는 그들이 이성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의 회사가 보여야 할 성의(?)를 가늠해 보아야 합니다.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는데, 그 정도 수준으로 리콜을 하다니 회사가 고객을 상당히 보호한다는 의미네’ 이런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불만 내용을 완전하게 해소할 수는 없겠지만, 더 이상 논란이 지속되거나 확산되지는 않게 될 것입니다. 극단적으로 불만을 표하는 소수 고객에게는 핵심 이해관계자들로부터 ‘그 정도까지는 좀 너무하다’는 의견까지를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불 같이 타오르는 원점 이해관계자만을 보고 있으면 좀처럼 답이 없을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는 우선순위 상단에 있는 영향력 있는 이해관계자와 커뮤니케이션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만약 영향력 상위 이해관계자에 대한 접근이나 모니터링, 커뮤니케이션이나 리스닝이 어렵다면 그건 회사의 위기관리 역량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만약 핵심 이해관계자의 이성적 이해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수준의 위기대응은 원점은 당연히 이해시키지 못할 뿐더러, 논란을 장기화하는 원인이 됩니다. 의사결정 역량의 문제입니다.

이해관계자의 소리를 듣고 그에 따라 위기를 관리하라는 조언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그래야 논란과 그에 따른 여론이 일단 관리 가능해집니다. 회사와 대부분 이해관계자들의 이성적 합의 수준을 넘어서는 소수 극단적 불만, 요구, 투쟁 등은 이후 법적 방식을 포함한 다른 방식을 적용해야 관리될 수도 있는 성격의 것들입니다. 이런 종합적 시각과 그에 근거한 보다 체계적 이해관계자 관리 및 모니터링은 불가피한 논란 발생 시 천군만마의 저력을 발휘합니다. 한번 믿어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