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장애인 복지나 편의시설이 잘 되어 있는 미국에서는 공공장소에서 한국보다 훨씬 자주 장애인들을 마주할 수 있다. 한국은 장애인 편의시설이 부족해서 많은 장애인들이 집이나 실내에만 머무르는 반면, 미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갖고 밖에서 활동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대학교 교정에서도 이러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휠체어를 타거나 시각장애 안내견과 함께 교실을 들어서는 학생들도 쉽게 마주칠 수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거의 인식되지 않는 학습장애 학생도 꽤 많다.

연방교육부 교육통계센터(National Center for Education Statistics)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전체 장애인 학생의 11%가 신체적·정신적이 아닌 학습 장애(Learning Disabilities) 학생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미국 대학 전체 학부 재학생 2000만명 중 10%인 20만명이 학습 장애 학생으로 분류되고 있다.

학습장애 학생들은 다른 일반 학생들에 비해서 책을 읽는 속도가 현저히 느리거나 글을 구성하는 능력이 뒤처지는 등의 장애를 지니고 있다. 일각에서는 창피해서 학교에 자신의 문제를 알리지 않는 학생이나 장애 진단을 받지 않은 학생들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80만명까지도 될 수 있다고 추측한다.

학습장애는 주로 난독증(Dyslexia), 난산증(Dyscalculia), 난필증(Dysgraphia), 청각정보처리 장애(Auditory Processing Deficit), 시각정보처리 장애(Visual Processing Deficit),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 ADHD(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등이 이에 포함된다.

학습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장애이지만 학습장애 연방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학습장애를 지닌 고등학생 중 54%는 2년제나 4년제 대학에 진학할 계획이 있고 나머지 43%는 직업학교에 진학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학생들에 비해 학업성취가 쉽지 않은 학습장애 학생들이 대학교육이나 고등교육을 희망하고 있으며, 실제로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이 전체 장애 학생 가운데 10%나 된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사실이다.

이들이 학업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학교에서 이들의 학습 능력을 고려해서 다양한 지원을 해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학습장애가 있는 학생들의 경우 숙제를 제출할 수 있는 여유 기간을 일반 학생들보다 더 많이 받고 시험시간도 일반 학생들보다 더 많이 배정받게 된다.

또 글로 답변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은 말로 질문에 답변을 하고, 이를 도와주는 사람이 받아 적어서 제출할 수 있도록 해주기도 한다.

또 여러 사람이 있을 경우 집중하지 못하거나 작은 소리에도 민감한 학생들을 위해 시험을 교실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 혼자 볼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배려도 제공된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이들 학습장애 학생들이 실제로는 ‘장애’에 해당될 만큼 학습에 지장이 없는데도 학습장애로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대학교에서는 고등학교와 달리 학습장애 학생에 대한 시설이나 지원이 다소 부족한 편인데도. 이들이 별 무리 없이 학업을 마치고 졸업을 하는 것이 이런 이유라는 설명이다.

상당수의 학습 장애 학생이 좋은 내신성적을 받고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시간을 더 배정받기 위해서 학습장애 진단을 받고 이를 이용해서 대학에 진학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편으로는 많은 학습 장애 학생들이 갑자기 어려워진 학습 내용과 고등학교에 비해서 훨씬 적어지는 교사들의 관리 등의 이유로 인해 대학에서 중도하차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