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TODAYonline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포럼에 참석한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전 세계 국가들을 상대로 폐쇄 경제에 대한 경고를 보냈다.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들고 일어나 세계화에 대항하고 있다”며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무역 장벽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모디 총리가 스위스에서 돌아온 이후, 실제로 인도는 스스로 새로운 무역 장벽을 만들었다.

인도 정부는 2월 1일부로 수입 스마트폰에 대한 관세를 20%까지 올렸고, 이에 따라 애플은 아이폰 X의 가격을 1700달러로 인상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외에 또 다른 관세 인상도 예정되어 있다. 모디 정부는 현지 제조업체들의 불만에 따라, 중국이나 말레이지아 같은 나라들에서 수입되는 태양광 판넬에 70%의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관세 부과로 인해 중국산 패널이 더 비싸지면 오히려 더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당사자들인 태양광 프로젝트 개발자들이 이를 ‘불법적이고 임의적’이라고 주장함에 따라 인도 법원이 보류하고 있는 중이다.

또 인도의 주요 주식 거래소도 지난 주, 인도를 통해 더 많은 선물 거래를 확대하려는 싱가포르와 같은 국제 시장과의 정보 공유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보호 무역주의적인 행동에 나섰다.

이러한 움직임은 인도가 가파른 경제 성장으로 인해 모처럼 끌어들인 투자자들을 다시 쫓아버릴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모디 총리는 취임 첫 4년 동안 외국인 투자를 장려했으며, 그로 인해 2017년 3월에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최근 인도의 행보는 이런 투자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며 기왕의 투자도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워싱턴 DC의 미국기업연구소(American Enterprise Institute)의 사다난드 드흄 연구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인도의 갑작스런 보호무역주의로의 전환이 이 나라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것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인도가 정말로 시장 친화적인 개혁의 길을 가고 있는지, 과거의 실패한 수입 대체 모델(개발도상국이 수입해 온 상품 대신 국내 제품으로 수요를 만족시키려고 하는 것)로 회귀하려고 하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모디 총리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인도 경제 현대화에 도움이 되기를 원한다. 그러나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자”(Buy American, Hire American)는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은 “메이크 인 인디아" 캠페인을 벌이며 국내 제조업의 부양과 인도인의 일자리 창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부터 인도의 무역 장벽을 비난해 왔다. 지난 주에는, 인도 회사들이 수 십만대의 오토바이를 관세 없이 미국에 수출하면서 할리 데이비슨(Harley Davidson)같은 미국 오토바이 회사는 수입 관세를 지불해야 한다며 맹렬히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무역 회의에서 "왜 사람들이 그런 걸 내버려 두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호혜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할리 데이비슨은 인도에 공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관세를 지불하지 않는다. 인도가 지난 해 전 세계에 판매한 150만 대의 오토바이 중 미국에 수출한 것은 4000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인도의 관세를 비난하는 사람은 트럼프만이 아니다.

인도 정부의 주요 경제 자문기구 부회장이자 저명한 경제학자인 아르빈드 파나가리야는 인도 이코노믹 타임스(India's Economic Times)에 “과거 정부가 수 십년 동안 인도 개방에 노력해 왔는데, 모디 총리가 이제 보호 장벽을 다시 세우고 있다.”고 썼다.

지난 해 8월까지 인도 정부의 선임 자문역이었던 파나가리야는 “더 많은 관세가 그 시행을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가 이러한 장애물을 직접 제거하지 않는다면, 결국 우리 기업가들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자에게 도전할 준비를 하지 않게 되기 때문에 높은 관세는 인도 소비자들에게 계속해서 상처를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