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지난 1월 7일 서울시 강서구의 홈플러스 본점과 같은 건물에 있는 홈플러스 강서점을 방문했다. 강서점은 본사라는 홈그라운드의 이점에 있는데도  800m 거리에 있는 이마트와 서비스에 대해 비교 대상이 되는 등 소비자들의 볼멘 소리가 새어나왔다. 소문난 맛집을 찾을 때 아무리 줄이 길어도 2호점이 아닌 본점을 찾는 것처럼 소비자들은 같은 레시피의 같은 메뉴라해도 본점에 대한 특별함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당시 홈플러스는 이코노믹리뷰에 “본사와 같은 건물에 있는 매장이라고 해서 다른 점포들과 운영 면에서 차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소비자들의 불만 사항에 대해서는 개선을 하겠다”고 밝혔다. 과연 개선의 노력을 하고있는지 1일 다시 한 번 찾아갔다.

상품 체험 기회 늘리고, 손님 응대 적극 나서

1일 오후 8시. 홈플러스 강서점은 주차장에 들어어 입구 계산대부터 사람들로 북적였다. 14개의 계산대 중 11개를 운영하고 있었고, 그 뒤로 계산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줄이 길에 늘어서 있었다. 두 달 전 방문 때는 절반정도 밖에 운영하고 있지 않은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 3월 1일 홈플러스 강서점 매장 입구에서부터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출처= 이코노믹리뷰 견다희 기자

눈의 띄게 달라진 점은 직원 수였다. 코너당 1~2명이던 직원은 3명으로 늘어났다. 직원들은 오고가는 손님들의 쇼핑카트 안에 숨겨진 제품까지 눈여겨보며 비싼 제품을 산 고객을 쫓아가 더 가격이 싼 제품을 추천하기도 하며 손님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또한 직원들은 부지런히 흐트러진 상품을 정리하고 부족한 상품을 채워 넣느라 분주했다.

또 한 가지 달라진 점은 늘어난 상품 체험 기회였다. 소비자들이 이마트와 홈플러스를 비교했을 때 아쉬워한 부분이었다. 강서점은 지난 1월 방문에는 오후 5시 저녁시간임에도 시식코너를 10여 곳 밖에 운영하지 않았다. 반면 1일에는 저녁시간이 지난 오후 8시에도 20여 곳의 시식코너를 운영하고 있었다. 약 2배 정도 늘어났다. 

▲ 통로를 따라 길게 늘어선 20여 곳의 시식코너는 지난 1월 방문때보다 약 2배정도 늘었다. 출처= 이코노믹리뷰 견다희 기자.

어린이 치즈 시식코너에서 만난 한민주(34세)씨는 “아이들 간식거리를 샀다가 아이가 안 먹어 버리기 아까워 내가 먹는 일이 많았다”면서 “사기 전에 아이에게 먹여보고 물어보고 살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그는 “마트에 소비자들이 사기 전에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시식코너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할인에 할인을 더하다’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

‘할인에 할인을 더하다’의 구호를 내걸었던 홈플러스는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소비자의 발길을 끌었다.

▲ 창사 21주년 '몰빵데이' 행사로 통로마다 '1+1' 행사 문구를 쉽게 볼 수 있다. 출처= 이코노믹리뷰 견다희 기자

홈플러스는 창사 21주년을 맞아 1일부터 14일까지 홈플러스 전 점포 142곳에서 ‘몰빵데이’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 지점별로 운영하는 ‘몰빵데이’를 전 점으로 확대시켜 대대적으로 할인행사를 연 것이다. 코너마다 곳곳에 ‘1+1’ 행사 문구가 이곳 저곳에 붙어 있었다.

홈플러스를 찾은 김은영(42세)씨는 “평소에는 상품이 다양한 이마트를 주로 다녔다”면서 “그런데 홈플러스에서 이번에 창립 21주년 행사로 하나 가격도 안되는 가격으로 1+1 행사를 하고 있어 왔는데 정말 싸다”고 호평했다. 그는 “평소 한 개 가격이 9900원이 넘는 샴푸가 오늘은 9900원에 2개를 가져갈 수 있다”면서 “물건이 싸니까 제품이 금방 빠져서 얼른 사야한다”고 발길을 서둘렀다.

이처럼 이날 홈플러스를 찾은 손님 10명 중 8명은 “온라인에서 행사 소식을 보고 왔다”고 답했고, 그 중 6명은 평소에 이마트를 다니지만 오늘은 가격이 싼 홈플러스를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명은 “집이 가까워서 왔다”고 답했다.

홈플러스 보다 이마트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꼽은 이마트의 장점은 다양한 상품군과 찾기 쉬운 상품 진열이었다.

▲ 지난 1월과 비교해 원하는 사이즈이 일회용 비닐팩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진열 방식을 바꿨다. 출처= 이코노믹리뷰 견다희 기자

지난 홈플러스 방문했을 때 정리되지 않은 진열장 상태와 어수선한 진열 방식 등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에 방문해보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일회용 비닐백 코너는 여러 형태의 제품들이 뒤 섞여 있어 원하는 크기의 제품을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이번에 방문해보니 원하는 사이즈를 찾기 쉽도록 형태별로 분류해 놓았다.

소비자의 지적들을 조금씩 개선해 나가고 있는 홈플러스이지만 소비자들은 아직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몰빵데이'가 끝나도 계속해서 홈플러스를 이용할지에 대한 질문에 서지원(31세)씨는 “홈플러스가 주변 다른 마트에 비해 경쟁력으로 내세울 수 있는 건 가격뿐”이라면서 “다른 곳보다 물건도 다양하지 않은데 가격도 싸지 않다면 굳이 다시 찾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10명 중 6명이 이런 대답을 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직원이 충원된 것은 아니고 시식코너를 늘리고 해당 업체 직원이 들어와 많아 보이는 것"이라면서 "지난 1월에 얘기가 나왔던 소비자들의 불만에 대해서는 따로 본사에서 달라진 지침이 내려오지는 않았다고"말을 아꼈다.

▲ 홈플러스 매출 추이. 출처=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2016년 3월 1일부터 지난해 2월 28일까지 매출은 6조 6067억원이다. 2015년 3월 1일부터 2016년 2월 29일까지 매출이 6조 7468억원인 것이 비해 지난해 발표된 매출은 소폭 줄었다. 그 전년도 매출은 7조 525억원으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매출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계속해서 줄어드는 매출에 홈플러스도 고민이 깊을 것이다. 할인 행사가 끝나면 재방문 의사가 없다는 소비자들. 상시 운영할 수 없는 ‘할인에 할인을 더한다’는 가격 경쟁력만이 소비자의 발길을 끌 수 있는 답인지는 의문이다. 다시 한 번 고민해 봐야 할 대목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