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P&G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가정용품 업체 프록터앤캠블(Procter & Gamble, P&G)이 구글 페이스북 등 ICT플랫폼들에게 온라인 광고 시장을 정비하고 디지털 광고 효과에 대한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을 압박한 이후, 지난 해 2 억 달러 이상의 디지털 광고비를 삭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회사는 지난 1 년간 투명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그 동안 그런 지출이 크게 낭비되어 왔음이 드러났다면서 그런 광고비 지출을 삭감함으로써 소비자에게 보다 효과적인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크레스트(Crest) 치약, 타이드(Tide) 세제, 팸퍼스(Pampers) 기저귀 등 글로벌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P&G는 1월부터 6월까지 디지털 광고 예산을 1억 달러 이상 삭감한 후 다시 7월부터 12월까지 1억 달러를 추가 삭감했지만, 비즈니스에 거의 영향이 없었다는 것이다. 

P&G의 최고 브랜드 책임자 마크 프리처드에 따르면 회사는 디지털 미디어 전체에서 광고비를 줄였지만, 특히 지난 해에는 주로 ‘몇몇 대형 디지털 플랫폼’에서 20% 내지 50%까지 지출을 줄였다. 그는 YouTube 같은 플랫폼에 대한 지나친 광고 집중, 광고 사기 및 브랜드 안전 문제에 대한 비판에 앞장 선 인물이다.

프리처드는 오는 8일 플로리다주 올란도에서 개최되는 전국 광고주협회(National Advertisers Association)의 미디어 컨퍼런스 연설에서 주요 디지털 플랫폼들과의 광고비 삭감 문제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측정 데이터가 많아지면서 P&G는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에서 뉴스 피드(news feed)에 제공되는 모바일 광고의 평균 시청 시간이 1.7초에 불과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회사는 또 어떤 사람들은 P&G 광고를 너무 자주 보고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프리처드는 "투명성이 확보되면서 현실이 무엇인지 밝혀졌다”면서 이런 사실을 확인한 후 회사는 자발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용을 삭감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광고주의 하나로서 P&G는 마케터들 사이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그들은 이 회사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추적한다.

약 1년 전에 프리처드는 ICT플랫폼 회사들이 디지털 광고 생태계를 정비해 달라고 요청하고 그렇지 않으면 광고비를 줄이겠다는 최후 통첩을 보낸 바 있다. 그는 업계가 만연된 디지털 광고 사기를 수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알파벳의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기술 대기업들에게 논쟁의 여지가 있는 콘텐츠에 광고가 게재되지 않도록 하고 광고 측정을 독립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안전 장치를 구현해 줄 것을 요청했다.

▲ P&G의 최고 브랜드 책임자 마크 프리처드는 유튜브나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에 대한 지나친 광고 집중, 광고 사기 및 브랜드 안전 문제에 대한 비판에 앞장 선 인물이다.      출처= WordPress.com

프리처드는 P&G가 광고비 지출을 줄인 디지털 플랫폼 회사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일부 회사들의 광고비를 상당 부분 삭감했다고 밝혔다. 가장 삭감이 많이 된 곳 중 하나는 구글의 유튜브였다. P&G는 불쾌한 동영상과 함께 광고가 게재 된 후 지난 해 3월부터 유튜브의 인기 있는 비디오 서비스에 대한 광고 게재를 중단했다. 회사는 아직까지 광고를 재개하지 않고 있다. 프리처드는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유튜브와 페이스북이 그 이후로 태도가 크게 바뀌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유튜브가 플랫폼이 브랜드 안전 보호를 보장하겠다는 변화를 공유했고, 십대들이 농축 액체 세제가 들어 있는 캡슐을 먹는, 이른 바 ‘타이드 팟 챌린지’ 동영상(Tide Pod Challenge, 타이드 팟이라는 세탁세제 캡슐을 먹는 장난 동영상)의 확산을 막는 데 얼마나 빨리 조치를 취했는지를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유튜부는 신속하게 동영상을 삭제했고 알고리즘을 수정해 누군가가 그런 동영상을 검색했을 때 축구 스타 롭 그론코우스키가 나와서 타이드 팟은 세척하는데 쓰는 것이지 먹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P&G 비디오를 보여주었다. 페이스북과 스냅도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광고주들을 달래기 위해 ICT플랫폼 회사들은 다른 문제들을 바로 잡기위한 노력도 함께 기울였다.

페이스북은 최근 자사의 플랫폼에서의 콘텐츠 품질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크게 바꿨다고 발표했다. 유튜브도 동영상이 사용되는 기술을 크게 개선해 인간 감시자를 더 늘렸고, 마케팅 담당자에게 자기 회사의 광고가 게재되는 위치를 더 잘 제어 할 수 있게 했다.

페이스북은 성명을 발표하고 "P&G는 페이스북의 훌륭한 파트너다. 특히 제3자 검증 및 브랜드 안전 부문에서 함께 협력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현재, 자신의 데이터 및 광고 메트릭스에 대해 독립 측정 감시 단체인 <미디어 레이팅 카운실>(Media Rating Council, MRC)의 감사를 받고 있다.

프리처드는 테크 대기업들이 그의 요구 중 90%를 충족시켰으며, 회사는 MRC가 광고 메트릭스의감사를 끝내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P&G는 그러나 회사의 전체적인 광고 지출을 줄이지는 않았으며 TV, 판도라 미디어(Pandora Media Inc.)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 아마존, 알리바바 같은 대형 전자 상거래 업체 등 다양한 영역으로 디지털 광고비를 이전시켰다고 밝혔다.

P&G는 지난 해 7월에 끝난 2017 회계연도에 71억 달러(7조 7천억원)의 광고비를 지출했으며,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그 전 회계연도의 72억 달러보다 약간 감소했다. 그 동안 디지털 광고는 연간 광고지출의 약 3 분의 1을 차지했다.

디지털 광고 지출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서, 회사는 마케터들이 회사의 광고비가 온라인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보다 더 통제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동안 우리 모두가 디지털 성배만 추구해 오면서 빛나는 결과에 눈이 멀어 엄청난 데이터에 압도 당한 채, 너무 많은 통제권과 힘을 알고리즘에 실어주었습니다."